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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영화·방송 아우른 ‘대중문화계 여걸'

  • 강병진
  • 입력 2015.07.10 06:54
  • 수정 2015.07.10 06:55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쳐/경향신문

출판·영화·방송 등에 걸친 광범위한 활동으로 ‘대중문화계 전설적 여걸’로 불리던 전옥숙(사진) 전 시네텔서울 회장이 9일 오전 9시 별세했다. 향년 87.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고인은 이대 국문과를 다니며 연극반 활동을 했다. 육군 중령 출신 홍의선씨와 결혼한 뒤 60년대부터 부부 영화 제작자로 이름을 알렸다. 60년 신문 형태인 <주간영화> 발행을 시작으로, 63년 서울 답십리에 국내 첫 영화촬영소인 은세계영화제작소를 설립했다. 64년부터는 연합영화사 대표를 맡아 영화계 홍일점 제작자로 활약했다. 첫 영화 <부부 전쟁>(1964)에 이어 소록도에서 생활하며 남편의 한센병을 완치시킨 김숙향씨의 실화를 그린 <그대 옆에 가련다>(1966)를 제작해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는 74년부터는 일본에서 복간된 월간 <일본연구>의 발행 겸 편집인을 맡았다. 일부에서는 73년 ‘김대중 도쿄 납치사건’으로 악화된 일본내 반 박정희 정서를 무마하고자 정권 차원에서 지원한 홍보잡지라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일어판 문학계간지 <한국문예>도 발간한 그는 ‘시베리아 유키코’라는 별명으로 한-일 문화계는 물론 외교가에서도 상당한 인맥과 영향력을 자랑했으며 90년대 말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도 관여했다.

그는 75년 국내에서 <소설문예>도 창간해 문인들과 교류의 폭을 넓혔고, 80년대 가수 조용필의 노래 가사를 작사해주며 후견인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울, 서울, 서울’과 ‘생명’이 그의 작사곡이다.

그는 84년 국내 첫 독립 프로덕션이자 외주제작사인 시네텔서울을 설립해 방송사업에 진출했다. 85년 문화방송 베스트셀러극장에서 방영된 드라마 <웃음소리>(심현우 연출·정애리 주연)가 그 첫 작품이다. 91년에는 한국방송아카데미를 열어 종합유선방송 시대에 대비한 방송인 양성에도 앞장섰고, 95년에는 ‘북한판 전원일기’로 알려진 <북촌일기> 제작을 추진하기도 했다.

2000년대 이후 일선에서 물러나 대중에 노출된 적이 거의 없던 고인은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주의 영화감독’으로 등장한 홍상수씨의 어머니로 세간에 다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아들 홍영수(MDS회장)·상수(건국대 교수), 딸 난실씨와 사위 오세정(서울대 교수), 며느리 조성혜씨가 있다. 빈소는 건국대병원이며 발인은 11일 오전 10시다. (02)2030-7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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