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추진 사실을 아는 사람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합병 목적을 ‘이건희 회장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경제개혁연구소는 1000명을 대상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논란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57.5%가 “논란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해당 이슈를 알고 있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합병의 목적을 어떻게 보는지 물은 결과, ‘이건희 회장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추진되는 것’이라는 답이 63.2%로 ‘회사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추진되는 것’이라는 응답(26.5%)보다 더 많았다. 이밖에 ‘모름·무응답’은 10.3%였다.
합병 목적에 대한 견해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이건희 회장 일가의 경영권 승계’로 바라보는 응답률이 젊은 연령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30대에선 74.5%가 이렇게 보았으며, 20대(71.1%)·40대(69.8%)·50대(57.3%)·60대 이상(45.2%)의 순서로 이와 같은 응답률이 높았다.
삼성물산 주식 11.2%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합병에 대해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서는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과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건희 회장 일가의 사익을 위한 것이므로 합병에 반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44.3%였고, ‘국익을 위해 합병에 찬성해야 한다’는 답은 42.5%로 1.8%포인트 차이로 오차범위 안에서 엇갈렸다.
연령대별로는 ‘반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20대·30대·40대에서 ‘찬성해야 한다’는 답보다 각각 4.2%포인트, 16.3%포인트, 19.6%포인트 앞섰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찬성 쪽 응답이 반대보다 각각 2.8%포인트, 31.5%포인트 많았다.
이념 성향별로는 자신을 진보나 중도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반대가 찬성보다 각각 34.1%포인트, 10.6%포인트 많았다. 하지만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찬성이 반대보다 32.6%포인트 더 많았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구소는 “설문조사에서 오차 범위 안이지만 합병 반대가 더 많이 나왔다”며 “삼성 쪽이 이번 합병 건과 관련해 국민의 보편적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