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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영국대사관이 여수 거문도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이유

  • 허완
  • 입력 2015.07.09 12:24
ⓒGettyimageskorea

영국군 묘지가 있는 전남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와 주한 영국 대사관의 아름다운 인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주한 영국 대사관은 거문도 주민들이 영국군 묘지를 관리해준 데 대한 보답으로 거문중학교에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9일 여수시와 여수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주한 영국 대사관은 지난 2005년부터 거문도를 방문, 영국군 묘지를 참배하고 거문중학교에 첫 장학금을 전달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150만∼550만원을 전달했다.

양측의 인연은 거문도 주민 윤덕춘(78)씨 등이 관리가 허술하던 영국군 묘지를 수년째 자비를 들여가며 관리하면서 시작됐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된 영국대사관 측은 윤씨 등에게 주민을 위한 사업으로 무엇이 적당한 지 논의한 끝에 장학금 지급을 하게됐다.

장학금은 '한영협회'에서 기부금 형식으로 마련해 대사관을 통해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문도에 영국군 묘지가 생기게 된 사연은 영국 함대가 러시아의 남진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 1885년 4월부터 1887년 2월까지 일시 적으로 거문도를 점령했던 데서 비롯됐다.

점령 당시 총기나 폭발물 사고 또는 질병 등으로 숨진 병사 9명이 묻혔고, 이 가운데 6명은 영국으로 이장되고 3명의 묘지만 현재까지 남아 있다.

영국군은 점령 당시 시설공사에 주민들을 동원할 때 임금을 주고 땅을 사용할 때에도 사용료를 지급하는 등 '신사적' 방식으로 접근해 주민들로부터 상당히 우호적인 반응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문도의 이들 영국군 묘지는 거문도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매우 특별한 역사적 현장과 사적지로 기억돼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여수시는 거문도와 영국의 이같은 인연을 한층 강화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자 이미 지난 2012년 영국군 묘지 주변을 '거문도 역사문화 체험지구'로 지정하고 18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원 정비, 돌담 조성, 조경, 탐방로 0.8㎞ 조성 등을 마쳤다.

정용현(66) 거문도 관광해설사는 "주한 영국대사관의 장학금 지급은 대사관이나 한영협회 관계자들이 거문도를 방문할 때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차원에서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역사적 사실과 이러한 인연을 잘 살려 한·영 양국간 유대도 다지고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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