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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년 역사 파이낸셜타임스, 일본 닛케이에 팔렸다

  • 허완
  • 입력 2015.07.24 05:22
  • 수정 2015.07.24 05:32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사에 매각된다.

영국과 일본에 각각 본사를 두고 경제 뉴스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키워 온 두 미디어가 협력해 동서양 시장을 모두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교육·미디어그룹 피어슨(Pearson plc)은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그룹'(FT Group)을 현금 8억4천400만 파운드(약 1조5천억원)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FT그룹을 이 금액에 사들이기로 했고 피어슨이 이날 이사회에서 매각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닛케이는 매수가격에 FT가 보유한 현금 1천900만 파운드가 포함됐기 때문에 실제로 지불하는 금액은 8억2천500만 파운드가 된다고 전했다.

이는 일본의 미디어기업이 외국 기업을 사들인 것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FT 그룹은 1888년 창간된 일간 FT, 온라인 FT.com., 주간 '더 뱅커', 그리고 주간 이코노미스트를 발행하는 이코노미스트 그룹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사는 1876년 주가이붓카신포(中外物價新報)으로 창간돼 명맥을 이어온 닛케이를 주력 매체로 보유하고 있으며 계열사로는 TV 도쿄 등 민영방송사가 있다.

이번 거래에 이코노미스트 그룹 지분 50%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어슨은 FT 그룹이 지난해 3억3천400만파운드의 매출에 2천400만파운드의 영업이익(조정 기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FT는 이날 발표가 나오기 전에 피어슨이 지난 몇주간 닛케이, 독일 미디어그룹 악셀 슈프링어와 매각 협상을 벌여왔다면서 닛케이보다 악셀 슈프링어와 더 진전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로 미뤄볼 때 피어슨이 닛케이와 악셀 슈프링어의 제안을 놓고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어슨의 전 최고경영자(CEO) 마저리 스카디노는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FT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나 지난 2013년 1월 취임한 후임 존 팰런 CEO가 교육사업에만 전념하면서 FT 매각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팰런 CEO가 최근 미국 대학 등록자 감소와 교과서 판매 부진을 겪는 교육사업의 둔화를 극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FT는 지난 4월 말 현재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합쳐 전체 가입자가 72만2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2% 늘었다고 밝혔다. 이중 온라인 FT.com 가입자는 20% 증가한 52만2천 명이라고 밝혔다.

1888년 4페이지로 창간한 FT는 1945년 경쟁지 파이낸셜뉴스를 합병했고 1957년 피어슨에 인수됐다.

이날 런던 증시에서 피어슨 주가는 오후 4시 현재 1.9% 올랐다.

세계적인 미디어그룹인 FT그룹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온 닛케이가 '한솥밥'을 먹게 됨에 따라 양측이 동서양 양쪽 시장을 더욱 사업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기자, 편집자 등의 인적 교류를 하고 언론사로서의 전통과 식견을 공유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강한 경제 미디어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기타 쓰네오(喜多恒雄) 니혼게이자이신문사 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명예로운 보도기관을 파트너로 맞아들이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세계경제의 발전에 공헌하고 싶다"고 소견을 밝혔다.

팰런 CEO는 "미디어의 변혁기에 FT의 가치를 가장 높이는 길은 세계적인 디지털 기업과 통합하는 것"이라고 담화를 발표했다.

'일본 닛케이에 매각' 전격 발표에 FT 충격에 빠져

127년 역사를 지닌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일본 미디어기업에 매각된다는 발표에 FT 기자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경제 일간 FT는 영국을 대표하는 언론 가운데 하나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함께 세계 유력 경제일간으로 꼽힌다.

영국 교육·미디어기업인 피어슨은 23일(현지시간) 오후 FT 그룹을 현금 8억4천400만파운드(약 1조5천억원)에 일본 미디어회사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런던 템스 강변에 있는 FT 본사 사옥과 주간 이코노미스트 지분 50%는 매각에서 제외된다.

앞서 이날 오전 피어슨은 FT 그룹을 매각하기 위한 "진전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만 공개했다.

이에 인수 대상인 FT는 피어슨이 최근 몇주간 독일 최대 미디어그룹인 악셀 슈프링어와 닛케이와 협상을 벌여왔다면서 악셀 슈프링어를 유력 후보로 보도했다.

그러나 몇시간 뒤 나온 공식 발표는 악셀 슈프링어가 아니라 일본 닛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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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FT 기자를 인용해 오후 4시에 예정된 리오넬 바버 편집국장의 설명을 앞두고 "대혼란"이 있었다고 전했다.

FT 한 기자는 "이번 사태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 매우 갑작스럽게 발표됐다. 잠재후보 두 곳에 대한 얘기가 있었지만 (기자들의) 여론을 수렴할만한 충분한 시간은 없었다"며 불안해했다.

존 팰론 피어슨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글로벌 교육 전략에 100% 집중할 것"이라면서 교육사업부문에 전념하기 위해 FT를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사업부문은 피어슨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그러나 그는 "모바일과 소셜미디어의 폭발적 성장으로 전환점을 맞은 미디어 환경 아래 FT가 글로벌 디지털 뉴스 기업의 일원이 되는 게 최선의 길"이라고 덧붙였다.

구글, 페이스북 등 같은 소셜미디어의 미디어 기능이 급부상한 뉴미디어 환경이 FT 매각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임을 내비친 것이다.

FT도 종이신문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지난 4월말 현재 전체 유료가입자 72만2천명 중 온라인 유료가입자가 70%에 달한다.

FT 자체 경영수지는 공개되지 않지만, 흑자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어슨 전임 CEO 마조리 스카디노는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FT 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팰론 CEO도 2013년만 해도 FT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이후 피어슨이 교육사업부문 이외 자산을 꾸준히 매각하면서 FT 매각설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FT가 일본 미디어기업에 매각된 것을 놓고 영국 언론의 우려섞인 시각도 엿보인다.

가디언은 "일본 기업이 기업을 사들이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일본 기업들은 다른 대부분의 기업이 인수 기업을 대할 때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경향을 보인다"는 소니 회장을 지낸 하워드 스트링어 BBC 이사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Pearson Sells the Financial Times to Nikkei -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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