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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협상이 평범한 이란인들의 삶을 개선할까?

  • 김도훈
  • 입력 2015.07.28 11:54
  • 수정 2015.07.28 11:56

이란에서 핵협상 지지자들은 제재 해제가 이란인들의 삶을 낫게 만들어 줄 거라는 데에 자신들의 평판을 걸었다.

이란의 하산 로우하니 대통령은 2013년에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쇠약해 가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었다. 그는 6개국과 역사적인 협상을 맺음으로써 첫 번째 약속은 지킨 것 같다. 이제 대통령과 그의 협력자들은 이란인들이 협상에 의한 경제적 이득을 어서 느끼기를 원한다. 이란 유권자들은 불과 7개월 후에 의원 선거를 하게 되며, 애널리스트들은 로우하니는 그 다음 해에 있을 대선 전에 자신의 그저 그런 지지를 총선을 통해 강화하기를 원할 거라고 한다.

그러나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이 나올지는 차치하고라도, 현실적으로는 제재가 몇 달 안에 풀릴 것 같지는 않다. 워싱턴, 테헤란, 텔 아비브에서 지연이나 탈선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가정했을 때도 그렇다.

지금 협상 하에서 UN, 유럽, 미국의 제재는 ‘이행일’에 해제된다. 즉 IAEA가 이란이 핵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확인한 시점부터다. 애널리스트들은 이것이 최소 6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미국 의회와 이란 의회에서 몇 달에 걸쳐 장애물을 통과하고 협상을 완료했을 때에야 그 준비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제재가 풀리게 되면, 이란은 1천억 달러 정도의 동결 자산에 접근할 수 있고 석유를 수출할 수 있게 된다. 해외 기업들이 이란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며, 국제 금융 시스템에 다시 접근할 수 있게 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이란이 여기서 이득을 거두려면 몇 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재가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양국이 반목하던 기간에 미국이 자국 국민들이 이란 회사와 함께 비즈니스를 하는 것을 금지했던 것은 핵협상으로 인해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미국이 요구한 조건에 따라, 협상이 틀어지면 국제 제재는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다.

그러나 세계의 기업들은 이란에 진출하고 싶어 안달하고, 젊고 교육 수준이 높은 인구와 방대한 석유와 천연 가스를 지닌 이란에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편, 이란인들은 국제 및 국내 투자가 수년간의 경제적 어려움을 끝내주길 기대하고 있다. 협상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란이 이러한 재정 자원을 이용해 레바논과 가자의 무력 집단부터 시리아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까지 인근 지역 동맹들을 도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세계적으로 협상의 가치를 논의하고 있는 지금, 월드포스트는 제재 해제가 평범한 이란인들의 삶을 체감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보았다.

사람들을 다시 일하게 한다

이란 경제는 2012년에 불경기에 빠졌다. 국제 제재와 잘못된 경제 운용이 원인이었다. 로우하니의 경제 개혁과 제한적인 제재 해제를 불러온 2013년의 임시 핵협상으로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아직 인플레이션, 실업률, 빈곤률이 높다. 공식 수치 상으로는 실업률은 10% 정도이지만, 세계은행은 실제로는 20%에 달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란은 청년 인구가 많은데, 청년 실업률은 24%이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30세 미만이고, 혁명 후 세대들은 대학 입학률은 높지만 만성적으로 할 일이 부족하다.

“이들은 아주 고학력이며 직업이 없는 집단이다.” 전직 외교관이며 이란 프로젝트의 수장인 윌리엄 루어스 대사가 말했다.

제재 해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이란 정부는 갑자기 생긴 돈을 직업을 창출하는 산업에 투자할 수 있고, 해외 투자와 글로벌 뱅킹 시스템이 지역 산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만약 해외 기업이 이란에 지사를 설립한다면 더 장기적으로 직업이 더 생길 것이다.

“로우하니에 대한 가장 큰 요구 중 하나는 일자리 창출, 특히 실업 상태의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될 것이다.” 유럽 이사회 외교회의 정책 연구원 엘리 게란마예의 말이다.

이란인들을 이란으로 데려온다

제재 해제는 고학력 이란인들이 이란을 이탈하는 것을 느리게 하거나 역전시킬 수 있다. 세계 은행에 의하면 대학 학위를 가진 이란인이 매년 15만명씩 이란을 떠난다.

“이란은 인재 유출 문제가 심각하다. 이번 협상은 인재 유출을 느리게 하고 영리한 이란인들이 조국에 남아 투자하도록 격려할 수 있다.” 게란마예의 말이다.

단기적으로는 협상의 상징적 힘만으로도 이란인들이 떠나지 않을 수도 있다.

“가장 즉각적인 효과는 이란의 청년층 다수의 심리적 변화가 될 것이다. 경제와 미래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게란마예가 지적한다.

후에는 제재 해제는 돌아오는 이란인들에게 아주 큰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란은 소련 개방 이후 개방되는 최대 시장이다. 페르시아어를 할 줄 안다면, 그리고 서구 문화를 이해하고 영어를 할 줄 안다면, 이란에서 큰 돈을 벌 수 있다.” National Iranian American Council의 트리타 파르시 회장이 월드포스트에 한 말이다.

물가 하락

로우하니 집권 후 인플레이션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지금도 15% 정도라서 기본적인 물품 구입도 어려워하는 이란인들이 많다. 이 협상은 이란의 리알화를 강하게 하고 수입품의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제재 하에 번창한 암시장 경제를 근절할 수도 있다. 암시장 때문에 다수는 더 가난해지고 소수만 부자가 되었다. 소득 불평등이 커지고 있다.

“생활 수준이 떨어지기 시작함과 동시에 테헤란에서 비싼 자동차가 더 많이 눈에 띄었다.” 루어스가 말했다. 그는 암시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해외 투자가 들어오는 창구가 될 것인가, 민간 부문이 더 다양해질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애널리스트들은 군사단, 경제 실세 세력인 이란 혁명 수비대 등 이란의 엘리트들이 제재 하에서 번성했다고 한다. 해외 제품과 경쟁할 필요가 없고 불법 거래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파르시에 의하면 사람들은 핵협상을 경제의 새로운 기회로 보는 반면 이란 혁명 수비대는 경계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그들은 작은 파이를 통제하고 있다. 가져가는 비율은 줄어들지 모르지만 이제 파이가 엄청나게 커졌다.”

이란인들이 국제 뱅킹 시스템에 다시 참여하게 한다

국제 제재는 이란을 글로벌 뱅킹 시스템에서 단절시켜서, 아이튠스 스토어 이용이나 수업료, 비자 신청료 납부 등 국제적 송금이 필요한 일상의 일들이 거의 불가능했다.

제재를 어겼을 때 물어야 하는 막대한 벌금을 두려워한 국제 은행들은 이란과는 아무 거래도 하지 않으려 했다.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 것조차 꺼렸다. 예를 들어, 2012년 이란 타브리즈 지역에 두 번 강진이 일어났을 때, 미 재무부는 구호가 닿을 수 있도록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그러나 파르시는 자기 그룹이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모은 돈을 송금해주려는 은행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어느 은행 임원은 우리에게 가장 빠른 방법은 수트케이스에 돈을 넣고 이란에 가져가는 거라고 했다. 사실상 모든 것이 다 제재된 상태였다.”

협상으로 인해 이란인들이 유럽을 비롯한 미국이 아닌 국가의 은행들에 다시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이란인들은 돈을 보내고 받는 것이 더 수월해질 것이다. 방대한 양의 국제 거래를 뒷받침하는 은행간 정보 네트워크인 Swift에도 다시 가입할 수 있을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그렇지만, 제재 해제가 더 분명해지고 규칙 위반이 아님이 확실해질 때까지 이란과의 거래를 꺼리는 국제 은행들이 많다.

의약품 부족을 막는다

같은 장애물 때문에 약품 자체는 제재 대상이 아니었지만 특정 의약품들이 이란에 들어가기가 어려웠다. 국내 생산이 불가능한 약품들은 점점 구하기 어려워졌고, 암시장 가격은 폭등했다. “우리에게 약품이 없어서 암으로 죽은 내 고객, 내 동료들의 고객이 몇 명이나 되는지 셀 수도 없다.” 어느 약국 주인이 가디언에게 말했다.

“이란은 약품 구입 창구가 필요하다.” 루어스는 2013년 이란에 약품을 살 돈을 보내주려 했으나 송금해주는 은행을 찾지 못했던 경험을 설명하며 말한다. 약품 부족에 의한 인도적 비용은 계측하기 어려우나, “문제가 있었다는 걸 알 정도의 정보는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2013 임시 협상에서, 협상 상대국들은 의약품과 기타 인도주의적 제품의 구매를 용이하게 하는 것을 돕겠다고 합의했다. 이란인들은 이제 광범위한 제재 해제로 환자들이 약품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항공이 안전해진다

이란의 항공 안전 기록은 세계 최악이다. 제재 하에서 이란 항공사들은 서방에서 만든 항공기를 사거나 노후화되는 비행기를 업그레이드할 부품을 들여올 수가 없었다.

핵협상은 미국 회사들이 이란에 딱 한 가지만을 수출할 수 있게 해준다. 민간 항공기와 부품이다. 이란 고위 공무원은 앞으로 10년간 200억 달러 정도를 들여 항공기 400대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란의 에테마드 데일리에 의하면 對이란 항공기 수출 제재가 풀린다고 한다. 수천 명의 목숨이 구제된다는 뜻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Will Sanctions Relief Make A Difference In The Lives Of Ordinary Iranians?

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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