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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언론들 그리스 총리 치프라스 거칠게 비판하며 조롱

서방 언론이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에게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철없는 어린애를 대접할 이유가 있느냐'는 거친 말까지 나왔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 일부 언론에는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는 치프라스 총리의 사진이 실리고 "돈을 내놓지 않으면 쏜다"라는 헤드라인마저 등장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치프라스가 매를 벌었다'는 제목의 기사로 현 사태의 책임이 치프라스 총리에게 있다고 몰아붙였다.

그리스가 수 년간의 경제정책 실패와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국민의 고통을 초래했는데도 치프라스가 그간 관대한 조건으로 돈을 빌려준 국제채권단을 물고 늘어진다는 것이다.

FT는 치프라스 정부가 유럽국가에서 돈을 더 끌어내려다 일련의 경제개혁 조치로 거둔 성과마저 내던지고 있는 형국이라며 치프라스가 버틸수록 그리스의 고통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30년 만기로 장기 대출을 해주는 등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관대한 대우를 해줬고 조건부 추가 부채탕감 제안까지 나왔는데도 그리스가 만족할 줄 모른다면서 "철없는 어린애는 대접해 주는 게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격적으로 국민투표를 발표한 치프라스 총리를 게임 막판에 몰린 체스 플레이어에 빗댔다. 상대편이 반칙이라고 여길만한 대담한 수를 두는 절박한 처지라는 것이다.

NYT는 국민투표라는 전격 제안에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치프라스의 숨은 의도가 깔려 있으며 치프라스가 국민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은 채 국민투표를 밀어붙여 민주주의를 강화하기는 커녕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을 전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그리스 국민이 심연에서 끌어내줄 지도자를 찾고 있다면서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차기 지도자를 거론하며 치프라스를 겨냥했다.

그러나 현 사태의 책임을 치프라스 총리에게서 찾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반박도 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이 처음부터 그리스에 현실적인 도움이 될만한 최선을 처방을 찾으려 하지 않고 유럽 내 위기 확산을 우려하는 독일과 프랑스에 끌려다녔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국제채권단의 속마음은 그리스의 채무상환보다는 좌파정권 퇴진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국제채권단에서 나온 돈이 독일과 프랑스 은행을 비롯한 민간 채권단의 부채 상환에 투입됐다고 꼬집으며 유럽 정상 다수가 그리스 정부의 태도를 불편하게 여긴다고 지적했다.

독일 주요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3일 자신의 머리에 총으로 겨누고 있는 치프라스 총리의 가상 이미지를 1면에 게재하고 "돈 내놓아라, 안 내놓으면 쏘겠다"라는 제목을 달았고, 최대 발행부수의 대중지 빌트는 "우리가 세금으로 그리스에 수십억 유로를 더 주어야 하는가"라고 물으며 찬반의견을 묻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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