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나는 당신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대인공포증이 있을 뿐이다

  • Alana Saltz
  • 입력 2015.07.30 07:48
  • 수정 2016.07.29 14:12
ⓒSkrik

대인공포증(혹은 사회불안증)이 있으면 안 좋은 점이 많다.

1) 나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끊임없이 걱정한다.

2) 나는 말을 하고 나서 실수한 게 아닌가 걱정해서, 대화가 길게 끊기는 일이 자주 생기고, 말을 더듬고, 일반적으로 조용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다.

3)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는 사교 행사 전에는 불안해지고, 가끔은 메스껍고 두통이 올 때도 있다.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들, 만날지도 모르는 사람들, 내가 할지도 모르는 잘못된 말이나 행동에 대한 걱정이 머릿속에 가득해서 집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힘들 때가 있다.

그러나 정말 나쁜 것은 내 대인공포증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내 모습이다. 사회적 신호와 언어를 통한 대화는 새로운 우정을 형성하는 데 있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불안 때문에 나는 차갑고 무관심한 사람, 심지어 심술궂은 사람으로 보일 때가 자주 있다.

불운하게도, 내가 어떤 사람을 잘 알고 싶을수록 이런 경향은 더 심해진다.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나는 말을 굉장히 조심하는데, 그러면 말을 거의 혹은 아예 안 하게 되어 버린다. 나는 시선을 자주 돌리고, 가만히 있지 못하고 꼼지락거리기 때문에 관심이 없거나 지루해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나는 불안함을 감추는 솜씨가 좋아졌기 때문에, 내 행동이 불안에 의한 것이라는 티는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더욱 거리를 두고 상대를 멀리하려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나는 내 머릿속에 갇혀 생각을 지나치게 많이 하고 걱정을 하고 분석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순간에 몰입하는 일이 거의 없다. 이런 생각과 걱정들 때문에 나는 모임을 먼저 주선하지도, 계획을 조정할 때 참여하지도 못한다. 나는 누군가가 연락을 하지 않거나 함께 잡았던 약속을 취소하면 언제나 상대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거겠거니 생각한다. 나는 실제든 내가 짐작한 것이든, 어떤 종류의 거절도 굉장히 개인적으로 받아들인다. 나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집착하고, 그들이 실제로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신호를 찾아 분석한다.

내가 조용하고 먼저 모임을 주선하지도, 일정을 변경하지도 않으니, 사람들은 나에 대해 이런 식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는 그들이 내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방식으로 남들을 생각한다. 불안이 기본적인 논리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는 게 유감스럽다.

여러 해에 걸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처음 만났을 때는 내가 그들을 싫어하는 줄 알았다는 말을 했다. 사람들은 내가 차갑고 그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몇 명은 심지어 내가 자기 중심적이거나 못된 사람으로 보인다고까지 말했다. 나를 묘사할 때 자주 쓰이는 단어들은 '조용하다', '수줍다', '내성적이다'이다.

문제는, 나는 보통 내가 참여하는 대화에 관심이 있고, 나는 누군가를 싫어하는 일이 아주 드물다는 것이다. 나는 일단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면, 최초의 장벽을 넘어서 마음을 여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나는 내가 최소한 기본적인 수준으로는 믿을 수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겐 전혀 내성적이지 않다. 일단 편안해지고 나면 너무 많이 털어놓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기가 힘들다. 그 과정 중에 잘못된 의사 전달과 오해가 생길 수 있고, 생기려던 우정은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나버린다.

그러나 나는 여러 해 동안 대인공포증을 감당하는 솜씨가 좋아졌다. 내가 익힌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사람들은 대부분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걱정한다. 이건 정상이다.

2) 상호작용과 잠재적인 우정에 부담을 덜 둘수록 나는 더 긴장을 풀고 말수가 많아진다.

3) 내 불안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새로운 친구들이 나와 내 행동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난 내가 처음에는 조용할지 모르지만 상대를 더 잘 알게 되면 더 편해진다고 말한다.

내 대인공포증과 어색함 때문인지, 내겐 친한 친구가 한 번에 몇 명밖에 없다. 집단 속에서, 혹은 파티에서(혹은 그 어떤 사교적 상황에서라도) 대화를 시작하는 건 내겐 쉽지 않다. 처음에 나를 나쁘게 보지 않았던 사람들이나 내가 오해를 없애려고 노력을 짜내 대화를 나눈 사람들이 내 친구들이 되곤 한다.

가끔 나는 친구가 더 있었으면, 사교적인 일이 더 쉬웠으면 하고 바란다. 내가 공포증을 완전히 극복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히는 일이 없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나는 '조용한 여자애'가 언제나 내 정체성의 일부가 될 거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내가 계속 다른 사람들 주위에서 긴장을 풀고, 사람들에게 어떤 인상을 줄지, 혹은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니 조용하고, 수줍고, 어색하고, 내성적인 사람을 보면, 그들이 자기중심적이고 못됐거나 당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해버리지는 말라. 그냥 불안한 것이거나 사회 불안으로 고생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누군가 나를 편안하게 만들고 받아들여지는 기분이 들게 한다면, 그리고 나와의 대화에 관심을 보인다면 내가 경계를 풀고 공포를 덜기가 한결 쉬워진다. 자신감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데 도움이 된다.

허핑턴포스트US의 I Don't Hate You, I Have Social Anxiet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트위터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허핑턴포스트에 문의하기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대인공포증 #사회불안증 #대인기피증 #사회 #친구 #우정 #인간관계 #사교 #성격 #라이프스타일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