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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세실'을 죽인 미국인 치과의사에게 전 세계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사진)

  • 김도훈
  • 입력 2015.07.30 08:11
  • 수정 2015.07.30 18:12
ⓒHPK

동물 권익 단체 PETA는 짐바브웨에서 사랑 받던 사자 세실을 사냥해서 죽인 미국 치과 의사 월터 파머를 ‘인도하고 기소해서 이왕이면 목 매달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파머는 28일에 성명을 발표해 자신은 7월 1일에 사냥을 마칠 때까지 세실이 그 지역에서 사랑 받는 동물이란 걸 ‘전혀 몰랐다’고 했다. 미끼에 꾀여 황게 국립 공원 밖으로 나온 13살박이 사자 세실은 머리가 잘리고 가죽이 벗겨진 채 발견되었다.

오랫동안 사랑받던 사자 '세실'

특이한 검은 갈기털을 지녔던 세실은 1999년부터 진행 중인 옥스포드 대학 연구의 일환으로 목걸이를 찬 채 공원 내에서 보호받고 있었다.

파머는 세실을 죽일 수 있도록 가이드들에게 5만 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짐바브웨 보호 대책 위원회는 파머가 동물 사체를 차에 묶어 세실을 국립공원 밖으로 유인한 뒤 석궁으로 쏘았다고 밝혔다. 파머 일행은 상처 입은 사자를 40시간 동안 추적한 후 죽였다.

세실의 새끼 여섯 마리는 짝짓기를 하지 못하도록 사자 무리 내 다음 서열 사자가 죽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실 이전에도 수많은 '트로피'를 획득하고 웃었던 미국인 치과의사 파머(왼쪽)

28일 저녁 PETA 회장 잉그리드 뉴커크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냥은 겁쟁이의 취미다. 공원 내에서 세실을 쏘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보도된 대로 이 치과 의사와 가이드들이 먹이를 써서 세실을 사유지로 꾀어내 쏜 것이라면, 그를 인도하고 기소해서 이왕이면 목 매달았으면 한다.

이 사람은 생명을 희생시켜 짜릿함을 얻으려고 사랑 받는 사자 세실을 강력한 무기로 쏘아 죽였다. 모든 야생 동물은 자신들의 짝과 새끼들에게 사랑 받지만, 지나치게 특권을 누리는 이 극단적인 소인배와 같은, 생물에 대한 공감과 이해, 존중이 결여된 사냥꾼들에겐 죽이고 참수해서 트로피로 벽에 걸어둘 타겟에 불과하다.

세실처럼 평화롭게 지내기만을 원했던 다른 동물의 사체 위에서 미소짓고 있는 이 치과 의사의 사진은 배려심이 있는 전세계 모든 사람들을 역겹게 만들 것이다.”

“사냥해서는 안 되는 종이었다.” 짐바브웨 보호 대책 위원회는 29일 아침 BBC 라디오 4에 말했다.

“이 사냥의 모든 면이 다 잘못되었다. 법원에서 파머에 대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 EU와 미국 정부가 이런 동물들의 머리와 가죽 반입을 중지시킨다면, 사람들은 사냥하러 해외로 가지 않을 것이다. 아주 중요한 조치다.” 본 프리 재단(Born Free Foundation)의 정책 고문 도미닉 다이어의 말이다.

파머는 '엘리트 사냥꾼'으로 이름난 사람이었다

2008년에 파머는 위스콘신에서 사냥하던 중 흑곰을 죽인 정확한 위치에 대해 야생동물 당국에게 거짓 증언을 한데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미네소타 주 에덴 프레리의 50대 초반의 치과 의사인 파머에 대한 뉴욕 타임스의 2009년 글에서 그는 ‘사냥의 고수’라고 묘사된 바 있다. ‘100야드 거리에서 콤파운드 활로 카드를 맞출 수 있다는 파머는 비상용 총기를 가지고 다니기를 꺼려 순수주의자라는 평판을 얻었다.’ 뉴욕 타임스 저널리스트의 글이다.

파머는 세실을 죽인 일이 논란이 되자 현재 종적을 감춘 상태다.

‘트로피 헌트 아메리카’라는 블로그에는 파머가 석궁으로 죽인 여러 동물 사체들을 든 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그 중에는 짐바브웨에서 죽인 표범도 있다.

사냥 가이드가 운영하는 이 블로그에 의하면 파머는 야생 동물의 윤리적 사냥을 후원하고 활로 잡은 대형 사냥감들을 기록하는 ‘활 사냥꾼들의 협회’인 포프 앤 영 클럽에 입회하기를 바랐다고 한다.

28일에 지역 PR 회사가 발표한 성명에서 파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프로페셔널한 가이드를 고용했으며, 그들은 모든 허가를 취득했다.”

“내가 하는 한, 이번 여행에 대한 모든 건 합법적이었고, 적절하게 처리됐다. 그 사자가 지역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명물이며 연구팀의 연구 대상이었다는 사실은 사냥이 끝날 때까지 알지 못했다. 나는 합법적인 사냥을 위해 현지 프로페셔널한 가이드의 전문성에 의존했다.”

짐바브웨의 사설 사파리 회사 아프리칸 부시 캠프스의 경영자 벡스 은드로보는 사자 사냥이 중지되길 원한다고 말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사자를 사냥하는 것이 합법인 지역이 있다는 것에 격렬히 반대한다. 짐바브웨 국립 공원을 독려하고 공무원들과 협력하여 사자 사냥을 즉각 중지시키도록 할 것이다.”

세실을 죽인 것으로 알려지자 파머의 옐프 페이지에는 분노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어떤 사람은 이런 글을 달았다. “당신이 세실과 셀 수 없이 많은 다른 동물들에게 한 것처럼, 당신의 머리를 벽에 걸고, 당신의 시체가 더렵혀지고 모욕 당하고 전시되는 걸 보는 것보다 나를 더 즐겁게 해줄 일은 세상에 없다.”

파머가 운영하던 치과에는 누군가가 이런 쪽지를 붙여놓았다. "너는 겁쟁이이고 살인마야"

파머의 치과는 현재 닫혀 있고, 지역 주민들은 세실을 기리는 물건들이 놓인 병원의 사진을 찍어 올리고 있다. 그의 집 문에는 방문자들에게 PR 회사에 문의하라는 쪽지가 붙어 있다.

허핑턴포스트US의 Peta Wants To See Cecil The Lion Killer Walter Palmer 'Extradited, Charged, And Preferably Hanged'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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