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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조현아 잘봐달라' 구치소에 청탁 의혹

ⓒ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됐을 당시, 한진그룹 쪽이 브로커를 통해 구치소 쪽에 조 전 부사장을 잘 돌봐달라고 청탁한 혐의가 드러나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브로커를 구속한 검찰은 구치소 고위층이나 실무진에 실제로 금품 제공이나 향응 접대가 이뤄졌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 최성환)는 서울남부구치소 쪽에 구속 수감돼 있던 조 전 부사장을 잘 보살펴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한진그룹 쪽에서 렌터카 정비 사업권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알선수재)로 사업가 염아무개(51)씨를 지난 26일 구속했다.

한진그룹과 검찰 쪽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월 미국 뉴욕 제이에프케이 공항에서 항공기를 강제 회항시킨 혐의(항공보안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된 조 전 부사장이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자, 염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한진그룹 계열사 서아무개 사장에게 “구치소에 아는 사람이 있다”며 조 전 부사장에게 편의를 봐달라고 얘기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서울서부지검에 구속돼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조 전 부사장은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고 한다. 또 조 전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큰딸의 건강 상태를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 쪽은 구치소에 직접 부탁할 방법을 찾지 못하자 염씨를 통하기로 했고, 염씨는 서울남부구치소 의무과장에게 “조 전 부사장의 심리가 불안정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으니 운동을 자주 시켜주고 면담을 자주 해 건강 상태를 확인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이 지난 5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나자, 한진은 염씨에게 한진렌터카 강서지역 정비 용역사업을 맡겼다. 염씨가 정비를 맡은 차량은 300대로 한 달 매출은 200만원가량이라고 한다.

염씨는 이달부터 차량 정비 사업을 하기로 했으나, 검찰에 구속되면서 실제 사업은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염씨의 렌터카 정비 용역 수주를 구치소 쪽 청탁에 대한 대가로 의심하고 있지만, 한진그룹과 염씨는 ‘실제로 염씨가 얻은 이득액은 거의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조양호 회장에게 처남의 취업을 청탁한 의혹을 수사하던 중 한진 임원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살펴보다가 염씨 혐의의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염씨는 과거 대한항공 괌 사고 때 유가족 대표를 지내며 한진 쪽과 인연을 맺었으며, 당시에도 보상 문제 협상에 협조해준 대가로 대한항공 쪽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검찰은 염씨를 통해 구치소 공무원들에게 금품과 향응이 제공됐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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