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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수학시험 2018년부터 어렵게 못 낸다 : 교육과정 개정안 시안 발표

  • 허완
  • 입력 2015.07.31 12:44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8년부터(초등학교는 2017년부터) 교육과정의 평가 지침에 제시된 수준 이상으로 수학 문제를 어렵고 복잡하게 출제하는 것이 금지된다.

수학 교과의 학습량 경감을 주장해온 시민단체는 학습량 감축에 대해 "의미있는 조치"라는 평가를 내놨다.

수학교육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학과 교육과정 연구진'은 31일 오후 서울교대에서 '2015 교육과정 개정 2차 공청회'를 열고 수학 교육과정의 2차 시안을 발표했다.

교육부의 의뢰를 받아 개정 수학 교육과정 시안을 개발 중인 연구진은 수학 과목의 2차 시안에는 지난 5월 발표한 1차 시안에서 다루지 않은 '교수학습 유의사항'과 '평가 유의사항'을 넣었다.

특히 '평가 유의사항' 지침을 영역별로 신설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그동안 시험 문제 출제 내용이 교과서 범위 안에만 있으면 학교가 아무리 문제를 어렵고 복잡하게 내더라도 특별히 규제할 수단이 없었다.

이번 시안에서는 가령 초등학교 수학에서는 "'2시 48분은 3시 12분 전'과 같이 복잡한 시각 읽기는 다루지 않는다"는 내용이, 중학교 과정에서는 "평행이동 이외의 이동은 다루지 않는다" 등의 평가 유의사항을 제시해 필요 이상으로 고난도의 복잡한 문항을 출제하는 것을 막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수학 교육과정에는 평가 유의사항과 같은 지침이 제시돼 있지 않아 학교에서 지나치게 문제를 어렵게 내는 경향이 있었다"며 "평가 유의사항을 개정 수학교육과정에 넣은 뒤 현장 교원들에게 지도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육 당국은 개정 교육과정에 평가 유의사항을 새롭게 제시하면 일명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 양산을 어느 정도 막고, 수학 사교육 과열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취기준의 수준과 범위 적정화를 통해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비해 수학 교과의 학습량을 20%가량 줄였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고등학교 공통 수학에서는 미지수가 3개인 연립일차방정식과 부등식의 영역이 빠지고, 선택과목 중 '수학Ⅱ'에서는 미적분의 핵심 원리를 쉽고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내용을 줄였다.

'확률과 통계'에서는 '분할'과 '모비율의 추정'을 학생들이 어려워한다는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삭제하기로 했다.

'기하와 벡터' 과목에서는 공간벡터를 삭제하고, 과목 이름도 '기하'로 바꿔 진로 선택과목에 넣기로 했다.

중학교 수학 과정에서는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의 활용과 등식의 변형, 도수분포표로 자료의 평균 구하기 등이 빠진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실생활에서 활용도가 떨어지는 넓이 단위인 아르(a)·헥타르(ha), 분수와 소수의 혼합계산 등을 빼기로 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습량 감소폭이 연구진이 밝힌 것보다 적은 8.7%라는 분석을 내놨다.

'수포자' 양산 방지를 위해 수학 학습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온 이 단체는 이번 시안의 학습량 감소폭을 초등 3∼4학년 19.7%, 초 5∼6학년 7.4%, 초 1∼2학년 6.1%, 중학교 5.3%, 고교 1학년 2.6% 순으로 분석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초등학교 수학에서 자연수의 혼합계산을 현행 3∼4학년에서 5∼6학년으로 옮긴 것과, 5∼6학년 정비례와 반비례를 중학교로 옮긴 것, 중 2 연립일차부등식의 고교 과정 배치 등은 높이 평가했다.

'기하' 과목의 진로선택과목 전환에 대해서도 "기하는 다른 일반선택과목에 비해 지나치게 어려워 교사들 가운데서도 예전 '기하와 벡터'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매우 타당한 개정"이라고 평가했다.

이 단체는 그러나 고등학교 심화 미적분의 대학 과정 이동, 공통수학 중 순열과 조합에 해당하는 부분을 확률 교과로 배치, 중학교의 형식 논증 삭제 등 학습량 경감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에는 2015 통합 교육과정 개편이 확정된 뒤 올해 말까지 이에 호응하는 수능 개편 방안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학생·학부모의 불안에 편승해 교육과정 개편이 사교육 시장의 홍보 도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육부는 오는 9월까지 시민단체와 교육계, 수학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새 교육과정을 확정해 고시할 예정이다.

새 교육과정은 2017년 초등학교 1∼2학년부터, 중·고등학교에서는 2018년 1학년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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