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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협상 재개 땐 채무탕감 불가피 : 'IMF 보고서' 최대 쟁점 될듯

  • 허완
  • 입력 2015.07.06 04:00
  • 수정 2015.07.06 06:43

업데이트 : 2015년 7월6일 10:45 (최종 개표 결과 등 반영)

그리스가 5일(현지시간) 실시한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채권단과 협상을 재개한다면 채무탕감이나 만기연장이 이뤄질지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이 제시한 긴축안에 대한 반대가 압도적으로 우세하게 나온데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채무탕감과 만기연장의 필요성을 시인한 보고서를 내놔 채권단의 협상안에 이런 내용이 새로 담길 가능성이 커졌다.

오는 7일 열리는 유로존의 긴급정상회의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이런 내용으로 다른 회원국 정상들과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IMF 보고서 "530여억유로 채무탕감·20년까지 상환유예"

IMF는 지난달 26일 작성해 채권단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유럽중앙은행(ECB)과 공유한 보고서에서 그리스의 부채가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만기연장과 부채탕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MF가 공식문서에서 채무탕감의 필요성을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F의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2014년 말 현재 그리스 정부의 총부채 규모는 3천173유로며, GDP 대비 부채비율은 177%에 이른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에서 올해 10월부터 2018년 말까지 519억 유로의 신규자금이 수혈돼야 그리스의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그리스가 신규자금을 수혈받더라도 가장 낙관적으로 전망했을 때 그리스의 부채비율이 2020년에 150%, 2022년에 140%까지밖에 안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 IMF, "그리스에 부채경감·추가지원 필요" : '강경파'와 다른 목소리

2012년 채권단인 IMF와 EC, 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와 합의한 지속 가능한 부채비율 110%에 도달하려면, GDP의 30%에 해당하는 액수가 탕감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그리스의 작년 GDP 1천790억 유로의 30%는 537억유로(약 67조원) 가량 된다.

보고서는 또 그리스의 상환 유예 기간을 20년까지, 상환 기한은 40년까지 늘리고, 적어도 2018년까지는 버틸 수 있게 추가적 금융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비관적인 시나리오상 앞으로 그리스의 연평균 실질GDP 성장률이 1%에 그친다면, 그리스의 부채비율은 향후 60여 년간 100%를 웃돌 것이기 때문에 만기연장과 더불어 상당한 수준의 부채탕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가능한 부채탕감 규모로 그리스 대출기금 531억 유로(약 66조원)를 제시했다.

◇ 앞으로 협상 전망은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국민투표 결과가 확정되자 거듭 IMF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이번에는 협상 테이블에 부채탕감 문제를 올릴 때"라며 채무 재조정을 요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앞서 IMF 보고서가 공개되자 30% 부채탕감과 만기 20년 연장을 요구한 바 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도 국민투표의 반대는 채무 경감이 포함된 협상안 타결이라고 밝혔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 등은 자국의 납세자를 의식해 채무 재조정에 반대했지만,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으로는 부채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한 바 있다.

폭로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한 도청 문건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11년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아도 부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EU 채권단은 2012년에도 그리스가 재정수지 목표를 달성하고 구제금융 프로그램 정책들을 이행한다면 추가 '채무 경감'(debt relief)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다만, 채권단은 치프라스 총리가 협상 파트너로서 신뢰를 잃었다고 비난해왔기 때문에 그를 제외하고 채무재조정에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일자 기사에서 협상이 재개되면 그리스는 3천억 유로 규모의 정부부채 일부를 경감받을 수 있겠지만 치프라스 총리와 합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2014년말 그리스의 정부부채 3천173억 유로 중 IMF가 270유로, EU가 1천948억유로, ECB가 260억유로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전체 그리스 채무 중 트로이카에 진 채무는 7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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