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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31일 08시 56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7월 31일 09시 00분 KST

유로존이 클럽이라면 독일은 DJ일 것이다

ASSOCIATED PRESS
Russian President Vladimir Putin, second right, covers Germany's Chancellor Angela Merkel warm blanket as they arrived for the Water and Music Show during the G-20 summit at Peterhof Palace in St. Petersburg, Russia on early Friday, Sept. 6, 2013. British Prime Minister David Cameron is on the right. The threat of missiles over the Mediterranean is weighing on world leaders meeting on the shores of the Baltic this week, and eclipsing economic battles that usually dominate when the G-20 world eco

그리스 외채 위기가 시작된 이래, 논평하는 사람들은 그리스와 유럽의 관계에 대한 적절한 비유를 찾으려 애써 왔다. ‘나의 그리스식 이혼’이 필요한 좋지 않은 부부 사이인가? ‘유럽의 실험실’에서 일어난 ‘경제적 실험’인가? 아니면 그리스는 새로운 형태의 ‘무력 외교’로 유럽에게 시달리고 있는 21세기의 ‘부채 식민지’인가?

그러나 그런 고매한 비유들 대신에, 유로존이 나이트클럽이고 독일은 DJ이고, 그리스는 음악에 맞추려 허덕이는 댄서라고 하면 어떨까? 영국 코미디언 마커스 브릭스톡이 2014년 8월 스탠드업 코미디에서 제안했던 것인데, 완벽한 비유는 아니지만 상당한 통찰력을 담고 있는 농담이다.

브릭스톡은 그리스는 부채의 규모를 속여 기도를 통과해 유로존 클럽에 들어온 나라라고 설명했다.

골드만 삭스가 그리스의 국가 부채를 숨기고, 가짜 신분증을 주고, 신발을 갈아 신긴 다음 클럽 뒷문으로 들여보낸 거죠. 그리스인들은 이제 클럽에 들어왔고 흥분했어요. ……끝내주네! 이제 들어왔어.

그러나 일단 유로존 ‘클럽’에 들어오고 나니, 그리스는 독일이 DJ라는 걸 알게 되고, 독일 전자 음악은 너무 빨라서 보조를 맞출 수가 없다. 그리스는 곧 괜히 들어왔다고 후회한다.

그때 그들은 클럽에 독일인 DJ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죠. “야 여기가 나의 유로 하우스. 좀 더 키워! 그리스 꼬마, 더 빨리 춤춰!”라는 말을 듣고 그리스는 겁을 먹기 시작해요. 이 단계에서 그리스인들은 보조에 맞추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그리스인들은 구석에 털썩 쓰러져 있어요. “들어오지 말 걸 그랬어.”

그러나 유로존과 마찬가지로 유로존 클럽에서 나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독일인들이 문을 잠갔기 때문에 나갈 수가 없어요. 음악의 빠르기는 독일인들이 마음대로 정해요. 그들은 독일인이기 때문에 템포가 엄청나게 빠르죠.

브릭스톡의 코믹한 분석은 그리스가 유로존에 들어가고 그에 따라 어려움을 겪은 실제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브릭스톡의 말대로 그리스가 유로존에 들어가려고 골드만 삭스와 월 스트리트 기업들을 이용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리스는 유로존에 가입한 이래 골드만 삭스 등의 금융 기업의 도움을 받아 부채를 숨겨서 계속해서 유로존의 요구 조건들을 만족시켰다. 그리고 2008년의 금융 위기 전까지는 그리스와 프랑스 은행들은 기꺼이 속아넘어가는 척하며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그리스에게 돈을 빌려주었다.

그리고 브릭스톡의 말 그대로, 그리스는 가입한 지 얼마 안 되어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인 독일이 지휘권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요약하면, 독일은 유로존의 DJ이다. 그리고 독일의 어젠다, 혹은 ‘음악’은 그리스를 비롯한 약한 유럽 국가들을 위한 게 아닐 때가 많다.

2008년의 금융 위기와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한 독일의 반응을 보면 그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2010년과 2012년에 독일은 그리스의 주요 채권자인 독일과 프랑스 은행을 구할 목적으로 그리스 정부에 대한 긴급 구제를 주도했다. 그리스에게 필요한 긴급 구제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독일은 자신들의 정치적, 사상적 어젠다에 부합하지만 그리스 경제를 파괴하는 긴축 정책을 강요했다. 그리스의 GDP는 3분의 2 정도로 줄어들었고 실업률은 25% 이상으로 올라갔다. 현재 IMF는 그리스가 예전에 진 부채를 갚기 위한 새로운 긴급 구제는 대규모 채무 면제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독일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브릭스톡의 말처럼 그리스에는 유로존 ‘클럽’에서 나가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은 그저 독일으로부터 더 나은 조건을 원하고 있는 것에 더 가깝다. 그러나 독일이 이끄는 유로존은 흥정의 대가를 아주 크게 만들었기 때문에 나은 조건을 위한 협상조차 굉장히 어렵다. 예를 들어, 유럽 중앙 은행은 협상 중 중요한 순간들에 그리스 은행에 대한 비상 지원을 중지해서 결국 그리스 은행이 문을 닫게 만들었다. 그리스는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독일이 강요한 긴축 정책에 맞서겠다며 선출된 좌파 파퓰리스트 정부는 결국 은행 시스템을 붕괴하고 유로존에서 탈퇴하게 될지 모를 금융 쇼크보다는 가장 가혹한 긴급 구제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매끄럽게 빠져나오는 것을 고려했다 해도,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은 유로존 탈퇴를 아주 어렵게 만들어서 유로존 클럽의 ‘문을 잠갔다’. 그리스 전 재무장관 야니스 바루파키스가 유로존 탈퇴를 계획하는 그룹을 주도해왔다는 게 얼마 전 밝혀졌다. 그리스의 채무자들은 그리스 재무부 소프트웨어에 접속할 수 있다. 바루파키스는 친구에게 부탁해 평행 지불 시스템을 만들려고 재무부 소프트웨어를 해킹해서 그리스인들의 세금 정보를 복사했다. 그는 그리스가 협상 중에 떠밀려 나가게 되면 유로존 탈퇴는 마지막 수단으로써 늘 존재해 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비상 대책을 고려했다는 것만으로도 유럽의 지도자들은 바루파키스가 ‘예측 불가능한’ 협상 상대였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라며 비난하고 있다.

독일 재무장관 볼프강 쇼이블레는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몰아내겠다고 공개적으로 협박했지만 그와 같은 비난을 받은 적은 없다.

허핑턴포스트US의 If The Eurozone Were A Club, Germany Would Be The DJ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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