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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물총축제서 열린 결혼식(사진)

연세대 정문 건너편에서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이르는 연세로. 약 1킬로미터의 이곳은 제3회 신촌물총축제가 열린 25일과 26일 일시적 해방구가 돼 있었다.

물총탄이 어지럽게 쏟아지는 치열한 '시가전'. 피아 구분 따로 없이 아무나 무차별적 타깃이 됐다. 구경꾼도, 행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말 그대로 난장! 일상을 뛰어넘는 일탈 속에 모두가 짜릿한 카타르시스의 효과를 만끽했다.

축제 마지막날 오후 7시께. 연세로 한가운데의 노상무대에서 이색 결혼식이 열려 눈길을 모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여인욱(31) 씨와 김연홍(26) 씨. 이들은 이날 물총축제를 통해 신혼부부로 새롭게 태어났다.

결혼식은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바탕으로 한 편의 무대극처럼 진행됐다. 신랑과 신부가 인어왕자와 인어공주라면 결혼식 축하객을 겸한 축제 참가자들은 바닷속 물고기 역할을 맡은 셈.

신부는 사랑의 축가로, 신랑은 러브 레터 낭독으로 결혼식 무대와 축제의 거리를 뭉클하게 했다. 들러리 등장인물들은 '오 솔레미오'를 합창하며 이들의 결혼을 뜨겁게 축하했고, 축제 참가자들과 행인들도 바닷속 물고기가 돼 박수와 환호로써 이에 동참했다.

신랑 여씨는 "다양한 사람이 있듯이 다양한 사랑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만의 사랑과 우리만의 결혼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받고 싶었다"고 축제 결혼의 소감을 밝혔다.

신부 김씨도 "오늘 거리 결혼식에서 제가 축가로 부른 정인의 '오르막길'처럼 인생길이 비록 가파를지라도 우리 둘이 손잡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20여분간의 결혼식이 끝나자 연세로에는 새하얀 거품들이 한겨울 폭설처럼 시원스레 쏟아져 축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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