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새마을금고 강도, 21년 전 못 잡은 바로 그 강도인가?

‘범인은 자신의 범행 현장에 다시 온다.’ 추리소설이나 범죄영화를 통해 알려진 이 ‘법칙’이 현실화한 것일까.

21년 전 환한 대낮에 은행 강도를 당했던 서울 강남 한복판 새마을금고에 또다시 동일한 수법의 은행 강도가 들어 현금을 털어 달아났다.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권총 강도 행세를 한 수법은 물론 강도질한 액수까지 똑같다. 경찰은 21년 전 놓친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새마을금고에 침입한 강도가 새마을금고에서 나와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는 모습이 폐회로(CC)TV에 포착됐다.

21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날 서초구 잠원동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 용의자를 현상금 1000만원에 공개수배했다. 20일 낮 12시20분께 새마을금고에 들이닥친 강도는 권총처럼 생긴 물건으로 여직원 등을 위협한 뒤 현금 2400만원을 뺏어 달아났다. 이 직원은 경찰 조사에서 “범인이 은행에 들어오자마자 총으로 보이는 물건으로 협박하며 서랍 4개에 든 돈을 준비해온 검은색 가방에 담아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30~4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범인은 180㎝ 정도 키에 검은색 오토바이 헬멧을 썼다. 그는 5분 만에 돈을 쓸어담은 뒤 100㏄ 스쿠터를 타고 지하철 3호선 신사역 방향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근처 폐회로텔레비전(CCTV) 100여대를 샅샅이 뒤졌지만 아직 범인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초경찰서는 “인상착의 말고는 별다른 단서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은행 강도를 당한 이 새마을금고는 1994년 4월에도 같은 수법을 쓴 강도 2명에게 동일한 액수를 털린 적이 있다. 당시 20대 초반으로 추정된 강도는 현금 1800만원과 국민은행 신사지점에서 발행한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 60장 등 2400만원을 털어 달아났다.

당시 이 사건을 수사했던 전직 경찰관은 “21년 전에도 범인은 권총으로 보이는 물건으로 여직원 2명을 협박했다. 범인이 헬멧을 쓰고 스쿠터를 타고 도망가는 등 털린 장소, 범행 수법 등이 동일하다”고 했다. 그는 “범행에 사용된 모의권총을 추적했지만, 그때는 시시티브이가 없어 범인의 흔적도 찾지 못하고 미제사건으로 끝났다. 당시 은행 여직원들은 용의자의 키를 170㎝ 중반 정도로 봤는데, 이번에 발생한 사건의 범인 역시 비슷한 키에 30~40대로 추정되는 것이 공교롭다”고 했다. 21년 전 잡히지 않은 은행 강도가 ‘추억의 범행 장소’를 다시 찾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비슷하다.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사회 #새마을금고 #강도 #미제사건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