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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자본주의의 폐해를 '악마의 배설물'에 비유하다

ⓒgettyimageskorea

프란치스코 교황이 경제성장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이 가난한 이들을 '돈의 제단'에서 희생시키고 있다며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를 강하게 비판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AF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파라과이 사회 지도층 인사 등 5천여 명과 만난 자리에서 "우상 숭배와 같이 맹목적이고, 인간의 생명을 '돈의 제단'에 희생시키는 경제 모델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교황은 또 성경의 우상숭배를 언급하며 "금송아지 숭배가 돈에 대한 숭배라는 새롭고 무자비한 형태로 돌아왔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금전 숭배와 비인간적 경제의 독재로는 진정한 인류의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면서 경제발전과 부의 창출이 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지니고 소수 일부가 아닌 모든 이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특히 경제발전에서 소외된 빈자들을 돌봐야 한다면서 "가난한 이들에게서 우리를 부유하게 하려고 가난을 택하신 예수의 얼굴을 볼 수 있다"며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그들을 사랑하고 보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패와 이데올로기의 문제도 꼬집었다.

그는 "부패는 사회의 괴사이며 전염병과 같다"면서 "이는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어 "이데올로기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으며 효과도 결말도 좋지 않다"면서 "지난 세기에 이데올로기로 벌어진 일들을 보라. 이데올로기는 언제나 독재로 귀결됐다"고 비판했다.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금전 숭배'와 '경제 독재'로 비판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지난 9일 볼리비아 방문 때에는 탐욕과 그에 따른 결과를 '악마의 배설물'에 비유하기도 했다.

당시 교황은 시민사회단체 지도자들을 상대로 한 강론에서 지구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면서 "이 모든 고통과 죽음, 파괴의 이면에는 성 바실리우스가 언급했던 '악마의 배설물'의 악취가 풍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에 대한 무분별한 추종이 (세상을) 지배하고 공익을 위한 헌신은 내버려졌다. 자본이 우상이 돼 사람들의 판단을 좌우하고, 탐욕이 전체 사회경제 체제를 주도하게 되면 사회는 망가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황은 과거 17∼18세기 파라과이 등에 기독교와 유럽식 교육, 경제 구조를 전파하고 이상사회를 건설하려던 예수회 선교사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영화 '미션'으로 다뤄진 예수회 선교사들의 당시 활동에 대해 교황은 "복음 전파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 중 하나"라며 "그곳 주민들은 배고픔과 실업, 문맹, 압제를 모르고 살았으며 이러한 경험은 인간적인 사회가 가능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에콰도르와 볼리비아, 파라과이 등 남미 3개국을 순방 중인 교황은 앞서 9일 볼리비아 원주민, 사회운동가 등과 만난 자리에서는 식민 시대 가톨릭 교회가 원주민들에게 중죄를 저질렀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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