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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정치인 "한국·중국인 똑같이 '찢어진 눈'"

  • 김병철
  • 입력 2015.07.09 16:15
  • 수정 2015.07.09 18:36

지난 5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벌어진 반중 시위

터키 야당 대표가 최근 극우 세력의 한국인 관광객 오인 공격 사태를 두둔하면서 한국인과 중국인은 '찢어진 눈'이 같다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는 9일(현지시간) 민족주의행동당(MHP)의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가 인터뷰에서 "한국인과 중국인은 뭐가 다른가? 그들 모두 찢어진 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4일 이스탄불 최대 관광지인 톱카프 궁에서 MHP를 지지하는 청년 극우단체가 반중 시위 도중 한국 관광객들을 중국인으로 잘못 알고 공격한 사건을 두둔한 발언이다.

이 시위는 중국 당국이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 기간에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무슬림들에 대해 종교의식을 제한했다는 터키 언론들의 보도로 촉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흐첼리 대표는 "그들(시위대)은 젊은 사람"이라며 "일부는 이런 젊은 사람들을 (거리로) 끌어내 수 있고 그들을 따를 수도 있다"며 이번 공격을 일부 젊은이들의 일탈된 행동인 것처럼 두둔했다.

그는 극우주의자의 공격들을 비난하는 대신 "몇몇 사람들을 선동하는 것은 쉽다"고만 언급했다.

이런 발언이 보도되자 트위터 터키인 이용자들은 정당 대표가 국적과 무관하게 관광객을 폭행한 것을 비판하는 대신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비난하는 글들을 쏟아 냈다.

터키인 트위터 이용자 '사바스튜르크'는 "누군지도 모르고 관광객을 때리다니, 이것도 모자라 정당 대표가 중국인과 한국인의 외모가 같다고 설명한다, 불쌍한 인간들"이라고 썼다.

또 다른 터키 이름인 '이을드름'란 이용자는 "바흐첼리가 중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이라고 말했단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관광하러 온 손님인데"라고 비판했다.

터키 언론사가 바흐첼리 대표의 발언을 조롱한 만평

터키 언론 에브렌셀이 바흐첼리 대표가 중국인과 한국인의 외모가 차이 없다고 말한 것을 비꼬는 만평도 트위터에서 공유되고 있다.

주터키 대사관 관계자는 "해당 인터뷰의 발언을 알고 있으며 발언 배경 등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터키 대사관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이후 "지난 4일 이스탄불 도심 관광지 인근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습니다. 터키를 방문하는 우리 국민들께서는 안전을 위해 시위현장에는 가급적 접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라고만 쓴 공지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중국 환구시보에 따르면 주터키 중국대사관이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을 통해 "최근 터키 내에서 여러 건의 반중시위가 발생해 일부 중국 관광객들이 습격을 받았다"며 "터키에 머물고 있는 모든 중국 여행자는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시위대에 접근하거나 시위대 사진을 찍는 행위는 절대로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한편, 극우 단체 200여명은 이날 주이스탄불 태국영사관을 공격해 9명이 연행됐다. 이번 공격은 태국 정부가 지난 3월 터키로 망명하기 위해 불법입국한 위구르인들을 중국으로 강제송환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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