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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이 든 소포가 왔다: 마약 던지기

  • 김병철
  • 입력 2015.07.31 13:44
  • 수정 2015.07.31 13:45
ⓒShutterstock / ronstik

ㄱ(50)씨는 지난 2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갑자기 집으로 들이닥친 경찰이 그를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했기 때문이다. 영문을 모르는 ㄱ씨가 “마약을 다룬 적이 없다”고 항변하자, 경찰은 인천공항세관에서 적발한 필로폰 3.74g이 든 소포를 내밀었다. 필리핀에서 보낸 소포에는 ㄱ씨의 이름과 주소가 쓰여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ㄱ씨를 구속하지 않았다. 검찰은 ㄱ씨가 마약 밀수에 연루됐다는 제보가 이상할 정도로 확실하다는 점을 수상쩍게 여겼다. ㄱ씨를 이른바 ‘던지기’ 사건의 피해자로 판단해 석방했다.

던지기는 마약사범이 공급책이나 다른 투약자를 제보하면 자신의 형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죄가 없는 제3자를 끌어들여 수사기관에 허위 신고하는 수법이다.

던지기의 실체는 수사 과정에서 곧 드러났다. 평소 ㄱ씨와 사이가 좋지 않던 마약사범 이아무개(43)씨가 동료 수형자인 김아무개(51)씨와 짜고 재판에서 감형받기 위해 꾸민 허위 제보였다.

이씨한테서 ㄱ씨의 인적사항을 건네받은 김씨가 필리핀에 있는 또다른 이아무개(46)씨에게 ㄱ씨 집으로 마약을 보내도록 했다. 또 김씨는 박아무개(56)씨에게 경찰에 ㄱ씨가 마약을 취급한다며 허위 신고를 하도록 지시했다.

서울남부지검(지검장 오세인)은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적대관계에 있는 사람을 처벌받게 하려고 허위 신고를 한 무고 사범 40명을 적발해 이 중 6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검찰은 처벌을 모면하려고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위증 사범 26명을 적발해 16명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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