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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4 출시했는데도 스마트폰 시장 '빈털터리 장사'

  • 허완
  • 입력 2015.07.30 06:27

LG전자의 연이은 주가 하락 근원지로 꼽혔던 MC사업본부(스마트폰 사업 담당)의 올해 2분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요약하자면 많이 팔고도 땡전 한 푼 못 건진 '빈털터리 장사'였다. 영업이익은 고작 2억원. 5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서는 최악은 면했지만, 수익성 악화는 이어질 전망이어서 LG전자의 근심이 깊다.

LG전자는 29일 올해 2분기 MC사업본부의 매출액이 3조6천484억원으로 작년 2분기(3조6천312억원)보다 다소 올랐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판매량도 나쁘지 않았다. 2분기 판매량은 1천410만대로 작년 2분기(1천450만대)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특히 LTE 스마트폰 판매량은 810만대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그런데 문제는 영업이익이었다.

작년 2분기 867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억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영업이익률 0.0%. 3개월 동안 1천만대가 넘는 스마트폰을 팔았는데 건진 게 없다는 의미다.

직접적인 원인은 글로벌 마케팅 비용 증가와 가격경쟁 심화에 있다.

LG전자는 지난 4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4에 전작 G3보다 많은 해외 마케팅 비용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는 당연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경쟁 모델인 갤럭시S6 시리즈의 선점을 막고자 G4 출시일을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맞대결을 치르는 강수를 뒀다. 그래서 G3 때보다 많은 홍보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아이폰6가 예상을 깨고 꾸준히 인기를 이어간 것도 영향을 줬다.

샤오미처럼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는 중국 제조업체들의 등장으로 글로벌 시장환경이 가격경쟁으로 흐른 측면도 컸다. 같은 성능의 스마트폰이라도 값싸게 내놓는 제조사들이 우후죽순 나오면서 특히 중저가 보급형 시장에서 LG전자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데 있다. 2분기 마케팅 비용 증가는 3분기 실적으로 풀면 될 일이고, 제조업체 간 글로벌 경쟁 심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MC사업본부의 패착은 무엇보다 한해 장사의 뼈대가 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 다각화 실패에 있다.

LG전자는 이제 매년 상반기에 내놓는 전략 스마트폰 G시리즈 외에는 이렇다 할 프리미엄 고정 라인업이 없어진 상황이다.

재작년 2월 야심 차게 내놓은 대화면폰(패블릿) 'G프로'는 작년 2월 후속작 'G프로2'를 끝으로 폐기처분될 예정이다.

커브드(휜) 화면을 세계 최초로 탑재한 G플렉스도 올해 1월에 나온 G플렉스2를 끝으로 생을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G플렉스2는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작품이지만 북미 시장을 제외하곤 별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전자[005930]는 갤럭시S에서 갤럭시노트로 이어지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며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선방하고 있다. 삼성은 이제 아예 '엣지' 모델과 '엣지 플러스'(대화면) 모델을 상·하반기 프리미엄 라인업에 추가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LG전자는 '슈퍼 프리미엄폰'으로 불리는 새 전략 스마트폰을 3분기 안으로 출시하고 반드시 성공해 하반기 고정 프리미엄 모델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조 사장이 지난 3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언급한 이 제품은 최첨단 소재와 성능이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신제품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명운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영업이익 악화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면서도 "G4의 글로벌 출시는 6월부터 이뤄진 만큼 3분기에는 G4 판매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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