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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협상 타결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 허완
  • 입력 2015.07.09 09:51
  • 수정 2015.07.09 09:54
German Chancellor Angela Merkel looks up as she arrives for an emergency summit of eurozone heads of state or government at the EU Council building in Brussels on Tuesday, July 7, 2015. Greek Prime Minister Alexis Tsipras was heading Tuesday to Brussels for an emergency meeting of eurozone leaders, where he will try to use a resounding referendum victory to eke out concessions from European creditors over a bailout for the crisis-ridden country. (AP Photo/Virginia Mayo)
German Chancellor Angela Merkel looks up as she arrives for an emergency summit of eurozone heads of state or government at the EU Council building in Brussels on Tuesday, July 7, 2015. Greek Prime Minister Alexis Tsipras was heading Tuesday to Brussels for an emergency meeting of eurozone leaders, where he will try to use a resounding referendum victory to eke out concessions from European creditors over a bailout for the crisis-ridden country. (AP Photo/Virginia Mayo) ⓒASSOCIATED PRESS

유로존이 그리스와 협상의 최종 데드라인을 오는 12일로 정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채무재조정을 해줘야 타협이 가능하다는 현실론과 부채 탕감은 형평에도 안맞고 규율을 무너트린다는 원칙론이 대결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어느 쪽이든 한발 물러서 양보하지 않으면 합의가 어려운 상황으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라는 파국까지 배제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유로존의 최후통첩에도 12일 이후에도 협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다시 그리스에 넘어간 공…운명의 날까지 나흘

유로존이 그리스에 새 개혁안 제출을 요구함에 따라 공은 다시 그리스로 넘어갔다.

그리스가 제출안 새 개혁안은 11일 유로존 재무장관협의체인 유로그룹이 먼저 논의를 한다. 하루 뒤인 12일에는 28개국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모여 유로그룹 판단을 놓고 협의를 한다.

그리스는 9일 개혁안 제출을 앞두고 유로존 상설 구제금융 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자금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 지원서에는 그러나 자금 규모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유로그룹의 이날 전화회의는 취소됐고, 대신 각국 재무부 관리들로 구성된 '유로워킹그룹'이 그리스 제안을 검토하게 된다.

치프라스 총리는 협상 전망을 낙관했다.

그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로존 정상들이 정한 12일 시한까지 채권단의 요구를 충족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 국제통화기금(IMF)·미국 등 '채무 재조정' 압박

협상 타결 시한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IMF와 미국 등은 유로존에 해법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다. 양측은 모두 채무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그리스에 채무조정이 필요하다면서 해법 마련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이미 그리스의 부채탕감 필요성을 밝힌 보고서가 유출되면서 그리스 해법을 두고 유로존과 시각차가 노출된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그리스가 이행해야 할 각종 개혁방안과 더불어 필요한 또 하나의 조치는 채무 조정"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위기를 방관할 수 없는 미국 쪽에서도 협상을 압박했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그리스와 채권단은 유로지역이 손상되지 않도록 합의해야 한다"며 "장기적 해결책에는 그리스의 채무 재조정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도 "우리의 의무를 다하기 위한 재정개혁 제의와 채무 재조정안이 유럽 납세자에게는 부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채무 재조정안이 협상안에 포함될 것을 시사했다.

◇ 채무탕감이냐 만기연장이냐

채무재조정 필요성이 계속 논의돼온 만큼 그리스의 채무 재조정 요구가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채무재조정(debt restructuring)은 만기 연장 뿐만 아니라 부채를 줄여주는 방법을 통해 채권자의 부채 부담을 낮춰주는 것도 포함된다.

그러나 부채를 줄여주는 것에는 독일의 거부감이 커 '부채탕감(haircut)'에 대한 합의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도 부채를 줄여주는 것은 논의대상이 아니지만 만기 연장(rescheduling)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누구도 부채 축소, 헤어컷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시간을 두고 채무상환 일정을 재분배하는 것이 논의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가 부채 탕감 요구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만기연장쪽으로 기울 공산이 크다.

채권단의 협상안에 '반대'의 뜻을 밝힌 그리스 국민들도 장기간 이자만 지급하고 부채부담을 더는 방안을 수용할 수 있다.

열쇠는 독일이 쥐고 있다. 그리스의 요구를 얼마나 수용할지를 결정할 실질적인 채권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집권당 내부 반발에 부딪힌 상태여서 협상 타결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9일 독일 언론을 인용해 독일 대연정을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 연합 의원 311명 중 100명 이상이 그리스와의 협상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 협상 타결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협상이 타결될지 여부를 속단할 수 없다.

그러나 그리스 뿐아니라 미국, 독일, 프랑스 등 대부분의 채권국들도 그렉시트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협상이 완전한 파국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은 꽤 있다.

채권단은 그리스의 개혁안을 오늘 접수한 뒤 12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잠정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부분적인 타결을 이룬 뒤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박유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단이 제한된 수준의 타결을 제시하고 협상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에 ECB의 채권만기가 돌아오는 20일까지 협상이 마루되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한달의 유예기간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단이 그리스의 디폴트를 결정하지 않는다면 8월중순까지 지리한 협상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그리스 자본통제 13일까지 연장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그리스의 자본통제는 오는 13일까지 또다시 연장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권에 제공하는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다시 동결함에 따라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 은행 문을 열기는 어려워진 것이다.

은행들의 영업은 계속 중단될 예정이고 현금자동출금기(ATM) 인출한도도 60유로로 계속 유지된다.

은행들이 보유한 현금은 거의 바닥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이 결정되면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대형은행들의 폐쇄와 인수합병(M&A)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됐다.

로이터통신은 EU 관리를 인용해 그리스 내 4대 은행인 내셔널뱅크오브그리스, 유로뱅크, 피레우스뱅크, 알파뱅크가 2개로 통폐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구제금융 합의가 나오지 않으면 이미 ECB가 주말 이후까지 지원이 연장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해 그리스 은행권은 문을 열자마자 일제히 파산할 수밖에 없다.

구제금융 결렬 후 은행권의 도산을 막기 위해서는 그리스 정부가 새로운 통화를 발행하는 것이 불가피해진다.

Is Grexit inevitable? | FT Comment - Financia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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