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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투성이 자폐아, 가해자는 없다

  • 원성윤
  • 입력 2015.07.01 08:21
  • 수정 2015.07.01 09:57
ⓒhttp://mingi123.tistory.com/m/post/2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폐 아동이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폭행을 한 것으로 지목된 당사자들의 학부모들이 이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3학년 A군의 어머니 B씨는 지난달 29일 밤 '아들이 학교 친구들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며 △가해자 처벌 △피해학생의 보호 △책임있는 관리 감독자 지정 △학교 측의 재발 방지를 촉구 등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의 글을 인터넷 블로그에 올렸다.

"아들이 학교 친구 두 명과 일명 '체포 놀이'란 것을 수시로 했는데, 아들은 매번 경찰에 붙잡힌 범인처럼 뒤에서 손을 잡힌 채 꼬집히거나 발로 차였다. (아들이) 이 사실을 어른들에게 털어놓자 5월 13일 가해 학생들에게 성기 일부가 잡아 뜯기는 성폭력을 당했다. 아들이 '방부제를 먹으면 하늘나라로 가지요?'라고 내게 물었다. B가 죽음이 무슨 의미인지 알긴 했을까. 겨우 10살 된 자폐아이의 현실은 어쩌다가 이 세상의 인연을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지옥이 되어 버렸냐"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인터넷에 글을 올린 지 이틀 만에 6만명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증거와 증인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몇 차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연 끝에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이 A군을 괴롭힌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적 학대는 증거와 증인이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가해 학생들에게는 올해 종업식 때까지 접촉과 보복을 금지하도록 하고 학부모와 함께 2시간씩 특별교육을 받게 했다. 현재 이들 학생과 A군 모두 학교에 나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지금도 가해 학생 부모들은 잘못을 뉘우치면서 반성을 하기는커녕 말도 안 되는 변명을 일삼고 저희 가족이 누명을 씌웠다는 여론을 조성하여 비난을 하고 있다”고 했다. (7월1일, 국민일보)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학부모 역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학부모는 A군의 어머니가 글을 올리기 몇 시간 전 '목격자를 찾을 수 없는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피해 부모가 퍼뜨리고 있다'는 취지의 반박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가해자로 지목된 한 학생의 어머니는 본지 통화에서 "A군이 폭행당했다는 그 날 쉬는시간, 아들은 교실에서 다른 아이들과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는 증언이 나왔고, (피해자 측에서)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5월 13일에 학교에서 만난 A군은 나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걸어오기도 했다"며 피해자 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피해 학생과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중 1명은 유치원도 같이 다녔고 부모들끼리도 아는 사이로 알려졌다. (7월1일,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A군의 부모가 지난 18일 경찰에도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경찰은 가해자들이 형법상 처벌이 불가능한 형사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사건을 각하(却下)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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