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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이 복순이의 행방이 묘연하다

고향 바다로 돌아가 자유를 되찾은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수컷·20살)와 '복순이'(암컷·17살)가 행방불명됐다.

고래연구소가 추적조사팀을 꾸려 제주연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찾고 있지만 이들 돌고래의 행방은 방류된 지 열흘째인 15일 오전 현재 묘연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돌고래들에게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6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정주항 인근 해역에서 남방큰돌고래 태산(수컷)이와 복순(암컷)이가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남방큰돌고래가 수중에서 오징어를 입에 물고 있다.>

2년 전 방류된 '삼팔이'와 '제돌이', '춘삼이'가 방류 5∼6일 만에 발견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방류 한 달가량을 남기고 가두리를 빠져나갔던 삼팔이는 닷새 만에 야생 무리에 합류한 모습이 포착됐고 제돌이와 춘삼이는 방류 엿새 뒤 각기 따로 먹이사냥을 하며 홀로 지내는 모습이 목격됐다.

입 주둥이 윗부리가 일부 잘리고(태산이), 입이 비뚤어지는(복순이) 등 신체적 결함과 불안정한 심리상태는 이들의 야생 적응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태산이와 복순이는 이러한 모든 우려를 떨쳐버릴 만큼 잘 살아가고 있을까.

이들 돌고래는 지난 6일 제주시 함덕 앞바다의 야생적응 훈련용 가두리에서 방류됐다.

수중 그물이 열리자 가두리를 빠져나와 방류팀이 탄 고무보트를 따돌리고 동쪽인 구좌읍 김녕 방향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3명의 추적조사팀은 즉각 제주 연안을 돌며 돌고래 찾기에 나섰다.

6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정주항에서 방류된 남방큰돌고래 태산(수컷)이와 복순(암컷)이.

지난 10일 서귀포시 모슬포 앞바다에서 20여 마리의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발견한 데 이어 다음날인 11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앞바다에서 40마리의 무리를 발견했지만 태산이와 복순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었다.

너무 먼 거리에서 돌고래 무리를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나쁜 날씨 탓에 파도마저 높아 고무보트로는 무리를 뒤쫓아 가기에 역부족이었다.

제주가 제9호 태풍 '찬홈'의 간접영향권에 들어선 지난 12∼13일은 추적조사를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등지느러미에 부착한 위치추적장치의 신호는 방류 직후 얼마 안 가 끊겨버렸다.

지난번 제돌이 방류사업에서 위치추적장치를 활용한 연구는 가장 기대를 모았던 부분이었지만 2∼3주 만에 신호가 완전히 끊기며 물거품이 된 바 있다.

당시 신호가 끊기기 전에는 단 몇 시간 만에 러시아 극동 캄차카 반도 해상과 일본 오키나와 해상에서 신호가 포착되는 등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위치정보자료가 수신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똑같은 기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문제를 답습하는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추적조사팀은 위치추적장치가 등지느러미에서 떨어져 나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개체식별조사도 함께하고 있다.

바다에서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통해 돌고래 개체를 확인하는 개체식별조사는 제주 연안에서 발견되는 남방큰돌고래의 등지느러미 형태와 혈관줄기, 몸에 난 상처자국 등이 개체별로 다른 점을 이용해 개체별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연구방법이다.

지난 2007년부터 해마다 실시한 끝에 지금까지 100마리 이상의 남방큰돌고래 개체를 식별했다.

고래연구소는 동결표식과 위치추적장치 없이 가두리를 빠져나간 삼팔이의 무리 합류 여부를 알아낼 때도 개체식별조사 연구방법이 사용됐다.

추적조사팀 김현우 박사는 "태산이와 복순이가 야생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외국의 사례에서 볼 때 야생 적응을 못 한 돌고래는 어선에 다가가 먹이를 구걸하는 등 모습을 보이지만 아직 그러한 신고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두리에서 야생적응 훈련을 하면서 우울증과 같은 증세를 보이지 않았고 활어를 잡아먹는 능력도 좋아졌다"며 조만간 야생에 잘 적응하는 태산이와 복순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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