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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남성들도 커밍아웃하시라

  • Mason Hsieh
  • 입력 2015.08.03 09:40
  • 수정 2016.08.02 14:12
ⓒSelena Kim

미국 고등학교 때 조정부 남학생들이 가끔 서로 샤워실에서 오럴 섹스를 해주는 것을 그들끼리 '브로-잡 bro-job'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적어도 내 친구의 말에 의하면 그렇다. 내 친구도, 조정 팀의 어떤 남학생도 스스로 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의 말로는 연습 후에 그런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형제들 같이 한 거야, 알지? 게이처럼 한 게 아니라."

우리는 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같은 이슈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남성이 다른 남성과 섹스를 했는데 어떻게 스트레이트일 수 있는가? 동성인 사람과 섹스하고 성적으로 욕구하는 행동은 본질적으로 게이 아닌가?

제인 워드의 신작 '게이가 아니다: 스트레이트 백인 남성끼리의 섹스(Not Gay: Sex Between Straight White Men)'가 이것을 어느 정도 해명했다. 이 책은 '스트레이트 남성들끼리의 섹스'의 세계에 깊이 들어가 스트레이트 남성이 다른 스트레이트 남성과 성행위를 하는 방식들을 탐구했다. NYU 보도자료에 의하면, '워드는 스트레이트 백인 남성들간의 섹스가 그들의 백인성과 남성성에 영향을 미쳐, 남성과의 섹스라는 맥락에서 그들의 이성애 성향이 진짜라는 것을 증명한다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구분을 분명히 하자면, 동성 섹스를 하는 것이 정말 남성의 이성애 성향을 재확인해 줄 수 있는가? 다른 남성과 함께 하는 것이 남성을 더 스트레이트로 만들어 줄 수 있나? 아니면 동성과 성행위를 한 번만 했다 하면 영영 게이로 낙인이 찍히는가? 이 모든 것이 가리키는 지점에는 중대한 질문이 존재한다. 사람을 게이 혹은 스트레이트로 만드는 것은 행동인가 사람인가? 그리고 나는 '정체성'과 '선호'를 구분하는 것에 주목한다.

나는 '게이'와 '동성애'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동성애와 이성애는 정의 자체가 개인의 성적 끌림이나 선호를 가리킨다. 달리 말하면, 개인이 동성 혹은 이성 파트너를 선호하느냐 혹은 이끌리느냐 만을 설명한다. 한편 '게이'와 '스트레이트'는 선언이나 강제에 의해 개인이 직접 선언했을 때에만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정체성 혹은 사회적 범주이다. 그래서 나는 개인은 '아웃'하기 전까지는, 혹은 가장 나쁜 경우에는 '아우팅'당하기 전까지는 진정 게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논리에 따라, 나는 커밍 아웃한 게이 남성이 여성과 섹스를 하고도 정당하게 게이로 간주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향과 행동은 이성애적일 수 있어도, 개인은 자신의 정체성이 게이라고 하고, 정체성은 행동에 우선한다. 그러나, 역할이 바뀌면 모든 것이 굉장히 의심스러워진다. 만약 스트레이트 남성이 남성과 섹스를 하면, 어떻게 그가 스트레이트로 남을 수 있는가?

나는 이런 의심이 LGBT 정체성이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특징에서 온다고 상정하려 한다. 성적 지향은 태어날 때부터 몸에 새겨지는 다른 정체성들 - 인종, 성, 장애 - 과는 다르고, 성적 지향과 정체성은 개인 자신만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경우, 당신이 준비가 되었을 때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는 이성애가 지배적인 사회에 살고 있다. 당연히 '스트레이트'일 것으로 여겨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게이 남성은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내면화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세상을 향해 다시 표현해야 하는 반면, 스트레이트 남성은 그냥 태어나기만 하면 된다. 스트레이트가 아니라는 게 밝혀지기 전까지는 모두가 스트레이트다.

그래서 스트레이트인 사람들은 미약한 위치가 된다. 그들의 성 정체성은 섹스 행위 이외에서는 증명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다른 남성과 섹스하는 스트레이트 남성이 성적 의심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관찰하는 제 3자의 눈에서는 이들의 정체성은 확인된 바도 의심받은 바도 없기 때문에, 이런 행동이 개인의 선호와 정체성인지, 게이라는 선언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자기 탐구 과정의 시작인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워드의 '게이가 아니다'에서 말하듯, 나는 스트레이트 남성이 동성 섹스를 하고도 사회적으로 스트레이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 그들이 스트레이트라고 커밍아웃을 할 경우에만. 아무 의미없이 기본값으로 던져진 스트레이트라는 정체성을 그냥 받아들일 게 아니라, 그들은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질문을 던지고, 탐구하고, 받아들이고, 궁극적으로 다시 세상을 향해 표현해야 한다.

누구나 이런 자기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당신이 선호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라. 왜 선호하는가? 그게 당신에겐 괜찮은가? 만약 답이 '예스'라면, 계속 나아가라. 계속 질문을 던져라. 당신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그게 어떻게 변화하는지 계속 다시 생각하라. 그리고 떳떳하게, 수치심 없이 세상에 말할 준비가 된다면 말하라.

나는 모두가 이렇게 한다면, 이 세상은 보다 이해심 있는 곳이 될 거라 믿는다. 성과 선호에 기반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섹슈얼리티란 선호가 온갖 형태의 변화를 거치는 유동적인 스펙트럼이라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정체성이 이 스펙트럼의 특정 부분 집합을 포함할 수 있어도, 그 부분 집합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결혼, 파트너쉽, 평등한 권리에 대해 오래 간직했던 믿음, 추정, 선입견 중 상당 부분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요점은 이것이다. 커밍 아웃은 게이들만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모두가 커밍 아웃을 해야 한다. 모두가 참가할 수 있는 성인이 되는 과정이어야 한다. 당신이 커밍 아웃을 하고도 브로 잡이 좋다면, 얼마든지 하라. 아무 질문도 하지 않겠다.

허핑턴포스트US의 Dear Straight Men, Come Out Alread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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