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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물은 어디서 왔을까

소행성들이 지구에 물을 가져다 주었다는 가설이 요즘 추세다. 그 어둡고 눈에 잘 띄지 않는, TV에서 툭하면 우주선들을 위협하는 돌덩이들 말이다. 지구에 충돌해서 물을 가져다 주었다는 이론이다. 소행성이 건조한 땅콩 모양 바위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소행성에는 얼음도 상당히 있다. 물론 푸른 대리석을 만들려면 소행성이 많이 필요하다. 만약 소행성의 평균 크기가 1.6km 정도고 5분의 1이 물이라면, 대서양, 태평양 등 지구의 모든 바다를 채우는 데는 소행성 50억 개가 필요하다. 그러면 어쩌다 축축한 돌들이 카미카제처럼 지구에 충돌했을까?

  • Seth Shostak
  • 입력 2015.06.28 05:56
  • 수정 2016.06.28 14:12
ⓒgettyimagesbank

바깥 세상에 물 부족 현상이 있나?

지구 밖의 생명을 찾고 있다면 이건 중요한 질문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액체도 생명을 배양할 수 있지만(예를 들자면 암모니아와 액화 천연가스가 있겠다) 언제나 첫 손으로 꼽는 것은 물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지구에서 처음 생명이 생겨난 곳은 바다라고 생각하고, 생명체는 바다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30억 년 이상 바다를 떠나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 은하수에 1조 개 정도의 다른 행성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고, 그 중 상당수에 액체가 제법 있으리라, 또한 그 중 일부에는 생명이 있으리라고 생각해도 당연할 것 같다. 그러나 태양계의 야생마들인 소행성들에 대한 최근의 연구를 보면 이렇게 당연할 것 같은 시나리오에 의문이 든다. 지구와 비슷한 크기에 기온이 온화한 행성들 대부분이 영국식 유머처럼 건조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모든 것은 지구가 어떻게 물을 갖게 되었는가에 달려 있다. 우리 행성은 태양계의 노란 대리석, 붉은 대리석 이웃들과는 달리 블루 마블, 즉 푸른 대리석이라고 묘사되곤 한다. 지구 표면의 3분의 2는 물로 덮여있고, 바다의 평균 깊이는 3km가 넘는다. 그 물의 양은 35 x 1019 갤런이다. 정말이지 지구는 축축한 행성이다. 음, 그건 지구의 질량의 0.02% 정도에 불과하긴 하다. 당신의 머리털이 당신의 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얼추 비슷하다. 그러나 물은 우리 행성에서 필수적이고 정말 놀라운 존재이다.

그러나 물이 늘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내가 어릴 적 읽었던 지질학 책에는 생명이 없었던 선사시대의 대기 속으로 중기를 뿜어내는 화산의 드라마틱한 그림이 있었다. 우리 행성은 표면으로 뚫고 나가고 싶어 폭발할 기회만 기다리는 액체를 지하에 품고 있었다는 설정이다. 어렸을 때는 그게 합리적인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지구는 우리의 태양을 낳은, 폭파하며 안쪽으로 붕괴하는 구름 속의 작은 먼지 조각들로 형성되었다. 그 속엔 물론 물이 있었지만, 태양의 열 때문에 물은 수증기 형태로 존재했다. 그러므로 지구가 생겨날 때 수증기가 있긴 했지만, 지구의 약한 중력이 물로 된 구름을 붙잡을 수는 없었다.

현재의 대륙들을 둘러싼 물은 다른 곳에서 왔다. 오랫동안 여러 천문학자들은 그 '다른 곳'이 더러운 얼음 덩어리라고 묘사되는 혜성이라고 믿어 왔다. 이 전통적인 믿음에 따르면, 우리의 바다는 그저 혜성 주스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보통은 태양계 먼 곳을 스쳐 지나가는 혜성들이 몇 개씩이나 굳이 우리 행성까지 와서 물을 배달해 주었다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소행성들이 지구에 물을 가져다 주었다는 가설이 요즘 추세다. 그 어둡고 눈에 잘 띄지 않는, TV에서 툭하면 우주선들을 위협하는 돌덩이들 말이다. 지구에 충돌해서 물을 가져다 주었다는 이론이다. 소행성이 건조한 땅콩 모양 바위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소행성에는 얼음도 상당히 있다.

물론 푸른 대리석을 만들려면 소행성이 많이 필요하다. 만약 소행성의 평균 크기가 1.6km 정도고 5분의 1이 물이라면, 대서양, 태평양 등 지구의 모든 바다를 채우는 데는 소행성 50억 개가 필요하다.

그러면 어쩌다 축축한 돌들이 카미카제처럼 지구에 충돌했을까? 이런 가설이 있다. 목성과 토성의 괴상한 춤 때문에 소행성들이 지구 근처로 몰려 들었다는 것이다. 태양계 형성이 시작된 지 4~500만 년 후에, 태고의 티끌 알맹이들이 막 생겨난 목성과 토성이 안쪽으로 회전해 들어오도록 만들었다. 둘 중 더 큰 목성은 화성의 현재 공전 궤도 만큼 태양에 가까이 다가왔다(만약 당신이 45억 년 전에 지구에서 이 행성 댄스를 구경할 수 있었다면, 목성은 그냥 밝은 별로 보이는 게 아니라 원반으로 보였을 것이다).

거인들의 춤은 소행성들을 뒤흔들었고, 그 중 상당수를 태양 가까이로 이끌어 지구와 충돌하게 했다. 소행성들은 지구에 '벌레 물린 자국'을 남겼고, 지구 여기저기를 덮은 바다를 형성했다. 이 특이한 상황은 오래 가지 않았다. 50만 년 정도 후에 목성과 토성은 지금의 위치로 돌아갔다. 우리가 지금 '외태양계'라고 부르는 곳이다. 지구는 이미 물로 뒤덮인 뒤였다.

나름대로 흥미로운 이야기이긴 한데, 진짜 질문은 이것이 옳다고도 틀렸다고도 입증될 수 없는 가설에 불과한가, 이다. 다른 항성 주위의 행성들도 이와 비슷한 사건들을 겪을까? 아니면 우리 태양계가 좀 특별했고, 그래서 다른 행성들은 대부분 건조하고 생명이 없을까?

우리는 모른다. 지구는 특별할 수도 있다. 정말 드문 곳일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천문학자들은 거대한 행성들의 복잡한 춤 말고도 바위 세계에 물을 가져다 주는 메커니즘이 있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볼더스 사우스웨스트 연구소의 행성 과학자인 케빈 월쉬는 지구의 물이 어디서 왔는지 밝히는데 일조한 학자다. 그는 '우리의 역사가 특별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우리는 그게 드문 일인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행성에 물을 가져다 주는 다른 시나리오들을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소행성이 관련된 시나리오도 있고 혜성이 등장하는 시나리오도 있다.'고 말한다.

월쉬는 이런 시나리오가 드문 경우인지 흔한 일인지 판단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지구 크기의 행성에 물이 있는지 관측할 수 있는 큰 망원경을 만들고 나서야 알 수 있다. 그때까지는 다른 생명체들과 우주를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은 우리 은하계의 바다가 7개 이상이기만을 바라고 있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에 게재된 Soggy Invaders From Space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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