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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사자 세실이 미국인 치과의사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됐다

  • 허완
  • 입력 2015.07.29 06:43
  • 수정 2015.07.29 07:31

업데이트 : 2015년 7월29일 11:00 (기사 보강)

세실을 살해한 파머(왼쪽)가 과거에 사냥을 마친 뒤 촬영한 기념사진.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사자 ‘세실’이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됐다. 세실은 사냥꾼의 화살에 맞은 상태에서 40여 시간을 배회하다가 목이 잘린 모습으로 발견됐다. 범인은 미국 미네소타주에 사는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파머로 밝혀졌다. 그는 “사냥은 합법적이고 적합하게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가디언 등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파머는 지난 1일 현지인 두 명(전문 사냥꾼 Theo Bronkhorst, 농부 Honest Trymore Ndlovu)과 함께 황게 국립공원으로 사냥에 나섰다. 이 일행은 13살된 수사자 세실을 공원 밖으로 유인한 뒤 살해했다. 파머는 이 사냥을 위해 5만4000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진다.

파머 일행은 세실이 공원 밖으로 나오자 화살을 쐈으며, 고통에 신음하는 세실을 40여시간 동안 쫓아다니며 지켜봤다. 이어 이번에는 총을 쏴 세실의 숨통을 완전히 끊은 뒤, 머리를 베어냈다.

짐바브웨 법에 따르면, 국립공원 안에서는 모든 사냥이 금지되어 있다. 다만 사냥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외신들은 파머 일행이 세실을 공원 밖으로 유인한 것도 ‘불법’ 혐의를 비켜가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짐바브웨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세실. ⓒAP

이 사실이 보도된 뒤 짐바브웨 당국은 범인 추적에 나섰다. 이어 영국 텔레그래프는 28일(현지시간) 파머의 이름과 직업,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짐바브웨 정부도 이어 이를 확인하며 파머가 세실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파머는 전 세계의 비난이 쏟아지자 개인 성명을 내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아래는 미네소타주 지역신문 미니애폴리스 스타트리뷴에 보도된 그의 성명 중 일부다.

“나는 프로페셔널한 가이드를 고용했으며, 그들은 모든 허가를 취득했다.”

“내가 하는 한, 이번 여행에 대한 모든 건 합법적이었고, 적절하게 처리됐다.”

“그 사자가 지역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명물이며 연구팀의 연구 대상이었다는 사실은 사냥이 끝날 때까지 알지 못했다. 나는 합법적인 사냥을 위해 현지 프로페셔널한 가이드의 전문성에 의존했다.”

28일 촬영된 미국 미네소타주 블루밍턴에 위치한 파머의 치과. ⓒAP

보도에 따르면, 그는 성명의 끝에 “후회한다”는 말을 덧붙이긴 했다. 그러나 그는 재차 자신의 행위가 ‘합법’이었음을 강조했다.

세실은 황게 국립공원의 마스코트였을 뿐만 아니라 짐바브웨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가디언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유명한 사자 중 하나”라고 전했다. 또 세실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연구 대상이기도 했다. 연구팀은 1999년부터 세실의 이동경로를 추적해왔다.

옥스퍼드대 야생보호연구소를 설립한 데이비드 맥도널드 교수는 CNN에 “세실이 사냥 허가 구역으로 향하는 모습을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봤던 게 불과 몇 달 전”이라며 “그 때 당시 세실은 공원의 보호구역 안으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엄청난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파머는 이전에도 불법과 합법을 넘나들며 세계 각지로 사냥을 다닌 인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파머가 2006년에도 허가된 지역 바깥에서 동물을 사냥했다가 적발돼 1년간 자격 정지와 함께 벌금 3천 달러를 냈다고 소개했다.

그는 2009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캘리포니아 주 북부에서 기록적으로 큰 엘크를 활과 화살로 잡았다고 자랑하면서 100야드(91.4m) 바깥에서 활로 카드(트럼프)도 맞힐 수 있다며 활쏘기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연합뉴스 7월29일)

버즈피드에 따르면, 그가 사냥꾼으로 지목된 이후 파머의 이름은 트위터 전 세계 트렌딩에 올랐다. 또 이용자들은 파머의 과거 사냥 행적들을 추적해 이를 공개하는 한편 그의 치과 페이스북 페이지로 몰려가 비난을 퍼부었다.

Death threats for U.S. hunter | Cecil the L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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