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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TV] 김영만 아저씨, 웰컴 투 더 '마리텔' 월드

  • 남현지
  • 입력 2015.07.19 06:41
  • 수정 2015.07.19 06:42

굳건하게 왕좌를 지키고 있던 요리연구가 백종원에게 다소 위협적인 소식일지도 모르겠지만, 종이연구가 김영만의 '마리텔' 출연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겼다.

27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나도 종이접기의 재미와 감동은 그대로였다.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이 이제는 어엿한 어른으로 잘 자란 코딱지들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게 만드는 종이접기 기술을 선보였다.

'종이접기 아저씨'로 유명한 김영만은 지난 1988년 EBS '딩동댕 유치원'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아이들에게 종이접기를 가르쳐왔다. 방송을 그만둔 이후에도 종이문화재단 이사로 일하며 몽골·필리핀 등 학교 교사들에게 종이접기를 전파하고, 현재는 수원여대 아동미술학과 교수로 재직중 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이접기에 대한 사랑이 여전한 김영만은 18일 방송된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 MLT-07에 첫 출연했다. 지난 12일 진행된 생방송 녹화부터 그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이날 오랜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김영만을 보기 위해 채팅창으로 모여든 접속자들 때문에 과부하가 걸려 방송이 일시중단되기도 했다.

예능 출연을 고민했다는 김영만은 "사실 예능에서 종이접기를 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면서 "그때의 친구들이 지금 나를 똑같이 봐줄까 고민하다가 흔쾌히 허락하게 됐다. 하지만 안티글이 올라올까봐 걱정도 된다. 가장 중요한 건 도전이다"라고 파이팅을 외쳤다. 이어 스튜디오에 도착한 그는 멤버들의 환영을 받았고, 직접 만든 종이 복주머니를 선물했다. '왕좌' 백종원에게는 아들에게 줄 종이모빌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방송을 시작한 김영만은 특유의 화법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친구들 안녕하세요. 코딱지만했는데 이렇게 커가지고 장가 갔어요? 시집 갔어요?"라고 물으며 옛날 그 시절로 돌아가서 함께 종이접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나긋하고 친절한 말투는 시청자들이 함부로 방을 떠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는 종이를 큼지막하게 자르면서도 "손톱 만큼"이라고 했고, 어려운 접기에는 "너무 쉽죠"라고 말해 웃음이 터져나오게 만들었다. 아저씨의 말투에서 왠지 모를 친근함과 다정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김영만은 동전지갑 목걸이, 말하는 새, 왕관 비행기, 스냅백 등을 만들며 시청자들과 꾸준히 소통을 이어나갔다. 나이 탓에 소통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은 기우였다.

이후 제작진으로부터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는 "기쁜 소식이네요.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한 뒤 "이제는 정말 눈물이 나려고 하네. 코딱지들아 고마워"라고 인사했다. 그의 말이 어찌나 반갑던지 보는 이들도 함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20여 년 전 순수했던 코딱지들은 이제 먹고 살기 바쁜 어른으로 자라나 더 이상 종이접기에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 치열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왜 살아가야 하는지 그 이유를 생각할 시간 따위도 없을 정도로 바쁘고 고된 삶의 연속이다.

김영만은 가까이 있어도 느끼지 못하는 사소한 행복들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코딱지들에게 종이접기를 통해 잠시나마 쉼표를 제공했다. 1990년대 색종이 하나로 어린이들을 TV 앞에 모이게 만들었던 그 종이접기 아저씨가 2015년을 살아가는 어른들을 TV 앞에 재소환했다. 코딱지인 나도, 너도, 우리도 아저씨의 귀환을 격하게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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