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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합의는 이란의 인권과 자유를 신장시킬 것이다. 그러나 중동의 정세는 더 흔들릴 것이다.

  • 김도훈
  • 입력 2015.07.17 12:16
  • 수정 2015.07.17 12:17
An Iranian woman shows the victory sign as people celebrate on a street following a landmark nuclear deal, in Tehran, Iran, Tuesday, July 14, 2015. Overcoming decades of hostility, Iran, the United States, and five other world powers struck a historic accord Tuesday to check Tehran's nuclear efforts short of building a bomb. The agreement could give Iran access to billions in frozen assets and oil revenue, stave off more U.S. military action in the Middle East and reshape the tumultuous region.
An Iranian woman shows the victory sign as people celebrate on a street following a landmark nuclear deal, in Tehran, Iran, Tuesday, July 14, 2015. Overcoming decades of hostility, Iran, the United States, and five other world powers struck a historic accord Tuesday to check Tehran's nuclear efforts short of building a bomb. The agreement could give Iran access to billions in frozen assets and oil revenue, stave off more U.S. military action in the Middle East and reshape the tumultuous region. ⓒASSOCIATED PRESS

*이 글은 이란 철학자인 라민 자한베글루의 기고글입니다.

비엔나에서 이란 역사의 전환점이 될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제부터 이란은 중동과 세계의 빅 게임에 정식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다.

핵의 위협은 줄었을지 몰라도, 이란의 경제적 고립이 끝나면 중동의 종파간 대리 전쟁이 심해져 그 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이란 내 경제적 어려움이 끝나면 더 많은 권리와 자유를 요구하는 시민 사회가 숨쉴 공간은 더 생길 수 있다.

새로 짜인 프레임에서, 이란은 핵 무기를 만들려는 시도가 불가능한 수준까지 핵 활동을 상당히 축소하는 것에 동의했다. 이란은 그 대신 석유 수출과 외환 획득 능력을 차단해 이란 경제를 옥죄던 제재를 즉시 해제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어려운 이슈들이 남아 있다. 이란이 약속대로 핵 활동을 줄였는지 확인하는 국제 원자력 기구(IAEA)의 역할이 이란으로선 달갑지 않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란 군부대를 방문하게 해달라는 IAEA의 요구를 ‘양보할 수 없는 선’이라며 거부했다. 그리고 제재 해제의 시기와 순서에 대해서는 합의 내용이 모호하고 달리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란 고위 공직자들은 이란 정부는 세계 강대국들이 모든 제재를 일시에 해제할 경우에만 핵 프로그램에 대한 합의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여러 번 확언했다. “해제가 끝나지 않는다면 합의는 없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4월에 다시 한 번 분명히 말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입장을 확인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와 유럽은 이란의 경제에 큰 손상을 주고 합의에 참여하게 한 것이 강력한 제재였다는 것을 이스라엘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비판 세력들에게 설득시키느라 막대한 정치자본을 투자했다. 그들을 확신시켰으니 이제 미국은 합의 전체를 위험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제한된 제재를 다시 도입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제한적인 제재를 설계하는 것은 해제의 적절한 시기를 알아내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비엔나 합의를 실행하는데 또 하나의 장애물은 이란 국내 정치의 알력 다툼이다. 미국 의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마지막 합의는 분명 이란 국내의 정치적 긴장을 높일 것이고, 2016년에 있을 이란 총선에서 로하니 대통령 내각과 개혁주의자들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다. 그러나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로하니 등에게 선거 이전에 권한을 너무 많이 넘겨주지 않도록 해두었다. 국가의 모든 문제에 최종 결정을 내리는 최고지도자로서,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극단적 보수주의자들을 포함한 어떤 집단도 현재 상태에 도전할 만큼 큰 권력을 갖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시민 사회 신장

그러나 이 논의에서 핵 합의가 이란 시민 사회의 미래에 미칠 영향은 무시되다시피 하고 있다. 특히, 이란과 서방의 최종 핵 합의가 이란 내 인권 문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란의 국제 인권 캠페인이 최근 낸 보고서에 의하면 변호사, 작가, 감독, 애널리스트, 대학 교수, 미술가 등 여러 직종의 유명한 이란인들이 핵 합의가 이란 내의 기본적 인권과 자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믿는다고 한다. 응답자 중 3분의 2 이상이 제재를 해제하는 합의가 이루어지면 평범한 사람들의 경제적 사정이 개선될 것이며, 제재가 끝나면 대중은 인권 개선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란인들에게 축복인 것이 다른 사람들에겐 저주다. 그 중에는 이란의 매파와 워싱턴 D.C.의 친 이스라엘 로비스트들이 있다. 로하니 정권과 오바마 행정부가 합의를 위한 협상을 시작했을 때부터, 이란의 매파들은 P5+1과의 모든 형태의 대화, 서구와 관계 회복을 도모하는 모든 정책을 비판해왔다.

이란 강경파의 공격, 미국과 이스라엘 매파들의 경계, 사우디 아라비아와 페르시아 만의 사우디 동맹국들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전문가와 애널리스트들은 이 합의를 시행하는 것이 군사적 충돌보다 훨씬 낫다는 견해를 널리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핵에 관련한 이런 긍정적인 전망은 이란의 대리 세력과 중동의 시아파 무장 집단이 강화될 거라는 두려움을 대동하고 있다. 이란, 유럽, 미국이 길었던 핵 협상에 종지부를 찍으며, 중동은 대리 전쟁, 종파간 충돌, 테러리스트 네트워크에 대한 전쟁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 수가 있다.

이란의 이란인 다수에게 있어 핵 합의는 이런 정치의 새 시대를 의미하지만, 그 영향은 워싱턴이나 테헤란보다 이 지역에서 더 강하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역사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시기가 중동의 정치를 기다리고 있다.

허핑턴포스트US의 Nuclear Agreement a Boost to Civil Society in Iran -- but Also to Proxy Wars in the Middle Eas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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