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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틀린 제너의 감동적인 수상 소감 "우리는 모두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 박수진
  • 입력 2015.07.16 12:46
  • 수정 2015.12.08 09:12
Caitlyn Jenner accepts the Arthur Ashe award for courage at the ESPY Awards at the Microsoft Theater on Wednesday, July 15, 2015, in Los Angeles. (Photo by Chris Pizzello/Invision/AP)
Caitlyn Jenner accepts the Arthur Ashe award for courage at the ESPY Awards at the Microsoft Theater on Wednesday, July 15, 2015, in Los Angeles. (Photo by Chris Pizzello/Invision/AP) ⓒChris Pizzello/Invision/AP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트랜스젠더 유명인으로 새 삶을 살고 있는 케이틀린 제너가 트랜스젠더로서의 삶에 대해 말하며 강렬한 수상 연설을 남겼다.

ESPY 어워드는 미국 스포츠 채널 ESPN이 매해 분야별로 최고의 인상을 남긴 운동선수 개인, 혹은 팀을 꼽아 이들의 성과를 인정하고 축하하는 시상식이다. 케이틀린 제너는 15일(현지 시각) 열린 2015 ESPY 어워드에서 용기 부문(Courage Award) 수상자로 연단에 섰다. 육상 스타 '브루스 제너'였던 그는 지난봄 TV인터뷰를 통해 트랜스젠더로서의 정체성을 대중에게 알렸다.

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오른 제너는 '(여자로 살게 된)지난 두 달 동안 머리부터 발끝까지 머리, 옷, 신발을 다 신경 써야 하는 게 가장 일이었다'며 '패션 폴리스들이 좀 봐달라'고 가벼운 농담으로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이어 타살 및 자살로 목숨을 잃는 트랜스젠더들의 현실과, 소수자들의 문제가 왜 소수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 구성원들에게 중요한 문제인지에 대해 10분 동안 연설했다.

아래는 기립박수로 끝난 제너의 연설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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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몇달 전까지는 지금의 저 같은 트랜스젠더를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습니다. 정말 제 인생에서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달 동안의 제 여정(*트랜스젠더들을 실제로 만나 알게 된 것)은 그 자체로 놀라운 교육이었으며 눈을 새롭게 뜨게 된 경험이 됐습니다.

전 세계에 트랜스젠더로 살아가는 10대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괴롭힘 당하고, 얻어맞고, 살해당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미시시피에서는 젊은 여성 트랜스젠더가 칼에 찔려 숨졌고, 미시건에서는 15살 트랜스젠더 남학생이 자살했습니다. 제가 커밍아웃한 TV인터뷰가 방송되기 며칠 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사람들은 이런 문제에 관심을 더 두도록 유도하는 게, 정말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궁금증을 갖습니다. 저는 주목받는다는 것의 힘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건 때로 벅찬 일입니다. 그리고 이런 관심에는 책임감이 뒤따릅니다. 저는 제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과, 제가 그 책임감을 가지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바로, 나의 이야기를 나 자신의 입으로 올바른 방식으로 말하는 겁니다. 또 계속해서 배우는 겁니다. 현재 트랜스젠더 문제들이 조명되는 방식을 계속해서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넓게 나아가면 아주 단순한 문제로 귀결됩니다. 사람들을 그들 자체로 받아들이는 겁니다.(accepting people for who they are) 그래서 트랜스젠더 문제는 당신의 문제도 됩니다.

저는 (육상 선수 시절) 열심히 훈련하고 열심히 경쟁했습니다. 그로써 사람들의 존중과 존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트랜스젠더로서의 미션이 훨씬 더 어렵습니다. 트랜스젠더들에게는 살아갈 힘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존중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존중으로, 우리가 사는 사회가 더 타인에게 공감하고, 연민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도,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집니다.

저 이전에도 공개적으로 트랜스젠더로 산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제가 그다음 단계를 향해 저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준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단 한 번뿐인 커밍아웃을 너무나 잘 할 수 있게 도와준 친구, 저를 인터뷰한 다이앤 소여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가장 힘든 부분이었던, 가족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커밍아웃을 결심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건 아무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저를 지지해 준 가족, 아이들에게 감사합니다. 얼마 전 큰 수술로 고비를 넘겼지만 이 자리에 함께해준 나의 어머니에게도 감사합니다.

저를 놀리고, 별명을 지어 부르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저는 그걸 견딜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세상 곳곳에서 살아가는 트랜스젠더 아이들에게는 그러지 마세요. 그 아이들은 그걸 견뎌야 하는 상황에 놓여서는 안 됩니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은 나 개인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모두 다르고, 그건 나쁜 게 아닙니다. 좋은 겁니다. 자신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받아들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절대적으로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한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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