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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요금 기본료 폐지될까? 정부와 이통사는 '반대'

  • 허완
  • 입력 2015.07.21 05:48
  • 수정 2015.07.21 05:49
ⓒShutterstock / Vadim Georgiev

시민단체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동통신요금 중 기본료를 폐지하자는 요구가 제기돼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2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우상호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발의로 통신 서비스 요금에 포함된 기본료를 폐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돼 있다.

◇ 야당·참여연대 "통신망 구축 완료된 만큼 기본료 폐지해야"

이 법안은 애초 6월 임시국회 때 법안소위에 상정됐고 논의될 예정이었으나 다른 쟁점 현안에 밀리면서 아직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

일정대로라면 8월 임시국회 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이 법안을 포함해 '가계통신비 인하'와 관련된 20여개의 법 개정안을 일괄 논의할 예정이다.

법안을 발의한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에서도 기본료 폐지에 공감하는 의원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더 큰 변수는 정부다. 정부는 기본료 폐지에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우상호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심사소위에서 정부 의견도 들을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이라며 "이제 논의가 시작된 단계여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여개의 법안이 함께 논의되는 만큼 이 과정에서 여야 간 주고받기나 조율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현재로서는 이 법안의 운명을 예단하기 어렵다.

기본료는 전기통신설비(통신망)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통신 요금에 책정된 항목 중 하나다.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참여연대는 꾸준히 주장해왔다.

통신망 구축이 이미 완료됐는데 여전히 이런 명목으로 요금을 징수하는 게 부당할뿐더러 유선전화에 부과되는 기본료와 비교할 때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유선전화는 설비의 유지·보수에 큰 비용이 들어가는데도 기본료가 5천원이지만, 무선전화는 그렇지 않으면서도 기본료가 1만1천원이나 된다"며 "이미 망 구축에 들어간 초기 투자비를 회수한 만큼 기본료는 폐지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안 사무처장은 "설령 기본료가 폐지되고 이통사들이 그 손실분의 일부를 다시 요금에 반영하더라도 과도하고 부당한 것은 없애는 게 맞다"며 "즉각적인 폐지가 어렵다면 휴대전화 가입비처럼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정부·이통사는 "기본료 폐지 불가"

그러나 정부와 이동통신사들은 기본료 폐지에 반대한다.

지난달 16일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국회 미방위 업무보고에서 "기본료 폐지 법안에 부정적이냐"는 우상호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다만, 정부와 이통사가 반대하는 맥락은 좀 다르다.

정부는 기본료 폐지보다는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한 요금 인하가 더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기본료 폐지로 가계통신비를 낮추자는 취지 자체엔 반대하지 않지만, 인위적인 방법보다는 시장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기본료 폐지처럼 시장가격을 인위적으로 인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요금을 낮추겠다는 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데이터 요금제나 알뜰폰 활성화, 제4 이동통신 사업자 등 요금·서비스 경쟁이 일어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통해 통신비 부담을 덜어주는 게 더 효율적이고 전체적인 소비자 후생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통사들은 지금도 계속 망에 대한 설비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대부분 정액형 요금제로 바뀐 만큼 이미 기본료가 유명무실해졌다며 폐지에 반대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이통 3사 영업이익의 합은 약 2조원가량인데 여기서 1인당 1만1천원의 기본료 수입이 빠지면 영업이익 폭은 급감한다"며 "다가올 5G(5세대) 시대를 위한 설비 투자와 사물인터넷(IoT)과 플랫폼 등 차세대 먹거리를 위한 신기술 개발이 절실한 상황에서 기본료를 폐지한다면 이통업계로서는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는 기반이 송두리째 없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기본료가 거의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데이터 요금제로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요금제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소비자 스스로 잘만 골라 쓰면 충분히 싸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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