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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진보 대법관, 김조광수 부부·하리수 만났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파 연방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2)가 ‘한국 최초 동성결혼’ 커플인 김조광수-김승환씨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을 만났다.

전날 방한한 긴즈버그 대법관은 4일 저녁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 안에서 김조광수씨 부부 등과 비공개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는 김씨 부부와 가수 겸 배우 하리수씨,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등 다른 성소수자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긴즈버그 대법관이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김조광수씨 부부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조광수씨 부부는 2013년 동성 커플로는 최초로 공개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고, 국내 처음으로 동성 혼인신고를 받아달라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파 연방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운데)가 4일 저녁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 안에서 김조광수씨 부부와 하리수씨 등 성소수자들과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판결을 통해 소수자 권리 옹호에 앞장선 긴즈버그 대법관은 2013년 연방대법관으로는 처음으로 동성결혼 주례를 맡는 등 성소수자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올해 5월 두번째로 동성결혼 주례를 한 그는 6월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을 이끌었다. 연방대법원은 평등권을 보장한 수정헌법 제14조를 들어 5 대 4 의견으로 동성결혼 금지법에 위헌을 선언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동성 간이냐 이성 간이냐를 떠나) 서로 사랑하고 함께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결혼생활의 행복과 고통을 함께 누릴 권리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각 주에서 동성결혼이 점차 합법화하는 추세를 언급하면서 헌법의 “천재성”의 결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만남에서 긴즈버그 대법관은 김조광수씨 부부의 소송 상황을 듣고 여러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애초 이태원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보안 등을 이유로 장소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긴즈버그 대법관은 오전에 양승태 대법원장을 만나 두 나라의 사법제도와 양형기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자신이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 시절 ‘젠더’(생물학적 의미를 넘어 사회적 의미를 담은 성별)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일화, 로스쿨 졸업 때 연방항소법원에 여성 법관이 한명도 없었던 사정 등 여성 법조인으로서의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은 오찬까지 이어진 환담에서 두 사람이 소수자 보호와 인권 수호를 위해서는 대법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방명록에 “한국 대법원의 환영에 감사한다. 이곳에서 우리의 공통된 목표인 정의를 어떻게 추구하고 있는지 알아가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그는 5일에는 헌법재판소를 방문한 뒤 대법원에서 ‘소수자 보호와 인권’을 주제로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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