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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에서 추방당하고 싶지 않다는 난민 소녀의 호소를 들은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답(동영상)

  • 박수진
  • 입력 2015.07.17 14:37
  • 수정 2015.07.17 14:49
Palestinian girl forces Merkel to see the cost of immigration

This Palestinian girl forces Angela Merkel to address the real-world cost of immigration in less than two minutes. (You'll want to watch the emotional ending.)

Posted by Quartz on Thursday, 16 July 2015

정치인들이 직접 난민을 대면해 '추방당하고 싶지 않다'는 호소를 듣는 상황은 얼마나 자주 있을까. 그것도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TV 공개 토론에서 말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가 16일(현지 시각), 독일 NDR TV의 공개 토론에 출연했다가 아직 망명 허가를 받지 못한 10대 팔레스타인 난민, '림'을 만났다. 10대 학생들을 초청한 이 날 토론의 주제는 '독일에서 잘 살기'였다. 마이크를 잡은 림은 메르켈 총리에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목표가 있어요. 대학에 가는 게 제 목표예요.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즐기며 사는데 나는 그런 모습을 바라만 봐야 하는 게 힘들어요."

메르켈은 이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무슨 말인지 잘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정치는 때로 힘든 겁니다. 학생 개인에게는 저는 무척 호의적입니다. 하지만 학생도 알고 있듯이 레바논의 난민 캠프에는 팔레스타인 난민이 수천, 수만 명 있어요. 우리가 그들 모두 아프리카에서 와도 좋다고 말한다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겁니다."

"내년에는..."하고 말을 잇던 메르켈은 소녀가 울자 가까이 다가가 안아주는 행동을 취하며 "오늘 아주 잘했어요"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잘하지 못해서 우는 게 아니라 지금 상황이 힘들어서 우는 거다"라고 지적하자 "(상황이 힘들어서 운다는 건) 나도 알지만 그래도 안아주고 싶다"며 "우리가 이 학생이 힘든 상황에 놓이기를 원하는 건 아니고, 또 힘들어하고 있고, 그리고 이 자리에서 아주 많은 사람에게 자기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잘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어린 소녀에게도 직설적으로 단호하게 응답하고 이어 안아주는 행동을 보인 메르켈의 이날 모습에 대한 독일 내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독일 트위터에서는 '메르켈이 쓰다듬는다(#merkelstreichelt)'라는 해쉬태그가 인기순위 1위로 올라서면서 메르켈에 대해 "너무 냉정하다" "동정심이 없다" "공감능력이 떨어진다" "쓰다듬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카트린 괴링 에카르트 독일 녹색당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정부의 난민정책상 과오는 쓰다듬는 것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에브게니 모로조프 인터넷 비평가도 트위터에서 "이번 주는 독일의 외교정책 역사상 환상적인 주간"이라며 "메르켈이 난민소녀를 울린 것은 화룡점정이었다"고 비꼬았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의 토르스텐 뎅클러는 '메르켈이 쓰다듬는 대신 했어야 할 일'이라는 칼럼에서 "메르켈 총리는 림에게 독일에 계속 머물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할 필요는 없었지만, 난민이 독일에 있어서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망명사유가 있는 이들은 망명을 허가하고, 가난이나 굶주림 등 경제적 필요에 의해 오는 이들을 위해서는 이민법을 제정해 이민을 허가해야 한다"면서 "독일에 사는 외국인 700만명은 2012년 기준 독일 GDP(국내총생산)를 220억 유로(약 27조5천억원) 성장시켰다"고 덧붙였다.

- 2015년 7월 17일, 연합뉴스

메르켈 총리는 최근 그리스 구제금융과 유로존 잔류와 관련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강한 독일'의 이미지를 되살렸다는 이유로 독일 내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h/t Quartz,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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