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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발칵 뒤집혔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새누리당이 내홍에 휩싸였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와 국회법 개정안 처리 방식을 두고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의 갈등도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강도 높은 톤으로 유승민 원내대표 등 국회와 여야를 싸잡아 비난하자 당 내부에서 “참 못난 대통령”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등 당청 간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직후 친박계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비박계 지도부를 향한 압박에 들어갔다. 친박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나도 과거에 원내총무 할 때 노동법 파동 때 책임진 일이 있다”며 유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사실상 촉구했다. 김현숙 의원과 김태흠 의원은 각각 기자회견과 보도자료를 통해 국회법 개정안 협상을 주도한 유 원내대표의 해명과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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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비박계 의원들은 ‘유승민 지키기’에 나섰다. 박민식·강석호·김영우·김성태·황영철 의원 등 재선 의원 13명은 이날 정오께 모여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막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대통령이 임명한 것도 아니고 우리 손으로 뽑은 원내대표를 대통령 말 한마디에 내칠 수는 없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안과 국회법 개정안은 모두 의원들이 자율 투표를 해서 통과시킨 법”이라고 말하며 유 원내대표를 옹호했다.

이런 가운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거부권 행사를 받아들이면서도 유 원내대표는 보호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대통령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를 겨냥해 질책성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선 “국회 전체에 대해 이야기한 것 아니겠느냐”며 박 대통령의 화살이 유 원내대표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애써 해석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이날 예상을 뛰어넘는 박 대통령의 거친 발언에 대해 당혹해하면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중진 의원은 “박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참 나쁜 대통령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박 대통령은 나쁜 대통령을 넘어 ‘못난 대통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3선 의원은 “국민들이 대통령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데 대통령이 나서서 배신을 운운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국회법을 갖고 국면 전환을 하려는 것 같은데 ‘못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이 ‘정치’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남지역 재선 의원은 “오늘 대통령 발언은 개인적 감정이 너무 앞선 것으로 대통령으로서 할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당과 국회와 소통하는 등 정치를 하지 않아 생긴 결과”라고 말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선진화 법으로 야당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에서 협의를 위한 정치적 과정을 ‘주고받기식’이라고 폄훼하는 것은 대통령이 정치를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이날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도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두고, ‘사퇴해야 한다’는 친박계와 ‘사퇴할 이유가 없다’는 비박계의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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