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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시트' 놓고 독일-프랑스 격돌 : 유로존 정상회의 결론 못 내려

  • 허완
  • 입력 2015.07.13 04:41
  • 수정 2015.07.13 04:46
German Chancellor Angela Merkel, left, speaks with French President Francois Hollande, center, and Greek Prime Minister Alexis Tsipras during a meeting of eurozone heads of state at the EU Council building in Brussels on Sunday, July 12, 2015. Skeptical European creditors raced Sunday to narrow differences both among themselves and with Athens, aiming to come up with a tentative agreement to stave off an immediate financial collapse in Greece that would reverberate across the continent. (AP Phot
German Chancellor Angela Merkel, left, speaks with French President Francois Hollande, center, and Greek Prime Minister Alexis Tsipras during a meeting of eurozone heads of state at the EU Council building in Brussels on Sunday, July 12, 2015. Skeptical European creditors raced Sunday to narrow differences both among themselves and with Athens, aiming to come up with a tentative agreement to stave off an immediate financial collapse in Greece that would reverberate across the continent. (AP Phot ⓒASSOCIATED PRESS

그리스 개혁안 수용 여부와 구제금융 협상 재개 문제를 결정하기 위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회의가 12일 브뤼셀에서 열렸다.

전날부터 계속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 이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에 시작된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그리스를 유로존에 남아 있게 하려는 프랑스 등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독일 등과의 격론이 벌어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막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한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협상이 힘들 것이라고 상반된 입장을 피력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정상회의장에 도착하면서 "오늘 밤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그리스뿐 아니라 유럽이 위태로운 상황이다"라면서 타결 의지를 드러냈다.

독일이 그리스에 대해 최소한 5년 동안 한시적으로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그렉시트' 해법을 제안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그리스는 유로존에 잔류하거나 탈퇴한다"라면서 한시적 탈퇴는 고려 대상이 아님을 명확히 했다.

메르켈 총리는 회의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통화를 잃었다. 그건 바로 신뢰다"면서 "오늘 협상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타결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리스와 유로존 전체의 미래와 협력 원칙에서 이점이 불리한 점보다 많을 때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전날 심야까지 9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전날 회의에서는 그리스의 개혁 의지와 신뢰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잇따라 제기된 데다 독일, 핀란드 등 일부 채권국가가 그렉시트마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져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이날 열린 유로그룹 회의에서는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산더 스툽 핀란드 재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재개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스툽 장관은 유로그룹 회의를 마친 후 그리스 정부에 대해 몇 가지 조건을 부과한 합의안을 유로존 정상회의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에 대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의 구제금융 제공을 위한 조건으로 ▲7월 15일까지 개혁입법 제정 ▲노동법, 연금, 부가가치세 개혁을 포함한 개혁 조치 조기 이행 ▲일부 국유자산 매각 등의 조치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스툽 장관은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면 3차 구제금융 협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리스 은행을 정상화하기 긴급 자금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씩 차근차근"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소식통들이 트위터에 공개한 유로그룹 합의문 초안에 따르면 채권단은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보다 강도 높은 조치들에 합의한다면 만기 연장 등의 채무 경감을 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원금을 탕감하는 헤어컷은 거부했다.

초안은 유로그룹이 지난 2012년 11월 채택한 부채 경감 약속에 따라 그리스의 부채가 지속가능한 수준이 되도록 만기 연장과 상환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채무 재조정은 그리스가 개혁안을 모두 이행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초안은 또 "유로그룹은 명목 부채 헤어컷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며 그리스가 요구한 헤어컷을 거부했다.

아울러 전날 공개된 독일 재무부의 제안대로 이번 협상이 결렬되면 그리스는 한시적으로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그렉시트'(Grexit) 협상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초안은 다만, 이는 장관들이 합의한 문서로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에 대한 개혁안 제출 시한인 지난 9일 채권단이 지난달 제시한 협상안을 거의 수용한 개혁안을 제출했다. 지난 8일에는 유로존 상설 구제금융 기관인 ESM에 3년간 자금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그리스의 개혁안에 대해 EU 집행위원회,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채권단 전문가들은 구제금융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EU 관리들이 전했다.

그리스는 재정위기에 따라 2010년 4월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1차 구제금융을 받았으며 2012년 3월 1천억 유로 규모의 채무탕감과 2차 구제금융을 받아 전체 구제금융 규모는 2천400억 유로에 이른다.

유로그룹은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규모로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일간 엘문도가 트위터에 이날 공개한 유로그룹 성명문 초안에 따르면 그리스의 구제금융 규모를 820억~860억 유로로 추정했다.

초안은 또 그리스가 유럽중앙은행(ECB)에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20일까지 70억 유로를 추가로 지원해야 하며 3차 구제금융 협상 타결 목표시점으로 추정되는 다음 달 중순까지 추가로 50억 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애초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이어 EU 28개국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앞서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오전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EU 정상회의 취소를 알리면서 유로존 정상회의를 결론이 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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