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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게이 프라이드 행진...'미국 동성결혼 전면인정' 환호

ⓒGettyimagesz

미국 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역사적 판결을 내리고서, 첫 일요일인 28일(현지시간) 전 세계의 주요 도시들에서 '게이 프라이드'(동성애자의 자긍심) 행진이 열렸다.

동성애자 인권운동의 중심지이며 '세계 게이들의 수도'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날 '예외 없는 평등'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240개 단체 2만6천여명이 도로 행진에 참여했다.

대형 축하 장식물이 실린 트럭 30여 대와 수백 대의 자동차가 행진 참가자들과 나란히 도로를 천천히 주행하면서 퍼레이드를 벌였다.

런던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 행진.

행진 대열에는 새하얀 웨딩 드레스, 무지개색 스커트, 천사 날개가 달린 옷 등 특이한 의상을 입고 나온 이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마켓 스트리트를 비롯해 행렬이 지나가는 시가의 보도에는 행렬을 구경하려는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동성애자·양성애자·트랜스젠더(LGBT)의 인권을 상징하는 '빨-주-노-초-파-보'의 6색 무지개 깃발과 "사랑이 이겼다" 등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가 곳곳에 휘날렸다.

뉴욕시 맨해튼에서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동성애자 인권 운동의 역사적 장소인 '스톤월 인' 앞에서 동성 커플의 결혼식을 집례했다.

스톤월 인은 동성애자들이 많이 모이는 이른바 '게이 바'로, 1969년 6월 경찰이 여기 들이닥쳐 동성애자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동성애자 인권 유린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베를린을 가득 채운 게이 프라이드 인파.

게이 프라이드 행진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수십 년째 연례행사로 열리고 있으나, 올해 행사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 결혼의 권리를 미국 전역에서 보장하는 역사적 판결을 선고함으로써 더욱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로 치러졌다.

시카고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 행진에 참가한 니키타 로워리(28)는 이번이 게이 프라이드 행진에 처음으로 참가하는 것이라며 "이번에는 정말 경축 행사라는 점이 실감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아일랜드 더블린 등에서 열린 행진에 참가한 참석자들은 미국 대법원의 이번 결정이 동성 결혼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밝혔다.

파리 행진에 참가한 간호사 셀린 슐레비츠(25) 씨는 "곧 모든 나라에서 결혼이 가능하게 되고 모든 이들이 자유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인도, 호주 등 동성 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나라들에서는 미국 대법원의 결정이 전 세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지난주 국민투표를 통해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기로 한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는 27일 6만여 명이 동성애자 인권 운동 행진을 벌였다.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

대부분 도시에서 이번 행진은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경찰이 최루탄, 물대포, 고무 탄환 등을 이용해 행진 참가자들을 강제로 해산했다.

이는 이슬람의 단식 기간인 라마단과 이번 행사 기간이 겹친다는 이유로 터키 당국이 집회 허가를 내주지 않은 상황에서 주최 측이 행사를 강행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진과 각종 부대 행사에 참가하거나 이를 구경하는 인원은 샌프란시스코 100만명, 뉴욕 200만명, 시애틀 50만명 등에 이를 것이라고 각 도시의 행사 주최 측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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