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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이 누릴 수 있는 한여름의 호사 '갈대발 지붕'(사진)

ⓒ국립현대미술관

빗방울 치거나 바람이 불면 서걱거리는 소리가 지나간다. 깔판 위에 누워보니 아래 땅바닥의 나무 껍질들에서 향긋한 나무향기가 올라온다. 눈 위로는 갈대발로 촘촘하게 짠 천장이 강렬한 햇빛을 툭툭 쳐낸다. 갈대발이 요철 모양으로 물결 치듯 이어진 지붕 아래서 누리는 한여름의 호사가 여유롭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갈대발 지붕이 서울 북촌의 또다른 볼거리로 등장했다. 젊은 건축가 그룹 SoA(이치훈, 강예린)가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마당에 이 미술관의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선정작품으로 설치한 ‘지붕감각’이란 구조물이다. 폭 1. 5m의 중국 산둥산 갈대발을 금속 지지대를 대고 죽죽 늘어지도록 이어붙여 만들었다. 무엇보다 솔깃한 건 갈대지붕 안 공간에서 앉거나 누워서 서늘한 기운과 주변 풍경을 누릴 수 있다는 것. 바닥 곳곳에 발로 된 깔판들이 놓여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래로 늘어진 갈대발 지붕 곳곳에 원형으로 구멍을 뚫어 구멍 밖으로 머리를 내밀면 녹음낀 인왕산의 싱그러운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강예린, 이치훈 건축가는 “잊혀져가는 옛 지붕의 느낌을 주름진 갈대발을 통해 되살리려 했다”고 말한다. 갈대발 사이로 햇살이 스며드는 그늘과 갈대자락들이 서로 부딪혀 내는 소리를 음미할 수 있는 이 휴식 공간은 9월30일까지 관객과 만난다.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국립현대미술관이 뉴욕현대미술관, 현대카드와 손잡고 지난해부터 유망 건축가들을 발굴, 소개하기 위해 시작한 문화프로젝트다. 서울관 8전시실에서는 ‘지붕감각’의 설치 과정을 담은 기록 모형과 함께 이 프로젝트의 최종 후보군에 올랐던 국형걸, 네임리스 건축(나은중, 유소래), 씨티알 플롯(오상훈, 주순탁), 건축사사무소 노션(김민석, 박현진)+빅터 장의 작품 등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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