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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의 지위를 위협하는 슈퍼히로인이 뜨고 있다(연구결과)

  • 강병진
  • 입력 2015.07.14 13:08
  • 수정 2015.07.14 13:13

1941년, 원더우먼이 세상에 등장했다. 미니스커트, 끈 없는 탑, 무릎까지 오는 부츠를 신은 그는 전사에 가까운 여신이었다. 진실의 올가미와 무기화된 장신구로 무장한 테미스키라의 다이애나는 최초의 널리 알려진 수퍼히로인이었다. 매우 남성적인 코믹스 왕국에 꼭 필요한 인물이었지만, 사실 그는 남성 슈퍼히어로에 비하면 신체 노출이 많은 데다, ‘본디지’를 연상시키는 액세서리를 많이 했던 캐릭터였다.

그로부터 약 75년이 지난 지금, 여성 히어로는 상당히 많이 변했다. 2013년, 우리는 무슬림 미국인 여성인 ‘미즈 마블’ 카말라 칸이 포함된 ‘X-멘’ 크루를 만나기도 했다. 2014년에는 여성 토르가 나타나 코믹스 업계를 뒤흔들었고, 한 층 더 개선된 배트걸 코스튬도 등장했다. 2015년에는 여성으로만 구성된 어벤저스 같은 팀이 나올 거란 소문이 돌았다. 당시 마블은 아시아계 미국인이고 10대인 수퍼히로인 신디 문(Cindy Moon)의 이야기를 담은 ‘실크’(Silk)를 내기 직전이었다. 그리고 이 여성 캐릭터 중 누구도 티아라를 머리에 쓰지 않았다는 점 또한 중요하다.

‘보카티브(Vocativ)’의 트레이시 클라크-플로리와 탈 레즈닉의 연구에 의하면, 마블과 DC의 우주는 수십 년 전 원더 우먼이 처음 등장한 이래 성 평등으로 가는데 정말 오랜 시간을 보냈다. “여성 수퍼히어로들이 코믹스의 유리 천장을 깨고 있다.” 그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Source: Vocativ

클라크-플로리와 레즈닉은 마블과 DC 같은 코믹스 회사가 과거에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한 코믹스를 만들기를 꺼렸던 상황을 연구했다. 코믹스 독자들이 대부분 남성들, 남자 아이들일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물론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이런 가정이 꼭 맞아들어가지는 않는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 결과, 남성 캐릭터가 주인공인 시리즈가 여성 캐릭터 시리즈에 비해 118개 대 38개로 세 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믹스 역사가 팀 헨리 역시 마블과 DC는 여성보다 남성을 세 배 많이 다룬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마블은 여성이 주인공인 타이틀을 18종이나 추가했다. ‘미즈 마블’ 같은 이런 여성들은 원더우먼이 1960년대에 입던 보디수트와는 다른 코스튬을 입는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1941년부터 2015년까지의 데이터를 모아보면 1994년에 남성 캐릭터 아홉이 독립적인 타이틀을 가졌지만, 여성 캐릭터는 둘 뿐이었다. 그리고 16년이 지난 2010년은 남성 여섯에 여성 넷으로 나타났다. 작지만 중요한 도약이었다. 이후로도 여성 캐릭터들은 남성들보다 자기 시리즈를 더 빨리 얻기 시작하고 있다. ‘보카티브’에 의하면 여성 캐릭터는 독립 타이틀이 생기는데 15년이 걸리고, 남성은 18년이 걸린다고 한다.

독자들도 여기에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레이디 토르’는 남성 버전보다 30% 더 많이 팔렸다.

Source: Vocativ

*비교를 위해서, 마블의 ‘메인’ 우주인 어스-616에 나오는 캐릭터만 분석했고, 다른 캐릭터와 함께 나오지 않고, 타이틀에 자기 이름이 나오고, 최소 두 이슈 나온 캐릭터만 점수를 얻은 것으로 계산했다. 이 분석은 완전하지 않을 수도 있는 마블 내부 데이터에 의존했다.

Source: Vocativ

‘보카티브’의 필자들은 ‘레이디 토르’와 ‘신디 문’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코믹스 제작자들도 대부분 백인 남성이었고, 또한 가장 인기있는 슈퍼히어로도 백인 남성이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코믹스 역사가인 팀 헨리는 DC와 마블은 지금 여성 수퍼히어로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여성들을 더 많이 고용하는 추세라고 주장한다. 이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FiveThirtyEight의 월트 히키 또한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서 마블과 DC의 새로운 캐릭터들이 아직도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구의 절반은 여성인데, 코믹스에서는 이 비율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히키 역시 제작자 쪽에서 태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데에는 동의했다.

결국 코믹스에 나타난 인구적 문제를 변화시키는 열쇠는 더 많은 여성들과 소수자들이 스토리를 쓰고, 일러스트를 그리고, 코믹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데 있다. 머지않아 현실적인 코스튬과 체형을 지닌 여성 슈퍼히로인이 더 많이 나올지도. 영화로 본다면, ‘어벤져스’의 블랙위도우 또한 ‘캡틴 아메리카’의 조연으로 등장하는 대신, 독자적인 시리즈를 갖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Watch Out, Wonder Woman, Female Superheroes Are On The Ris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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