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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최측근의 딸, 시리아 난민들에게 방을 내어주다

  • 박수진
  • 입력 2015.07.02 13:12
  • 수정 2015.07.02 13:44
A Syrian refugee holds a German flag at the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office as he waits with his family to board a bus to Beirut International Airport for a flight to Germany where they have been accepted for temporary resettlement, in Beirut, Lebanon, Thursday, Oct. 10, 2013. The dozens of Syrians heading to Germany on Thursday were the second  batch of the 4,000 refugees that Germany has accepted to receive on two-year visas while Syria remains mired in a two-year civil war that has killed over 100,000 people, displaced 5 million within their own country, and prompted another 2 million people to flee the country as refugees. (AP Photo/Hussein Malla)
A Syrian refugee holds a German flag at the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office as he waits with his family to board a bus to Beirut International Airport for a flight to Germany where they have been accepted for temporary resettlement, in Beirut, Lebanon, Thursday, Oct. 10, 2013. The dozens of Syrians heading to Germany on Thursday were the second batch of the 4,000 refugees that Germany has accepted to receive on two-year visas while Syria remains mired in a two-year civil war that has killed over 100,000 people, displaced 5 million within their own country, and prompted another 2 million people to flee the country as refugees. (AP Photo/Hussein Malla) ⓒASSOCIATED PRESS

사진: 2013년 베이루트에서 독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리아 난민. 사진이 찍힌 것은 2013년 10월 10일로, 이날 임시 체류 허가를 받은 시리아 난민 4천여 명이 한꺼번에 독일로 날아갔다.

히틀러 최측근의 딸이 자신의 집 방 두 칸을 시리아 난민들에게 내줬다. 그 말고도 유럽에는 난민들에게 자신의 집이나 방 한 칸을 내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1. 독일 베를린 - 히틀러 최측근, 알베르트 슈페어의 딸이자 정치인 78세 힐데 슈람.

올해 나이 78세의 독일 정치인 힐데 슈람은 자신의 긴 정치경력보다 가족적 배경이 더 유명한 인물이다. 슈람의 아버지는 히틀러의 최측근으로 나치 정권의 군수 장관을 지낸 건축가 알베르트 슈페어다. 나치 정권에서 전쟁을 일으킨 전범으로 뉘른베르크 재판에 넘겨져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인물이다.

자신의 아버지의 잘못을 분명하게 알고 있는 힐데 슈람은 자신이 사회에 좋은 일을 할 방법을 찾았다. 바로 베를린에 있는 자신의 빌라에서 시리아에서 내전을 피해 온 난민들과 함께 사는 것이다. 빌라에 사는 난민은 26살 의사 지망생 아흐마드 알 하잘리와 그 친구 니자르 알 마하메드다.

79년 된 이 빌라는 슈람 부부가 1960년대에 구입해 친구들과 함께 아이 6명까지 포함해 총 22명이 함께 살았던 집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구성원은 때로 바뀌기도 했다. 최근 이 중 일부가 이사가 방 두 개가 비게 되면서, 슈람은 이 방들을 난민들에게 제공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이곳에 거처를 마련한 것이 하잘리와 마하메드인 것이다.

하잘리는 베를리너짜이퉁 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굉장히 운이 좋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하잘리는 아직도 난민 센터 상담원이 처음으로 그와 친구가 쓸 수 있는 방이 두개 생겼다고 말할 때를 기억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렇게 이들은 슈람 공동체의 일원이 됐다.

#2. 독일 바이에른 오토브룬 - 60세 주부 모니카.

슈람의 이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에는 난민들에게 자신의 집 공간을 내어주는 이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같은 독일, 바이에른 북부에서도 젊은 시리아 난민들과 함께 사는 여성의 소식이 보도된 바 있다. 오토브룬에 사는 모니카는 남편이 죽고 아이들을 독립시킨 후 직접 망명지원센터에 전화를 걸어 방을 제공하겠다고 자청했다. 모니카는 자신이 불편을 겪더라도 한 사람이 전체 사회에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한 명의 난민이 난민 센터가 아니라 집에서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3. 이탈리아 트레비소 - 54세 역사·철학 교사 카노바 클라씨코.

지난달에는 이탈리아의 한 교사가 자신의 집에서 아프리카 출신의 난민 6명과 함께 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시칠리아를 통해 이탈리아에 들어온 19세에서 30세 사이의 청년들로, 나이지리아인 2명, 가나인 2명, 감비아인 2명이다.

#4. 다시 독일 베를린 - 철강 대기업의 전 최고 관리자.

Ein ehemaliger Top-Manager beherbergt in seiner Villa an der Berliner Stadtgrenze eine Flüchtlingsfamilie. Sie zahlt für eine eingegliederte Wohnung Miete - einen Euro im Monat.

Posted by Tagesspiegel.de on Thursday, 18 June 2015

철강 및 건설 회사 베르너 마이어의 톱 매니저로 퇴직한 이 백만장자는 관련 기관에 전화해 자기 별장에서 빈집을 무료로 한 가족에게 제공했다. 위 사진 속 젊은 엄마와 그 아들이다. 이 엄마는 무료로 살게 된 집에서 독일어를 익히며 일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에 사는 사람들은 wie-kann-ich-helfen.info(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링크)를 통해 난민들에게 자신의 방을 제공해주는 절차를 문의할 수 있다. Flüchtlinge Willkommen(난민들을 환영합니다) 홈페이지(링크)에서도 관련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허핑턴포스트 독일판의 Tochter von Hitler-Vertrautem Albert Speer: Hilde Schramm teilt ihre Berliner Villa mit syrischen Fluchtlingen를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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