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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들, 올해 들어 용량 4~17% 줄였다

  • 허완
  • 입력 2015.07.30 03:20
ⓒAlamy

일부 식품업체들이 올해 들어 상품 가격은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 ‘초코 빼빼로’는 지난 4월 판매가격 960원(대형마트 기준)을 유지하면서 중량을 52g에서 46g으로 11.5% 줄였다. 같은 가격의 ‘아몬드 빼빼로’와 ‘땅콩 빼빼로’도 중량을 39g에서 32g으로 17.9% 줄였다. 2550원에 판매하는 롯데 ‘드림카카오 72%’(통)와 ‘드림카카오 56%’(통)는 이달 들어 중량을 기존 90g에서 86g으로 4.4% 줄였다. 롯데 ‘에이비씨(ABC) 초코’ 역시 가격(4800원)은 그대로 두고 지난 5월에 중량을 210g에서 200g으로 4.7% 줄였다.

롯데제과 홍보실은 “용량을 줄인 제품은 모두 초콜릿 제품으로 최근 2년간 카카오, 코코아버터, 아몬드 등 원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가격 인상이 이뤄져야 했지만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신에 중량을 줄인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 요구르트인 ‘이오20에스(S)’도 가격(소비자가 기준)은 1000원을 유지하면서 지난 2월 용량을 150㎖에서 135㎖로 10% 줄였다. 남양유업은 “당분을 줄이고 칼슘 함량을 높이면서 원가가 올라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리는 대신 용량을 줄였다”고 말했다. 정식품의 대표제품인 ‘베지밀에이(A) 담백한 맛’과 ‘베지밀비(B) 달콤한 맛’(2280원, 대형마트 기준) 역시 지난 2월 가격변동 없이 용량만 1000㎖에서 950㎖로 5%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식품은 “기존 제품이 음료를 따를 때 튀는 현상이 발생해 개선한 패키지로 바꾸다 보니 최적화된 양이 950㎖였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제각각이었지만 결국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제품 용량을 4~17% 정도 줄이면서 그만큼의 가격 인상 효과를 본 셈이다.

제과업체들은 2013년 말과 지난해 초에 걸쳐 최대 20% 이상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 한 상자(12개입)가 4000원에서 4800원으로 20% 올랐고, 해태제과 에이스는 1200원에서 1400원으로 16.7% 올랐다. 당시 업체들은 가격 인상 이유로 원가 상승을 꼽았지만 주요 원재료인 소맥, 원당, 대두, 옥수수 등의 국제가격이 2012년 이후 하락세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오지영 팀장은 “제과업계가 내용물보다 많은 질소 충전으로 과대포장했다는 얘기가 나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이제는 용량을 줄이는 편법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보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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