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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로 괴롭다' 담임에 호소했지만 외면당한 중학생은 자살했다

동급생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하다 자살한 일본의 중학생이 죽기 전에 반복해 담임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 열도에 충격을 주고 있다.

NHK, 교도통신, 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이와테(岩手)현 야하바초(矢巾町)에서 중학교 2학년 무라마쓰 료(村松亮·13) 군은 이달 5일 기차에 치여 숨지기에 앞서 담임교사에게 집단괴롭힘을 받아 죽고싶다고 반복해 토로했으나 외면당했다.

무라마쓰 군은 학생들이 담임교사에게 하루를 돌아보는 내용을 적어 제출하게 돼 있는 '생활 기록 노트'에 다른 학생으로부터 발길질이나 목 졸림을 당하는 등 집단 괴롭힘을 당했고 죽고 싶다고 토로했다.

집단 괴롭힘에 시달리다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학생 마쓰무라 료 군이 담임교사에게 하루를 돌아보는 내용을 적어 제출하는 노트에 '이미 죽을('市ぬ'는 '死ぬ'의 오기로 추정됨) 장소는 정해져 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담임교사는 '내일부터 (예정된) 연수를 즐기자' 붉은 글씨로 답변했다.

그러나 담임교사는 '환경이 바뀌고 익숙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있었니? 정말 안됐구나 해결됐니' 등 무신경한 답변을 달았다.

무라마쓰 군은 올해 4월부터 괴로움을 호소하다 지난달 하순에는 '사는 것이 이제 피곤해지는 것 같다'고 죽음을 암시했으나 담임은 '왜 그러니, 시험이 걱정되니', '힘내서 생활해라'고 반응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내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겠다 (중략) 이미 죽을 장소가 정해졌다'며 마지막으로 호소했으나 담임교사는 '내일부터 (예정된) 연수를 즐기자'고 무라마쓰 군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답글을 남겼다.

결국, 무라마쓰 군은 이달 초부터 학교를 결석하다 5일 열차에 치여 숨졌다.

경찰은 자살로 추정하고 수사하고 있다.

무라마쓰 군이 위험 신호를 반복해 보냈음에도 담임교사는 이에 적절히 대처하거나 교장 등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학교 측이 사건 발생 후 전교생을 상대로 벌인 설문 조사에서 무라마쓰 군이 여러 명의 학생에게 지속적으로 맞거나 욕설을 듣는 것을 보고 들었다는 답변이 다수 나오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집단 괴롭힘에 시달리던 학생이 절박한 구조 신호를 보냈음에도 어른이 이를 외면해 그가 죽음을 맞게 됐으며 같은 사건이 반복해 벌어질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올해 초 수도권의 가와사키(川崎)시에서 집단 괴롭힘을 호소하던 중학교 1학년 우에무라 료타(上村遼太·13) 군이 평소 알고 지내던 청소년에게 살해돼 충격을 줬다.

우에무라 군의 어머니가 이혼 후 혼자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느라 아이가 무슨 일을 겪고 있지 잘 모른 것이 참극의 막지 못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등 어린이나 청소년의 도움 요청을 어른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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