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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퀴어퍼레이드, 성공적으로 열리다

  • 김도훈
  • 입력 2015.06.28 20:38
  • 수정 2015.06.28 20:44
ⓒ연합뉴스

한국 역사상 최대의 LGBT 퍼레이드였다.

6월 28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제16회 퀴어문화축제 폐막식이 열렸다. 전날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이 불러온 힘이었을까, 올해 퀴어문화축제 폐막식에는 사상 최대의 인원이 모였다. 경찰 추산은 7천 명이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경찰 추산은 경찰 추산이다(참고로 경찰은 이날 폐막식에 반대 시위를 벌인 개신교 단체 인원은 9천 명으로 추산한다. 퍼레이드 참여자들이 더 수가 많았음은 당연한 일이다).

서울광장에는 100여 개가 넘은 단체와 기업이 참여한 부스들이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냈고, 미국과 유럽연합을 비롯한 13개국 대사관들도 부스를 차려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리퍼트 미대사는 직접 미국대사관 부스를 방문해 대사관 직원들을 격려하며 폐막식에 참여한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겨레 신문 6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리퍼트 대사는 성소수자 센터인 '신나는 센터' 홍보를 위해 참여한 김조광수 감독을 만나 "당신 부부가 공개결혼을 한 것을 알고 있다. 미국처럼 한국에서도 동성결혼이 법제화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퍼트 대사가 직접 참여해 동성혼 법제화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미국의 축하를 폐막식에 전한 가운데, 지난 3월 7일 '리퍼트 대사 쾌유 기원 및 국가안위를 위한 경배 찬양행사’에서 부채춤과 북춤을 선보였던 일부 개신교 단체 회원들은 여전히 한국을 입고 북춤을 추고 소리를 지르며 성소수자 혐오 메시지를 전했다. 몇몇 개신교 단체 회원들은 러시아 작곡가인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맞춰 발레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참고로, 차이콥스키는 유명한 동성애자 작곡가다. 그에 반해 몇몇 조계사 스님들은 '혐오에 맞서 연대하자'는 피켓을 들고 퍼레이드에 참가한 사람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폐막식의 노른자위라고 할 수 있는 퍼레이드는 일부 보수 개신교 단체의 반대로 날짜와 시간을 여러번 바꿨지만, 오후 5시부터 서울광장을 출발해 퇴계로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2.6km 구간의 올해 퍼레이드는 예상보다 더 많은 시민의 참여를 얻어냈다. 개신교 단체들의 노골적인 혐오 메시지와 방언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경찰의 체계적인 도움으로 질서 있게 성공적으로 열린 퍼레이드는 본격적인 서울 시민들의 축제로 자리 잡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퍼레이드에 참석한 한 참가자는 이번 퀴어문화축제 폐막식과 퍼레이드의 기대를 뛰어넘는 시민 참여와 성공이 "금요일 밤 미국 동성결혼 법제화가 불러일으킨 분위기가 큰 역할을 했다"며, "그간 계속되어온 일부 개신교도들의 광적인 시위도 오히려 더 많은 성소수자와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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