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도일(Kevin Doyle)은 올해 57세의 남성이다. 그는 지난 6월초, 캘리포니아 페탈루마에 위치한 ‘스타워즈 박물관’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그의 목표는 걷고 또 걸어서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코믹-콘’까지 가는 것이었다. 단, ‘스타워즈’의 캐릭터인 스톰 트루퍼의 커스튬을 입고서 말이다. 그가 걸어야 할 거리는 무려 645마일, 약 1000km다. 도일이 ’스타워즈’의 열광적인 팬이냐고? 맞다. 그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오랜 팬이다. 하지만 그의 여행이 그의 ‘덕심’만으로 시작된 건 아니다. 아내를 향한 그의 사랑 때문이다.
Posted by 501 Mile Walk on Sunday, June 7, 2015
케빈의 아내인 아일린(Eileen) 또한 ‘스타워즈’의 광팬이었다. 그녀는 무려 ‘501 군단’의 단원이었다고 한. ‘501 군단’(501st Legion)’스타워즈 에피소드’2에서 황제 펠퍼타인이 육성하는 부대 중 하나인데, 이후 영화 속 커스튬을 입고 활동하는 국제적인 ‘스타워즈’ 팬 그룹의 이름이 됐다. 남편과 함께 ‘스타워즈’ 코스프레를 즐기던 그녀는 지난 2012년,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그리고 약 3년 후, 남편인 도일은 아내를 추모하는 여행을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도일의 도보여행이 단지 자신만의 만족을 위해 계획된 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여행을 ‘아일린의 작은 천사들’이란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으로 기획했다. 이 캠페인에서 모은 자금으로 아일린이 생전에 그렸던 아트웍을 활용한 인형을 제작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 인형을 암 투병 중인 아이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라고 한다.
Posted by 501 Mile Walk on Wednesday, July 9, 2014
아일린과 도일이 R2-D2와 함께 찍은 사진
다행히 그는 지난 7월 9일, 코믹-콘 행사장에 도착했다. 그는 당시 주말을 행사장에서 보내며 약간의 휴식을 취했다. “여행을 하는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하면서 나는 내가 그토록 원하던 치유를 받았습니다.” 그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Today I complete the first leg of my journey when I arrive in San Diego! It's been an incredible adventure. I will be...
Posted by 501 Mile Walk on Thursday, July 9, 2015
도일의 처음 계획은 구글지도에서 볼 때, 501마일을 걷는 것이었다고 한다. 아내와 자신이 함께했던 팬 그룹의 이름처럼 말이다. 비록 처음 계획한 거리보다 실제 여행거리는 더 길었지만, 그래도 그는 ‘501 마일’을 이 여행의 타이틀로 삼았다. 그는 작은 유모차 하나에 ‘작은 천사들’ 캠페인과 관련한 전단지등을 싣고 만나는 사람마다 캠페인에 동참해줄 것을 권유했다. 적게 걷는 날은 약 32km, 많이 걸을 때는 72km 정도를 걸었다. 그는 the Coast News와의 인터뷰에서 “ 캠페인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을 만났으며 암 투병 중인 환자나 그의 가족들과 많은 경험을 나누었다”고 말했다.
“어쩌면 이 여행은 나에게 그저 아내를 추모하는 여행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함께한 사람들이 이 여행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의 여행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준 건 거리의 사람들만이 아니었다. ‘코믹-콘’에서 도일은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의 패널로 참석했으며 관중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 또한 야외 스타워즈 콘서트에서 스톰 트루퍼로 변신한 6,000여명의 다른 팬들과 함께 행진을 하기도 했다. 아래는 행진을 하던 도중 찍힌 사진이다. 케빈 도일의 또 다른 여행기는 그의 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