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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 난 아가씨, 아름다운 신부가 되다(화보)

웨딩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캣 윌리엄스는 어느 날 인터넷에서 하르남 카우르의 사진을 보고 그 즉시 카우르의 사진을 찍어 자기 블로그에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윌리엄스는 자신의 블로그 Rock ‘N Roll Bride에서, 카우르가 남성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 때문에 11세 때부터 얼굴에 털이 났다고 설명했다. 수 년간 극심한 괴롭힘에 시달리며 자해와 자살 충동을 느끼던 카우르는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자해를 멈췄고, 사람들이 ‘단점’이라고 부를지도 모를 내 몸의 특징들을 사랑하게 됐어요. 나는 내 수염, 튼 살, 흉터를 사랑해요. 이런 것들이 온전한 나를 구성하고 만드는 것들이에요. 내 수염은 100% 내 몸의 일부가 됐어요. 내 힘과 자신감의 원천이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수염이 그냥 털이라고 생각하지만 나한테 수염은 훨씬 더 큰 의미가 있어요. 여성의 다르고, 자신감 있고, 다양하고, 강한 이미지를 세상에 보여주기 위해 수염을 기르고 있어요. 나는 내 여성 수염을 사랑하고 영원히 소중히 생각할 거예요.”

카우르는 최근 런던 남부의 스튜디오 어번 브라이즈메이드 포토그래피와 함께 신부 사진을 촬영했다. 그냥 재미로 한 것이고, 진짜로 결혼하는 건 아니다. 사진가 루이자 코울허스트는 3월에 솜머셋 하우스의 수염 전시에서 카우르의 사진을 보고 카우르에게 이 아이디어를 이야기했다.

“나는 늘 꽃 수염에 흥미를 느꼈는데, 여성이 꽃 수염을 기르면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르남에게 이메일을 보냈더니 재미있어하면서 참여하겠다고 했죠.” 코울허스트가 Rock 'N Roll Bride를 통해 전한 말이다.

윌리엄스는 카우르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하기로 했다. 카우르가 자기 신체를 받아들인다는 것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윌리엄스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평소에 블로그와 잡지를 통해 독특하고 대안적인 결혼식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독자들에게 결혼식, 그리고 나아가 결혼 생활을 진정 훌륭하게 하는 방법은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는 것, 그리고 자기만의 멋진 독특함을 받아들이는 것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고 싶어요.”

“이 사회와 미디어는 여성들에게 특정한 모습을 완벽하다고 제시하면서 그 기준을 따르라고 압력을 줍니다. 매일같이 마르고 아름다운 모델들과 셀러브리티들의 이미지를 쏟아내니까요. 하지만 나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는 건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내면에서 나오는 기쁨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모습, 크기, 섹슈얼리티, 인종, 수염. 이런 것들을 가지고 완벽함을 말할 수는 없어요.”

카우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이 신부 사진들을 올렸다. 그리고 허핑턴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 응했다.

여성들은 매일 외모가 보기 좋아야 한다는 압박을 심하게 받습니다. 신부는 결혼식 날 털 한 올 없고 신부다워 보여야 한다는 부담을 갖게 됩니다.

저는 여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를 사진에 담아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저 자기 자신이면서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이번 촬영에 참여한 의의는 또다른 형태의 사진 모델을 연구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결혼할 신부들에게 그들의 외모와 상관없이 결혼식 날 완벽하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저는 정말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제가 미래에 결혼을 할지 하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이번 촬영 덕분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고, 흰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진 모델이 된 경험도 멋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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