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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 하루 평균 7톤(사진)

ⓒ연합뉴스

지난 2일 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열대야가 며칠째 이어지면서 해변에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삼삼오오 돗자리를 깔고 준비한 음식을 먹는 '올빼미 피서객'들로 붐볐다.

오후 10시쯤 되자 백사장에서 열렸던 '부산바다축제' 무대가 끝나고 흥이 남은 피서객들은 해변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맥주를 마시기도 하면서 흥겨운 피서를 보냈다.

만월이 뜬 달맞이 언덕과 해변 곳곳에서 열리는 버스킹 무대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는 해운대의 밤을 사뭇 아름답게 만들었다.

하지만, 자정이 넘고 사람들이 슬슬 자리를 뜨기 시작하면서 백사장 곳곳에서는 시민의식이 실종된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먹다 남은 치킨이 들어 있던 포장용기와 맥주병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녔고, 깔고 앉은 신문지도 거둬가지 않아 이리저리 바람에 나뒹굴기 시작했다.

모래에 반쯤 묻힌 채 버려진 소주 병뚜껑과 납작하게 눌린 캔들은 맨발로 다니는 피서객들을 위협했다.

오전 4시께 미화원 70여 명이 나서 백사장을 정리하기까지 해변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비슷한 시각 부산지역 올빼미 피서객의 또 다른 메카인 수영구 민락 수변공원에서도 해운대와 비슷한 풍경이 벌어졌다.

방파제 곳곳에 돗자리를 가득 펼친 젊은 피서객들이 인근 회센터에서 가져온 싱싱한 생선회와 곁들여 밤참을 즐겼고, 새벽 2시가 넘으며 썰물처럼 빠져나간 피서객 뒤로는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해운대 백사장 미화원 원모씨는 "주말에는 수거되는 쓰레기가 하루 평균 100여 포대 무게 7t이 넘는다"면서 "들고 온 물건과 쓰레기는 다시 가져가는 시민의식의 정착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피서객 김모(29)씨도 "쓰레기를 버린 것도 문제지만 쓰레기를 잘 버릴 여건이 안 되는 것도 문제"라면서 "한강 등지는 야간에 임시 쓰레기통을 만들어 놓는데 해운대 해수욕장은 그런 것이 없다 보니 쓰레기가 백사장에 뒹굴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사장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행위에 대한 단속은 강화된 모습이었지만 여전한 이뤄지고 있었다.

이날 밤에도 남녀 피서객 5명이 20여 발짜리 폭죽을 공중으로 쏘다가 단속원의 제지를 받았다.

백사장에서 폭죽을 터트리다가 적발되면 3만∼5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내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거의 없어진 백사장 흡연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피서객 최성필(38)씨는 "일부 내국인의 백사장 흡연도 문제지만, 외국인들이 불법이라는 인식을 못 하고 흡연을 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외국어로 된 안내판 설치를 좀 더 늘리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에서는 해운대 해변 '몰카' 범죄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복경찰관을 포함 70명의 성범죄 수사팀이 투입돼 여성의 수영복이나 특정신체부위를 부각해 찍는 몰카범 단속을 벌이고 있고, 올해 3명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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