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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철의 스타우트K] 위기의 울산, '유망주'를 믿어봐!

울산 팬들이 특히 선수 기용에 변화를 바라는 이유는 지난 7월 8일 대전전에서 거둔 4대 1 승리 때문이다. 이 경기에서는 윤정환 감독이 기존 선수들을 불러들이고, 잠재력을 인정받던 유망주들을 깜짝 투입해 톡톡히 효과를 보았다. 그간 처진 분위기와 경기력을 일관해오던 울산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상대를 압도했고, 그 분위기를 이끈 이영재와 이명재, 김승준은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오랜만에 울산다운 모습을 보여준 경기가 끝난 뒤, 한 달 만에 승리를 맛본 울산 팬들은 뒤풀이를 즐기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 임형철
  • 입력 2015.07.22 13:57
  • 수정 2016.07.22 14:12

(사진 : 울산현대축구단)

오랜 시간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 입지를 자랑했던 울산 현대는 팀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가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곽태휘, 김영광, 이근호, 이천수, 유상철 등을 비롯해 현재 소속되어 있는 김신욱, 김승규까지. 울산 소속 스타플레이어의 명맥은 꾸준히 이어졌고, 이들은 팀을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이 작용했다. 꾸준히 국가대표와 올스타 선수를 배출해왔던 울산은 그만큼 다른 팀들에 비해 스타플레이어의 존재감이 엄청났던 팀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금 울산은 스타플레이어 못지않게 향후 울산과 K리그,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유망주가 상당한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 유망주에 대한 울산 팬들의 관심 역시 뜨겁다. '임형철의 스타우트K' 두 번째 시간에서는 향후 울산의 스타로 떠오를 유망주를 소개함과 동시에 이들의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하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 임형철의 스타우트K는 92년 3월생 이후(U-23)의 유망주들을 다루고 있어 임창우(92년 2월생) 선수는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왼쪽부터 이명재(풀백), 정승현(센터백), 안현범(윙어) (사진 : 울산현대축구단)

#. 울산의 미래! '93-­94 듀오'를 주목하라

지금부터는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잠재력을 증명해 보인 울산의 유망주 '93-94 듀오' 5명을 소개한다. 특히 94년생 유망주들이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주목할 만한 활약을 보였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더욱 고조된 상태다.

왼쪽 풀백 이명재는 93-94 듀오에서 유일한 93년생이다. 지난 시즌 자유 선발을 통해 홍익대에서 울산으로 온 이명재는 입단 당시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던 유망주다. 2014년 여름부터 반 시즌 동안 J리그 알비렉스 나가타로 임대를 마치고 온 뒤 복귀한 그는 2015 시즌 본격적인 주전 경쟁에 돌입했다. 자신의 장기인 정확한 크로스를 무기로 11경기 2도움을 기록해 팀의 주전급 선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듯 보인다.

울산 유스(현대고) 출신인 중앙 수비수 정승현에게는 최근 좋은 소식이 연달아 터졌다. 비록 최종 명단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동아시안컵 예비 명단 50인에 이름을 올렸고 K리그 올스타전 '팀 슈틸리케'의 일원으로 추가 발탁되는 등 슈틸리케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힌 유망주가 됐다. 프로 첫해인 올 시즌, 김치곤과 이재성의 부상으로 기회를 얻은 정승현은 지금까지 리그 9경기와 FA컵 1경기에 출전해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자신감과 경험이 쌓여 조금씩 실수를 줄여나가면 팀의 수비진을 이끌 중심 선수로 성장할 재목이다.

안현범은 분명 93-94 듀오에서 최고 인기남으로 통한다. 지난 시즌 자유계약으로 울산에 입단한 꽃미남 안현범은 주 무기인 빠른 발을 앞세운 슈퍼 서브로 활약 중이다. 잘생긴 외모로 인해 많은 여성팬을 보유하고 있고, SNS를 통해 팬들과의 소통은 물론 심심치 않게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등 과연 93-94 듀오 최고 인기남의 클래스를 증명하고 있다. 현재는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후반기 중 복귀를 앞두고 있다.

대전전 4대 1 승리를 이끈 이영재(중미)와 김승준(공격수) (사진 : 울산현대축구단)

93-94 듀오의 두 주인공 이영재와 김승준은 7월 8일 대전과의 21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스타덤에 올랐다.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이영재는 엄청난 활동량으로 팀 중원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고, 돋보이는 왼발 능력으로 찬스 메이킹에 특출 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대전전에 터진 네 골에 모두 관여하는 활약을 남긴 이영재는 현재까지 2경기에 출전해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영재가 만들어준 기회의 마무리를 담당한 선수는 김승준이다. 전반 12분 이영재의 패스를 받아 대전을 상대로 자신의 프로 데뷔 골을 성공시킨 김승준은 후반 21분 두 번째 골을 터트려 경기 MOM(평점 7.5)으로 선정되는 등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이미 2012 AFC U-19 선수권 대회의 우승 멤버로 활약해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김승준은 이날 경기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프로 무대에도 각인시켰다.

멀티골의 주인공 김승준. 울산과 한국 축구가 기대하는 유망한 공격수 중 한 명이다. (사진 : 울산팬 '오동익'님)

#. 위기의 울산, '유망주' 기용이 변화의 싹을 틔운다.

현재 울산의 상황은 좋지 않다. 22경기에서 5승 8무 9패를 기록해 어느덧 10위까지 떨어졌다. 많은 비판을 받았던 지난 시즌 조민국 감독의 울산이 결과만 놓고 보면 지금보다 더 양호한 수준이다. 현재 11위 부산과의 승점 차는 6점밖에 나지 않고, 22경기에서 거둔 5승이 대부분 시즌 초반에 거둔 승리임을 고려하면 울산의 부진이 심각하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울산이 위기 속에서도 윤정환 감독 체제로 올 시즌을 마칠 것을 약속한 가운데, 적어도 선수 기용만이라도 변화를 바라는 울산 팬들의 목소리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부진이 길어지는 동안 윤정환 감독이 많은 비판을 받았던 문제 중 하나는 변화가 없는 '선수 기용'이었다. 하성민과 마스다 or 구본상의 더블 볼란치 중원, 양동현과 김신욱의 투톱 등 시즌 내내 변화가 없는 선수 기용은 결국 선수단의 사기를 떨어트렸고, 울산의 부진을 길어지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고 말았다. 처진 분위기를 회복하고, '위닝 멘탈리티'를 되찾아 후반기에 임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선수 기용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울산 팬들이 특히 선수 기용에 변화를 바라는 이유는 지난 7월 8일 대전전에서 거둔 4대 1 승리 때문이다. 이미 이영재와 김승준을 소개하면서 글에 언급됐던 이 경기에서는 윤정환 감독이 기존 선수들을 불러들이고, 잠재력을 인정받던 유망주들을 깜짝 투입해 톡톡히 효과를 보았다. 그간 처진 분위기와 경기력을 일관해오던 울산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상대를 압도했고, 그 분위기를 이끈 이영재와 이명재, 김승준은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오랜만에 울산다운 모습을 보여준 경기가 끝난 뒤, 한 달 만에 승리를 맛본 울산 팬들은 뒤풀이를 즐기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경기를 통해 팬들은 선수 기용 변화가 얼마만큼의 효과를 안겨줄 수 있는지를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비록 실전 경험은 부족할지라도, 사기가 떨어져 있는 주전 선수들보다 겁 없이 덤벼드는 신인 선수들의 활약은 분명 더 위력적이었다. 유망주 기용이 변화의 싹을 틔운 만큼, 후반기에 기존 선수들만으로 분위기에 반전을 주지 못한다면 다시 한 번 유망주들을 대거 기용하여 재빨리 위기를 탈출하려는 모습이 필요하다. 위기에 빠진 울산이 이럴 때일수록 팀 내 유망주들을 믿고,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최근 스타플레이어 유출이 심화하고 있는 K리그에서 언론이 해야 하는 역할 중 하나는 새로운 스타플레이어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추어 축구 칼럼니스트 임형철이 '스타우트K'를 준비했습니다. 인재를 찾는다는 뜻의 '스카우트'에 K리그를 이끌 새로운'스타'를 찾는다는 점을 접목하여 '스타우트K'라 이름 붙인 이번 시리즈에서는 언론과 팬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23세 이하의 어린 유망주들을 차례차례 소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K리그 및 축구 팬분들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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