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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후계자다' : 신동빈 롯데 회장 이틀째 현장방문

  • 허완
  • 입력 2015.08.04 08:08
  • 수정 2015.08.04 11:36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을 방문해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롯데그룹

업데이트 : 2015년 8월4일 (기사 업데이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의 와중에 현장 행보를 이어가며 그룹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

경영권 분쟁으로 그룹내에서 불안감이 퍼지고 '눈치보기'와 '줄서기' 조짐은 물론 주요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난데 따른 조치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4일 인재개발원 오산연수원을 방문해 신입사원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께 오산연수원에 도착한 신 회장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교육이 진행중인 대강당을 찾아 "롯데그룹의 경영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 "국내에서 성장한 롯데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겪는 진통"이라고 표현하며 "기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인재이므로 여기 있는 여러분이 롯데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갓 입사한 사원들이 최근의 사태에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때문에 회장이 직접 신입사원 '기 살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오산연수원에서 신입사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마친 뒤 인근에 위치한 오산 물류센터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신동빈 회장은 전날에도 제2롯데월드타워 건설현장을 방문, 직원들에게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롯데월드타워 107층까지 직접 올라가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이사에게 공사 현황을 보고받은 뒤 "롯데월드타워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롯데가 사명감을 가지고 짓는 곳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자신이 창업주이자 부친인 신 총괄회장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후계자라는 점을 은연중 강조한 것이다.

신동빈 회장이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4일 오전 제2롯데월드에서 열린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 회의도 이 같은 맥락이다. 40여명의 계열사 사장들로부터 사실상 '신동빈 체제'를 확인하는 '충성 서약'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 그리고 자신 사이에서 노선을 정리하지 않은 임원진을 확실한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 전열을 가다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주주총회, 소송전 등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결전을 앞두고 일본 롯데홀딩스 우호지분 확보 작업 등을 이어가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우호 세력을 최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회장의 우호 세력 결집에는 최측근 이인원 부회장과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이 앞장 서고 있다. 이 두 사람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장하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살생부'(한국 롯데 임원 해임안)에 포함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롯데홀딩스 대표가 신 회장의 확실한 우군으로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주변에는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 등 친족이 대부분이지만, 신동빈 회장은 한·일 두 나라의 경영진을 자신의 주요 세력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공식적으로는 퇴직 임원들 사이에선 내부 눈치보기, 편가르기 조짐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직 임원들에겐 그런 동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롯데에서 이렇게 큰 분쟁이 일어난 것은 처음인 만큼 임직원들이 걱정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연말 이후 한·일 롯데에서 '원톱' 경영체제 구축 작업을 벌여온 신동빈 회장은 본인의 경영권 승계가 정당하다는 명분을 쌓아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당분간 경영인으로서 책임과 비전을 제시하는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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