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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에세이왕' 차지한 日 여고생(사진)

ⓒ연합뉴스

"출발하기 전부터 아주 궁금했던 점이 있었다. 그건 일본인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이미지였다. 언론의 보도를 바탕으로 생긴 내 생각은 너무나 치우친 것이었다. 그것 때문에 한국에서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줬을 때 나는 기쁨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꼈다."

27일 일본 도쿄 신주쿠(新宿)구의 한국문화원에 전시된 간토(關東) 국제고등학교(도쿄 소재) 3학년생 사노 준코(佐野純子·17) 양의 글이다.

한국대사관과 문화원이 공동개최한 '한일교류 에세이·사진 콘테스트 2015' 한국어 에세이 부문 최우수작인 그의 글은 지난 봄 27일간 단기 유학으로 한국에 갔을 때의 '편견 부수기' 과정을 담았다.

한국어 에세이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사노 준코(佐野純子) 양(왼쪽)과 가작 수상자인 마쓰사카 나쓰키(松坂なつき)양(이상 간토국제고등학교 3학년)

한일관계가 악화하면서 양국의 많은 언론 보도가 상대국을 부정적으로 그리는 동안 알게 모르게 쌓였던 한국에 대한 선입관을 깨 준 것은 현지에서 겪은 한국 사람들의 '정'이었다고 사노 양은 소개했다.

사노 양은 "항상 웃고 있는 과자가게 아줌마, 너무 빨리 말해서 듣기 연습에 딱 좋았던 기숙사 아저씨, 공부를 많이 도와준 대학생 오빠 언니" 등을 열거하며 한국에서 사람들의 따뜻함을 느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적었다. 또 "스스로 현지에서 감동했기 때문에" 이 같은 소중한 것들을 알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이런 일을 겪고 가슴이 뜨거워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시상식 후 기자와 만난 사노 양은 한국 요리가 좋아서 국제고등학교에서 한국어 전공을 택했다고 소개했다. 한국어의 '받침' 발음이 무척 어렵지만 독특한 '리듬감'이 매력이라고 했다.

현재의 한일관계에 대한 생각을 묻자 사노 양은 "한국어 공부를 해서 한국에서 친구가 생겼는데 그런 나라와 관계가 나쁘게 되는 것은 무척 슬픈 일"이라며 "그것(한일간의 갈등)이 곧바로 해결이 안 될 수 있지만 서로 상대를 인정하면서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어 에세이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간토(關東) 국제고등학교(도쿄 소재) 3학년생 사노 준코(佐野純子·17) 양이 소감을 말하는 모습이다.

사노 양의 학교 친구로, 함께 올봄 한국을 다녀온 마쓰사카 나쓰키(松坂なつき)양도 이날 '내가 생각하는 한일교류'라는 제목의 글로 '가작'을 받아 친구끼리 동반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동방신기'가 좋아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한국어를 배웠다는 마쓰사카 양은 "서로 만나 대화하며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처음에 중학생때 말만 공부할때는 드라마 같은 것으로 본 한국만 알았는데 직접 가서 친구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로 4회째인 콘테스트에는 에세이·사진 합쳐서 1천 156점이 출품됐다. 출품자 중 약 90%는 일본인이었고, 재일동포 등 한인이 10% 정도였다고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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