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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팩 과두제의 시대 : 억만장자들이 미국 정치를 정복했다

  • 김도훈
  • 입력 2015.08.03 12:33
  • 수정 2015.08.03 12:35

슈퍼팩(Super PAC; 미국의 무제한 정치자금 기부를 일컫는 말)이 2016년 대선에 억만장자들이 사상 유례없는 돈을 쏟아부었음을 밝힌 7월 31일, 미국 정치의 새로운 과두제 시대가 낱낱이 드러났다.

어마어마한 자금을 지닌 슈퍼팩이 2015년 상반기 동안 모은 선거 자금은 전체 자금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지난 번 대선 전 이 시기의 정치활동위원회 자금 비율은 4%에 불과했다. 슈퍼팩의 돈 중 4분의 3은 10만 달러 이상을 내는 500명 이상의 부유한 기부자, 기업, 조합에서 온다. 이제까지 슈퍼팩과 캠페인에 들어온 대선 자금의 절반 이상은 최소 10만 달러 이상을 낸 기부자들에게서 온 것이다.

10만 달러 이상을 내는 기업과 부자들이 대선 자금의 절반 이상을 내는 것은 최근 1세기 동안 없었던 일이다. 개인이 5,400달러 이상을 낼 수 없는 대선 캠페인은 총 1억 2천 8백만 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이 후보들을 지원하는 슈퍼팩은 2억 6천만 달러를 모았으며, 이중 1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기부자들이 낸 돈이 2억 8백만 달러다.

“2016년 대선 후보와 개인 후보들의 슈퍼팩은 미국의 반 부패 후보 기부 한도를 파괴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과 그들을 후원하는 슈퍼팩들은 대법원이 태생적으로 부패한 시스템이라고 묘사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민주주의 21의 대표이자 오래 전부터 선거 자금 개선을 주장해온 프레드 워다이머가 발표한 성명이다.

캠페인 자금 조달 시스템의 극적인 변화는 5년 전 대법원에서 후보자와 독립적일 경우 기업, 조합, 개인이 기부할 수 있는 선거 자금의 제한을 없앰으로써 부유층과 기업들이 막대한 금액을 기부하면서 찾아왔다.

슈퍼팩은 6월 말까지 3억 1천 4백만 달러를 모았다. 2011년 전반기에는 2천 6백만 달러였다. 10만 달러 이상의 기부자가 500명 이상이었으며, 그들의 기부액은 총 2억 3천 8백만 달러에 달한다. 슈퍼팩 전체 기부액의 75%이다.

슈퍼팩의 확장은 정치 자금 모금 시스템의 상당부분을 잠식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대선의 경우 그렇다.

캠페인 기부자들의 과두제가 정치 자금 마련을 지배하기 시작함에 따라, 캠페인 자금 마련 개혁과 슈퍼팩 정치의 거부를 주장하는 활동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이오와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연합체인 ‘아이오와는 대가를 치른다 Iowa Pays the Price’가 이 이슈에 관심을 모으려 아이오와에 큰 돈이 흘러드는 것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있다. 대선 경선이 첫 번째로 실시되는 뉴 햄프셔에서는 ‘뉴 햄프셔 반란 New Hampshire Rebellion’이라는 그룹이 이러한 트렌드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고 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후보들이 억만장자들에게서 점점 더 큰 돈을 얻어내려고 함에 따라 미국의 정치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 이야기했다.

“미국을 정치 시스템에 있어 훌륭한 나라로 만드는 것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 이제는 무제한적 정치 뇌물이 대선 후보가 되거나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의 본질이 되어 버린 과두제에 불과하다.” 카터가 7월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말했다.

슈퍼팩과 직접 협력하고 자금을 모금함으로써 슈퍼팩이 후보들과는 독립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조건을 어긴 후보들이 수두룩하다. 공화당의 젭 부시는 자신이 공식적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언했던 6개월 동안 개인적으로 슈퍼팩에 1억 3백만 달러를 모금했다.

부시는 공식 캠페인과 슈퍼팩을 통해 총 1억 1천 4백만 달러를 모았다. 그 중 63%가 1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사람들에게서 나왔다. 부시의 슈퍼팩 기부자 중 24명이 1백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부시의 돈 중 상당 부분은 다수의 거액 기부자에게서 왔다. 공화당 여타 후보와는 달리, 부시의 ‘라이트 투 라이즈 Right to Rise’ 슈퍼팩은 300명 정도의 개인 기부자로부터 10만 달러 이상의 후원을 받았다. 그의 후원자 중 10만 달러 이상을 낸 개인, 기업, 정치 위원회는 1천 곳 이상이다.

텍사스 상원 의원 테드 크루즈(공화당)은 그의 슈퍼팩과 캠페인 자금의 71%를 거액 기부자로부터 얻었다. 거의 대부분이 백만 달러 단위로 기부한 세 곳에서 온 돈이다. 셰일가스로 돈을 번 윌크스 형제가 1500만 달러를, 뉴욕 헷지펀드 이사 로버트 머서가 1100만 달러를, 텍사스의 프라이빗 에쿼티 투자가 토비 네거바우어가 1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플로리다 상원 의원 마르코 루비오(공화단)의 캠페인과 슈퍼팩이 모은 자금 중 10만 달러 이상의 기부자들이 낸 것은 60%이다. 대부분이 백만 달러 단위 기부자들의 돈이다. 오랫동안 함께한 개인적 자금 제공자인 럭셔리 자동차 딜러 노먼 브라만이 500만 달러, 오라클 CEO 래리 엘리슨이 300만 달러, 벤자민 레온 소유의 순종 말 훈련소가 250만 달러, 마블 엔터테인먼트 CEO의 아내인 이스라엘계 미국인 로라 펄머터가 200만 달러를 냈다.

위스콘신 주지사 스콧 워커(공화당)은 공식 캠페인으로 자금을 모금한 것은 보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를 위해 일하는 끝없는 자금을 지닌 단체 두 곳은 2600만 달러를 모았다. 이 돈 중 77%가 10만 달러 이상 기부자들이 낸 것이다. 다른 후보들처럼 워커의 그룹들의 자금의 대부분은 소수의 백만 달러 단위 기부자들에게서 나왔다. 위스콘신의 지붕 건설업자인 억만장자 다이앤 렌드릭스가 5백만 달러, 시카고 컵스 구단주인 말렌 리케츠와 조 리케츠가 5백만 달러, 리차드 유라인과 엘리자베스 유라인이 250만 달러, 억만장자 렌 블라바트니크의 회사 억세스 인더스트리스가 1백만 달러를 냈다.

슈퍼팩으로 전환된 ‘뉴 데이 포 아메리카 New Day for America’는 오하이오 주지사 존 케이식(공화당)을 후원하며, 11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이중 86%는 1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사람들에게서 나왔다. 네 명은 1백만 달러를 냈다.

거의 모든 후보가 다 이런 식이다. 10만 달러 이상의 기부자들이 뉴저지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공화당) 자금의 86%를, 루이지애나 주지사 바비 진달(공화당) 을 후원하는 두 그룹 자금의 62%를, 텍사스 주지사 릭 페리(공화당) 후원 그룹의 83%를, 린지 그래엄 상원 의원(공화당,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슈퍼팩의 83%를, 랜드 폴 상원 의원(공화당, 켄터키)의 세 후원 그룹 자금의 90% 이상을, 전 기술회사 CEO 칼리 피오리나의 슈퍼팩 자금 62$를 후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의 거액 기부자 명단에서 빠진 억만장자의 이름들도 있다. 카지노계의 큰손 셸던 아델슨, 헷지 펀드 억만장자 폴 싱어, 기업가 찰스 코츠와 데이비드 코츠다.

대선 캠페인의 거액 후원금은 공화당 쪽에서 가장 심하지만 민주당에도 없는 것은 아니다. 수위를 달리는 힐러리 클린턴의 슈퍼팩인 ‘프라이어리티스 USA 액션 Priorities USA Action’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서 물려받은 것으로, 1560만 달러를 조성했는데 99%가 10만 달러 이상의 거액 기부자들에게서 온 것이다. 조지 소로스, 하임 사반과 셰릴 사반, 제프리 카첸버그, 스티븐 스필버그, 허버트 샌들러, 도날드 서스먼, 배관공 노조, 노조 지원을 받는 정치 그룹에서 900만 달러를 얻었다.

버몬트 상원 의원 버니 샌더스(무소속)는 거액의 슈퍼팩 자금 조달을 피한다. 전 메릴랜드 주지사 마틴 오말리(민주당)의 ‘제너레이션 포워드 Generation Forward’는 29만 달러를 모금했다.

대선 이외의 경우에서도 대규모 슈퍼팩 자금 조성은 일어난다.

억만장자 환경주의자 톰 스타이어는 자신의 개인적 슈퍼팩인 ‘넥스트젠 기후 행동 위원회 NextGen Climate Action Committee’애 5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목수 형제 조합 The United Brotherhood of Carpenters’과 ‘미국 노동 총연맹 산업별 조합회의 AFL-CIO’와 ‘철강 노조 United Steelworkers’는 자신의 슈퍼팩에 각각 1백만 달러씩을 기부했다. 아직 대선 후원은 하지 않고 있는 싱어는 동성 결혼에 찬성하는 공화당원들(아주 소수이다)을 후원하는 자신의 슈퍼팩에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크루즈의 후원자인 머서는 전 UN 대사인 네오콘 존 볼턴이 조종하는 슈퍼팩에 1백만 달러를 기부했다.

신임 상원 다수당 대표 미치 맥코넬(공화당, 켄터키)가 공화당을 후원하기 위해 새로 만든 슈퍼팩은 휴스턴 텍산스 구단주 로버트 맥네어, 홈 디포 공동 창업자 버나드 마커스, 싱어로부터 1백만 달러씩을 얻어냈다.

허핑턴포스트US의 Oligarchy Of Super PAC Megadonors Have Conquered American Politic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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