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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이크VS믹밀, 전 세계를 달군 힙합 디스전이 끝났다

  • 남현지
  • 입력 2015.08.01 23:07
  • 수정 2015.08.02 08:22
지난 일주일간 힙합씬의 관심사로 떠오른 드레이크(왼쪽), 믹밀(오른쪽)
지난 일주일간 힙합씬의 관심사로 떠오른 드레이크(왼쪽), 믹밀(오른쪽) ⓒAP

최근 미국 힙합씬이 랩퍼 드레이크(Drake)와 믹밀(Meek Mill)의 디스전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전 세계 사건·사고를 다 제치고 이번 디스전이 지난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구글 검색어 1위를 차지했으니 어찌된 영문인지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드레이크는 믹밀의 노래 '에이멘(Amen)'을 피처링한 적도 있는데, 어쩌다가 둘의 사이가 틀어지게 된 걸까?

1. 믹밀의 공격

논란은 믹밀이 7월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드레이크의 가사 대필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믹밀은 트위터에 "나랑 드레이크랑 비교하는 것도 하지마... 드레이크는 자기 가사도 쓰지 않는다고. 우리(팀)이 그걸 알아냈기에 드레이크가 내 앨범을 홍보하지 않는 거야"라고 올렸다.

믹밀은 덧붙여 드레이크가 자신의 앨범에 들어간 노래의 벌스(verse)도 쓰지 않았으며, 만약 이 사실을 알았다면 빼버렸을 거라고 트윗을 남겼다.

그리고 그는 가사를 대필해준 사람이 쿠엔틴 밀러(Quentin miller)이며 "나는 오직 진실만을 말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다음은 드레이크가 맞받아칠 차례. 하지만 드레이크보다 그의 지인들이 먼저 입장을 밝혔다. 우선 대필 랩퍼로 지목된 쿠엔틴 밀러는 24일 자신의 텀블러에 "나는 드레이크의 고스트 라이터가 아니며 앞으로도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썼다.

2. 드레이크의 공격

25일 드레이크가 디스곡 "Charged Up"을 발표한다. 제목 그대로 자신은 '완전히 충전'된 존재고, 믹밀은 이제 배터리가 없어서 꺼져가는 존재라는 뜻이 담겼다.

드레이크는 해당 곡에서 자신과 현저히 차이 나는 믹밀의 앨범 판매량, 믹밀의 여자친구 니키 미나즈를 언급한다. 그리고 "이걸 일부러 꾸민 거라고 생각해주니 영광이네. 사실 놀랐어."라며 자신을 디스한 믹밀이 기특하다는 듯 랩을 했다.

3. 믹밀의 공격

이에 믹밀은 드레이크의 랩이 "베이비 로션처럼 부드럽다", 즉 디스곡을 듣고도 별 타격이 받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이 곡은 자기가 썼네"라며 드레이크를 조롱했다. 이어 27일 '드레이크 디스곡'이라 이름 붙인 'Beautiful Night'를 공개한다. 별다른 랩이나 비트 없이 소리 지르는 것이 담겼지만.

4. 드레이크의 공격

믹밀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드레이크는 두 번째 디스곡 'Back to Back(Freestyle)'을 발표한다.

드레이크는 자신이 4일동안 디스곡을 기다리는 동안, 두 번째 곡을 발표하기까지 도대체 믹밀은 뭐하고 있느냐고 랩을 했다. 그리고 믹밀이 여자친구 니키 미나즈의 명성에 기생한다는 듯, "그거 (네) 월드투어야, 아니면 여자친구 투어야?"라고 비꼬았다. 'Charged Up' 보다 좀 더 빠른 비트와 격한 어조로 "나는 한 곡 더 발표했다"고 "훌륭한 사람한테 오기 전에는 생각 좀 하라"고 드레이크는 말했다.

드레이크가 사운드클라우드 배경이미지로 쓴 사진도 깨알같다. 1993년 월드시리즈 경기, 드레이크의 고향 캐나다 토론토의 선수 조 카터가 믹밀의 고향 미국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홈런을 친 직후라고 한다. 미국 온라인 매체 컴플렉스에 따르면 조 카터가 자신의 사진을 써 준 드레이크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5. 믹밀의 공격

아아아, 31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믹밀의 디스곡이 발표됐다. 그가 트위터에 대필논란의 불씨를 지핀 지 일주일도 더 지난 후 였다.

"난 그냥 알고 싶어. 자기가 안 했으면서 한 척할 수 있는지." "난 그냥 알고 싶어. 그게 쿠엔틴 밀러였는지." "너 진짜 귀엽네. 작은 꽃처럼." "돈은 다시 가짜도 진짜처럼 보이게 해주지." "돈은 다시 풋내기도 진짜인 것처럼 보이게 해주지" "너 X된거 알고 있지? 넌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았어야지."

6. 인스타그램으로 마무리

이에 드레이크는 세 번째 디스곡을 준비하는 대신, 통쾌한 웃음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믹밀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드레이크와 쿠엔틴 밀러의 사진을 올리며 "지금은 이게 랩이다! 대필 랩퍼가 받아들여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은 끝났다"고 전했다. 믹밀과 드레이크 둘 다 더 이상 디스곡은 발표하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이로써 상반기 힙합씬의 최대 이슈였던 드레이크와 믹밀의 디스전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이번 디스전이 남긴 것들? 우선 드레이크는 디스곡 2개를 발표함으로써 대필논란을 어느 정도 잠재운 성과를 올렸다. 믹밀은 수많은 패러디와 별명, 안티팬을 얻었다. 한 네티즌은 믹밀이야말로 진짜 '고스트 라이터'라고 언급했다. 무덤에서(드레이크에 패했다는 뜻) 랩을 썼으니 고스트(유령)이라는 뜻이다. 디스전 이후 니키 미나즈가 믹밀을 찼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그렇다면 힙합씬 전반에 미친 영향은 어땠을까? 힙합그룹 본석스앤하모니(Bone Thugs-N-Harmony)는 허핑턴포스트라이브에 출연해 이번 디스전에 대해 "힙합문화에 좋은 일이다. (디스전은) 항상 힙합의 일부분이었다."라고 말했다. 본석스앤하모니의 멤버 크레이지본은 90년대 랩퍼 투팍과 비기의 동부-서부간 싸움 이후 2000년대 뉴욕의 나스와 제이지의 디스전을 예로 들었다. 크레이지본은 "나스와 제이지는 싸웠지만, 얼마 뒤 결국 같이 음악을 만들었다.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이건 음악이고, 우린 즐기면 된다."라고 리스너들이 취할 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렇다. 우리는 지난 1주일 간 팽팽한 긴장감을 즐겼으며, 몇 년이고 회자될 디스전을 목도했다는 데 의의를 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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