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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수많은 총알 자국들이었다

교전이 벌어지고 1주일 후, 우리 팀원들은 4일 동안 현장을 단기 방문했는데, 병원이며 부근 약국들이 모두 약탈을 당한 상태였다. 게다가 캠프 사람들에게 깨끗한 식수를 제공하던 유일한 수도가 작동을 멈췄고, 물탱크에는 여기저기 총알 자국이 나 있었다. 덴토마 1 캠프는 나일강 강둑에 있는데, 모든 팀원들이 캠프로 돌아왔을 때 그곳 사람들은 지난 3일간 나일강 강물을 떠다 마시고 있었다.

2013년 12월 남수단 분쟁이 시작된 이후로, 현지에서는 환자와 의료 직원을 포함한 민간인들이 잇따라 공격을 받았다. 남수단은 현재까지 유엔이 정한 인도적 위기 상황의 최고 등급 국가 중 하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남수단 전역에 가장 많은 인도적 의료 지원을 하는 단체 중 하나로 3500여 명의 직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들은 에티오피아, 우간다, 수단 국경 근처에서 운영하는 난민 캠프 프로젝트에서 일한다. 현지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식수위생 기술 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폴 야보르 (Paul Jawor)가 현장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식수위생 기술 자문가, 폴 야보르 ©MSF

내가 다녀온 멜루트는 격화되고 있는 남수단 분쟁의 주요 격전지 중 하나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젝트 중에 '덴토마 1'이라고 불리는 피난민 캠프에서 운영하는 병원이 있다. 이 캠프에는 현재 2만 명의 난민들이 머물고 있다. 5월 중순에 멜루트에서 교전이 벌어졌을 때,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 활동을 중단하고 팀을 철수시켜야만 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시기 적절한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교전이 벌어지고 1주일 후, 우리 팀원들은 4일 동안 현장을 단기 방문했는데, 병원이며 부근 약국들이 모두 약탈을 당한 상태였다. 게다가 캠프 사람들에게 깨끗한 식수를 제공하던 유일한 수도가 작동을 멈췄고, 물탱크에는 여기저기 총알 자국이 나 있었다.

덴토마 1 캠프는 나일강 강둑에 있는데, 모든 팀원들이 캠프로 돌아왔을 때 그곳 사람들은 지난 3일간 나일강 강물을 떠다 마시고 있었다. 사람들이 강물을 마시기 전에 물을 깨끗하게 거를 수 있도록 우리는 모든 가정에 정수 기구를 배급했다. 나는 현장을 조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임무를 가지고 멜루트에 파견되었다.

도착해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물탱크에 박힌 총알 자국들이었다. 하지만 그 자국들은 얼른 메우면 되는 일이었다. 현장 조사도 해결도 비교적 쉬운 일이었다. 그러고 나서 수도를 점검해 보니, 어느 정도는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내 물이 나오지 않았다. 밸브를 확인해 보니, 그 속이 꽉 막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수도를 분해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병원이 약탈을 당하면서 창고에 보관했던 장비도 모두 도둑 맞는 바람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캠프 주변을 뒤지기 시작했고, 결국 커다란 스패너 하나를 구할 수 있었다. 그 외에 자동차 도구 몇 개를 더 구해서 수도를 분해해 보기 시작했다.

밸브를 다 열고, 안에 손을 넣어 보니 밸브 입구에 플라스틱 물병 조각들이 있었다. 수도가 막힌 것도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어떻게 그 조각들이 거기까지 들어갔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밸브를 다 열고 플라스틱 조각을 빼내는 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물탱크 밸브 입구를 막고 있던 플라스틱 물병 조각들을 하루가 걸려 제거하였다. ©Paul Jawor/MSF

펌프를 작동시켜 보니 제대로 돌아갔다. 하지만 수도로 물이 나오고 탱크에 물이 차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족히 10개가 넘는 물탱크에 총알 자국이 나 있었다. 우리는 임시로 비닐봉지를 가져다가 구멍을 메워놓고, 고무로 된 도구들로 나머지 총알 자국을 단단히 막았다. 물이 한 번 흐르기 시작하면 펌프는 다시 원활하게 작동할 것이다.

모든 수리 작업이 끝난 후, 우리는 2만 명을 위한 식수 공급을 재개할 수 있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매일 10리터의 물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 덴토마 1 캠프에 있는 사람들은 더 이상 정수 처리가 안 된 물을 마시지 않아도 된다. 그런 물을 마시면 설사,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질환에 걸려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멜루트 임무는 이제 완수했으니, 이제 또 다른 긴급 호출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된다!

남수단 멜루트에 있는 난민들이 국경없는의사회가 복구한 물탱크를 통해 식수를 받고 있다. ©Paul Jawor/MSF

국경없는의사회 남수단 활동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남수단 10개 주 가운데 유니티, 어퍼나일, 종글레이 등 6곳에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지역들은 무력 분쟁으로 주민들에게 특히 큰 피해가 일어난 곳들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아베이(Abyei) 행정구역에서도 의료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의료 팀들은 외과 수술, 산부인과 지원, 말라리아 치료, 흑열병 치료, 예방 가능한 질환에 대한 백신 접종, 영양실조 대응 등 다양한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자료: 국경없는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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