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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기관을 자기 머리에 찔러 자가 수정하는 벌레(사진)

  • 박세회
  • 입력 2015.07.04 13:36
  • 수정 2015.07.04 13:37
The flatworm Macrostomum hystrix has very large testes, which represent approximately 15% of the body volume (this image was stitched together from three separate images).
The flatworm Macrostomum hystrix has very large testes, which represent approximately 15% of the body volume (this image was stitched together from three separate images). ⓒlukas.scharer/Flickr

이례적인 번식 전략을 쓰는 생물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이 벌레는 좀 괴상하다.

투명한 수생 편형동물 매크로스토멈 히스트릭스(Macrostomum hystrix)는 바늘 같이 생긴 생식기관을 사용해 짝짓기 상대의 몸에 정자를 주입한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이 생물은 자기 머리를 찔러서 스스로 수정을 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독일 빌레펠트 대학과 스위스 바젤 대학의 생물학자들은 조작된 환경에서 이 벌레들의 번식 습관을 관찰했는데, 고립된 개체들 사이에서 이런 놀라운 행동이 더 많이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7월 1일에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저널에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1.5mm 길이의 벌레들 50마리는 고립된 환경에 한 달 동안 두었고, 다른 50마리는 세 마리씩 그룹으로 묶어 지내게 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그룹에 있는 벌레들은 꼬리 쪽에 정자가 더 많았던 반면 고립된 벌레들은 머리 쪽에 정자가 더 많았다.

“우리에겐 소름끼치는 이야기로 들리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진화 생물학자 스티븐 A. 램이 가디언에 말했다. “대안은 아예 번식하지 않는 거니까, 나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거죠.”

자웅동체인 이 벌레가 난자와 정자를 동시에 생산하기는 하지만, 디스커버리 뉴스에 의하면 다른 개체와 교미를 통해 번식할 수도 있다. 교미를 할 때도 이들은 바늘 같은 성기로 상대 몸 어딘가를 찔러 정자를 주입한다.

“피하 주사로 정자를 주입하고, 성적 충돌의 맥락에서 바늘 같은 장기가 다른 개체의 몸에 정자를 주입하려 하는 형태로 진화했다는 것 자체도 흥미롭지만, 이 벌레들이 그 무기를 자기 자신에게 사용하고, 교미 상대가 없어도 번식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매혹적입니다.” 램이 NBC 뉴스에 말했다.

실험에서 혼자 있었던 벌레들은 새끼를 낳긴 낳았다. 하지만 디스커버리에 의하면 다른 개체와 짝을 짓는 것이 유전적으로 더 다양한 집단을 생산하기 때문에 더 낫다.

그것이 종의 미래를 위해서도 더 좋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Aquatic Worm Species Can Inject Its Own Head With Sperm To Reproduce, Scientists Discover'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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