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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위험 증가시키는 7차전력수급기본계획

몇 곳에 발전소가 집중되면서, 집중된 발전단지에서 전기를 송전하는 송전선로 하나가 끊어지는 등의 사고가 일어나면, 일부 발전소의 전기 공급만 멈춰서는 것이 아니라, 발전소 전체가 멈춰서면서 black-out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자력이 정책전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송전여유도와 관계없이, 7차 계획의 발전설비로 선정되었다. 그 결과, 6차에 이어 또 다시 동해안에 전력생산시설이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로써 송전체계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광역정전-black out의 위험이 발생할 확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 배보람
  • 입력 2015.06.29 12:01
  • 수정 2016.06.29 14:12
ⓒgettyimagesbank

[연속기획, 국가 주요 에너지 정책 현안 톺아보기] 3. 블랙아웃 위험 증가시키는 7차전력수급기본계획. 발전소 입지 최우선 조건, 송전여유도는 왜 무력화 되었나?

가정에서 공장에서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소비량에 맞춰 전력을 생산하는 것에 버금가게 중요한 점은 어떻게 생산된 전기를 소비자에게 안정되게 공급할 것인지의 문제이다. 그런데 지난 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 발전단지가 대규모로 집중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기 소비가 집중되면서, 송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대규모 광역 정전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위 그림에서 보듯 이미 서해안 중부, 인천, 울진/강원권, 고리/월성권역에 발전소가 편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6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규화력설비가 이 권역에 집중 배치되었다. 이렇게 몇 곳에 발전소가 집중되면서, 집중된 발전단지에서 전기를 송전하는 송전선로 하나가 끊어지는 등의 사고가 일어나면, 일부 발전소의 전기 공급만 멈춰서는 것이 아니라, 발전소 전체가 멈춰서면서 black-out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또한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은 고장전류에 따른 정전발생의 위험성도 높아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분산형 전원시스템 도입이 2차에너지기본계획에서 확정되었고, 7차전력수급기본계획 논의 과정에서 발전소 입지 여건 중 송전여유도를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상정하였다. 그러나 원자력이 정책전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송전여유도와 관계없이, 7차 계획의 발전설비로 선정되었다. 그 결과, 6차에 이어 또 다시 동해안에 전력생산시설이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로써 송전체계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광역정전-black out의 위험이 발생할 확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하나의 질문이 생긴다.

정책전원이라는 이유만으로 7차전력수급기본계획 발전설비 선정의 핵심 판단 기준 중 하나인 송전여유도를 무용지물로 만들며, black out의 위험성을 가중시키면서도 선정되어도 되는가?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우리는 이 질문을 산업부장관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다음은 송전선로 건설의 문제다. 7차전력수급기본계획 설비분과 논의 과정에서 동부하슬라의 경우, 장거리 송전선로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전기위원회의 판단 아래, 허가를 못 받아 7차 계획에서 취소되었다.

자료 출처 : 이투뉴스

영덕이나 삼척 2곳 중 하나에 신규원전이 건설되면, 위 그림에서처럼 345kV나 765kV의 송전선로 추가건설이 필요한데 이 경우 6차 계획 때 선정된, 동부허슬러 취소 사이에서 모순이 발생한다. 민간은 불가능하고 정부는 가능하다는 논리는 국가의 이름으로 또 다시 지역주민의 희생을 강요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밀양의 송전탑싸움을 기억한다. 이는 그동안 국가라는 이름아래 희생을 강요당한 지역주민들의 정당한 항거였다. 따라서 밀양 이후 지역주민의 일방적 희생을 담보로 한 송전탑 건설은 더 이상 이 땅에 발붙일 수 없다. 그럼에도 7차전력수급기본계획은 또 다른 신규고압송전선로 건설을 바탕으로 수립되었다. 현재 2019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신울진~신경기 765kV 송전선로(왼쪽 그림의 굵은 파란선)가 착공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인접 지역에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을 또 추진하는 것 자체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송전탑 건설 공사기간의 불확실성 증가 → 전력예비율 증가라는 악순환을 정부 스스로 자초하는 꼴로써, 불필요한 전력시설의 증가로 사회적 재원의 낭비를 가져온다.

이에 우리는 묻고자 한다, 이미 765kV의 송전선로와 345kV의 송전선로가 지나고 있으며, 2019년을 목표로 765kV의 추가 송전선로 건설이 예정된 지역에 다시 345kV(또는 765kV)의 송전선로가 건설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지역주민들 보고 수용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정당한 일인지를.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서울시가 원전1기줄이기 사업을 하면서 전력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며, 경기도도 최근 2030에너지비전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에너지자립도를 70%수준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아래 그림처럼 전력자립도가 낮은 서울, 경기, 대구, 대전, 광주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에너지 자립도를 높인다면 지금과 같은 송전망의 불안정성은 낮아질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경기도와 서울시의 에너지 자립도 개선 계획을 반영하여, 지역 간 에너지 평등성을 높이며, 송전망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7차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동해안에 원자력발전을 신규로 짓기보다, 폐지가 예정된 수도권 화력발전소를 친환경 고효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으로 대체하는 계획으로 7차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이것이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체계를 갖추기 위한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며, 원전건설이나 송전탑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 비용을 줄이는 최선의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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